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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나훈아 루머 이면에 숨겨진 우리 내면의 조중동식 논리

by 네 오 2008. 1. 25.

오늘 저녁 식사시간에 뉴스를 보니 가수 나훈아씨가 그동안 세간에 널리 회자되었던 각종 악성루머에 대해서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해명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간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그에 관련된 루머들은 으례히 세인들의 관심의 대상이었고 이야깃거리임을 이번 경우를 보면서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나훈아씨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가히 인격침해의 수준을 넘어 사회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매장을 당할수도 있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더욱 의구심을 가지고 그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는데 다행히 오늘 그의 모습은 아주 건재해보여서 일단 안심이 되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누가 그랬다더라~식의 근거없는 루머를 이토록 확대 재생산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수준과 인터넷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커다란 회의와 염증을 느꼈다.

 

그러면서 나는 문득 이번 나훈아 기자회견에서 다른 이면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오늘은 그 얘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

 

요즘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에서 쏟아내는 각종정책과 그로 인한 파장으로 연일 사회와 인터넷 공간이 아주 뜨겁다.

인수위에서 내놓은 정책들이 결과적으로 대부분 지난 5년간의 참여정부의 정책들과는 180도 다른 방향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무현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논쟁도 한창 뜨거워지고 하나의 주목할만한 현상처럼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노무현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난 5년간 참여정부의 실정이란 것이 대부분 소위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수구보수언론의 근거없는 데이터와 여론몰이에 있다고 말하면서 연일 조중동을 성토하고 있는 중이다.

 

조중동이 노무현대통령의 말과 행적을 기록해서 전하되 앞뒤 문맥을 자르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편집하거나 왜곡해서 보여준다는 그들의 주장에 나도 크게 동감하지만 왜 조중동의 논리가 사람들에게 그토록 잘 먹히는지를 깊이있게 고민하는 분들은 이곳 인터넷이란 공간속에서는 아직껏 만나보지 못했다.

 

지금 인수위의 정책에 날을 세우거나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은 의식이 있고 여러 부분들을 고려하지만 현재 이명박을 지지하거나 인수위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모두 무지몽매하거나 민주적 의식이 모자라서 조중동이 써대는 기사를 그대로 믿고 있다고만 주장하시는데 나는 그렇게만 보지는 않는다.

 

나훈아 루머와 노무현대통령의 공과논쟁에서 보여지는 공통점

다시 나훈아씨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한 연예인이 어느날 갑자기 연락을 끊고 무려 1년간 잠적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에 관한 온갖 악성루머가 퍼져나갔다.

평소 해당 연예인에게 관심이 별로 없었던 글쓴이조차 얼마전 그에 관한 악성루머를 몇가지 접한 기억이 있을 정도로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소문은 이미 퍼져 있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이다.

누군가 소문을 퍼뜨리고 다른 이가 그 소문을 듣는다. 그때 그 소문을 듣고 대부분 어떻게 반응을 하시는가.

전부 근거없는 소문이고 억측이니 어디 가서 그런 헛소문은 절대로 퍼뜨리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당부하시는가.

아님 아무 생각없거나 관심없이 그런 일이 있었나라고 하시면서 대충 묵인하거나 믿어버리면서 동조하시는가.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소문을 퍼뜨리지는 않았어도 루머가 퍼져가는데에 해당본인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나훈아씨에 관련된 악성루머를 들으며 그런 일이 있었나라는 반응으로만 일관했지 좀더 자세히 알아볼 생각이나 그 소문을 말하는 이들을 적극 제지할 마음은 별로 갖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나는 나훈아씨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나훈아씨에 연관된 악성루머나 현재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과문제도 결국엔 마찬가지 문제가 된다.

 

노무현대통령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다.

그 사실들을 조중동이 자신들의 잣대로 기사화해서 국민들에게 알린다.

그리고 그 기사를 본 누군가가 다른 이들에게 그 내용을 전한다.

 

그때 그런 기사 내용을 듣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정말로 의식있고 민주적인 시민이 되기 위해 자신이 직접 기사가 다루고 있는 모든 정책사안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사실관계를 알아보시는가.

아님 자신의 생활이 바쁘다거나 정치 자체에 관심이 없다거나 정치인들(특히 노무현 대통령!)에게 염증과 실망을 느꼈다는 이유로 그냥 그러려니 하거나 그 내용을 무의식중에 사실로 믿고 고개를 끄떡이고 계시는가...

글쓴이가 보기엔 대부분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며 바로 그런 이유로 조중동의 기사가 그토록 파급력이 큰 것이 아닐까...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어느 연예인이 이렇다더라고 하는 식의 말을 하는 것과 그런 소문이 퍼져가는 유형이나 조중동의 카더라~식 기사를 읽고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서로 일맥상통하며 바로 그런 이유때문에 조중동이 우리 사회의 주류언론으로 행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이번 나훈아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나는 한 사람의 연예인을 사회적,인간적으로 매장하는 악성루머와 그런 종류의 루머에 대처하는 세간의 풍토에 대해서 많은 회의를 갖게 되지만 그것보다도 우선 우리 내면에 잠재된 이랬다더라~식의 무의식적인(?) 조중동 논리가 수구보수담론의 확대재생산 메커니즘의 본질인 것 같아서 몹시 씁쓸해지는데 여러분은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후기

이 글을 본 혹자는 가수 나훈아씨와 노무현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르며 조중동을 비판하고자 글쓴이가 억지로 얘기를 갖다붙였다고 하실 분들도 분명 계시리라 여겨진다.

 

나는 그런 분들에게 지난 대선때의 허경영 후보의 사례를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러분이나 글쓴이같은 평범한 이들은 절대로 하루하루 쏟아지는 온갖 정보와 정책을 모두 검증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

어느 부분은 분명히 언론이나 방송에서 전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그저 심정적으로 거부할 뿐이다.

 

허경영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기성정치에 혐오와 무관심을 보였던 사람들의 반대심리에 편승해서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고 그 방법은 대부분 근거없는 자료를 내놓으며 과거 자신이 뭐를 했었다더라~식의 화법을 사용했음을 잘 생각해보시길 보란다.

 

 

나는 바로 그런 우리네 사회의 전반적인 무관심과 심정적인 거부사이의 일종의 사각지대를 허경영 후보처럼 아주 절묘하고 시의적절하게 조중동이 끊임없이 파고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며 바로 그런 모습들은 어쩌면 이번 나훈아 루머에서 보여지듯이 우리네 무의식속에 깊이 잠재된 일종의 본성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여러분 모두가 좀더 심각하게 인식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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