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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노무현과 디-워(심형래)의 유사함

by 네 오 2008. 1. 21.

가끔 TV를 보다보면 연예인들이 여럿이 둘러앉아 어떤 한 주제를 가지고 서로간에 난상토론식으로 신변잡기 애길하면서 웃기는 토크쇼들이 있다.

서로간에 같은 소속사에 속해있거나 평소 친분이 있는 연예인 혹은 현재 무슨 영화나 드라마출연을 새로 하게 될때 함께 출연을 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그러다보면 평소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이미 알려지긴 했는데 잘 모르던 연예인의 과거사나 치부가 우연히 밝혀지고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그로 인해서 곤욕을 치르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조금 심한 경우에는 한 연예인이 어떤 주제로 말을 할 때 다른 동료 연예인을 언급하거나 세상에 대한 시각을 소회하는 때가 있는데 이때 해당연예인에게 깊이 빠져있는 팬클럽의 눈에 거슬리는 말을 하면 이것은 시쳇말로 죽음이라고 할만한 상황들을 유발하게 된다.

당장 그런 발언을 한 연예인의 홈페이지는 해당 연예인을 추종하는 광신적 팬클럽 회원들의 욕설과 온갖 비난들로 난리가 나고 급기야 그들을 성나게 한 해당 인물이 해명발언이나 사과를 하게 되고 그것이 자신들의 마음에 흡족할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는 집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볼때마다 난 참으로 그들이 유치하다고 여겼었다.

 

어떻게 한 인물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고 그를 완전무결한 무슨 신적 존재로 만드나 싶어서 몹시 안쓰러웠던 것이다.

그들이 추앙한다는 그 사람도 사실 따져보면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이 분명 존재하는 그냥 인간인데 그들은 그 사실조차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듯 하다...

 

좀더 예를 들어보자.

지난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디-워에서도 보여지듯이 그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려 한다.

당시 디-워를 보았던 사람들중 디-워의 CG는 그럭저럭 보아주겠지만 영화의 내용자체와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로 볼품없었고 영화관람료가 아까왔다는 말을 함부로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디-워의 팬들이란 인간들은 사방을 다니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오죽하면 당시 언론에서 그들의 행태를 디-워 광풍이라고 불렀겠는가...

 

당시 심형래라는 인물을 마치 무슨 커다란 애국자로 본 이들은 심형래감독이 언급한 과거 충무로에서의 b급 영화인이란 설움과 소외감에 대한 소회에서 일제히 분노를  터뜨리고 급기야 일정한 대상도 없는 평론가나 비평가집단...그리고 충무로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전부 무능하고 아무 생각이 없으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인간들의 집단이라고 매도하며 다녔다. 

 

내가 기억하기에 그들도 처음엔 디-워를 즐기자고 하며 주변에 권하는 정도의 모습들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세가 불어나자 나중에는 마치 디-워가 세상에서 가장 볼만한 영화이고 심형래라는 사람은 소위 영화판의 주류라고 하는 충무로에 속하지 않고 철저히 비주류로서 당당히 이 정도의 성과를 냈다며 찬양의 목소리를 드높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당시에 디-워를 그냥 영화로 보자거나 거기에 덧붙여서 디-워에 대한 평을 하는데 있어 그 내용이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기분에 맞지 않으면 해당발언을 한 사람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나 디-워 개봉전에 CG외에는 별로 볼게 없다는 비평을 한 충무로의 평론가들을 모두 기성영화판의 텃새와 기득권으로 몰아버리고 CG만으로도 충분히 디-워와 심형래는 우리 영화사에 한획을 그었다고 목청을 한껏 높이는 모습들은 애처로움을 넘어서 짜증스럽고 혐오스럽기까지 했는데 지금까지도 이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급기야 디-워 논쟁은 TV토론 마당까지 번지고 애국주의코드와 입소문마케팅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2류영화라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평을 한 토론자는 그후에 엄청난 공격과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TV토론에서도 그들의 논리는 한결같이 심형래는 충무로의 어떤 비호도 받지 못하고 냉대를 받으면서도 이 정도의 성과를 냈는데 정작 주류라는 충무로의 인간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었는데 심형래를 이토록 때려대고 비판하는 것인가와 디-워의 좋은 점을 먼저 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극장가에서 디-워 상영내내 누군가 그저 디-워가 재미없다고 말하면 CG의 전문적인(?) 측면까지 들먹이며 디-워가 볼만하다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들이댔고 또 누군가가 좀더 자세하게 장면마다 흠을 잡으면 네가 영화에 대해서 얼마나 아느냐부터 그렇게 자신있음 네가 미국가서 디-워이상의 영화를 만들어오라고 난리를 쳤다.

이미 그들에게 있어 디-워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영화를 잘 모르거나 생각이 없거나 인간 심형래에게 뭔가 개인적심사가 아주 꼬인 인물들로 매도당했으며 그 이상의 다른 어떤 얘기도 들으려하지 않고 귀를 닫아 버렸다.

 

그렇게 디-워는 광풍을 타고 국내에서는 그럭저럭 성공을 했으나 아주 냉정하고 객관적인 미국시장에서는 디-워비판자들의 예상대로 그리 반응이 좋지 않았으며  지금은 아주 먼 옛날 얘기같은 헤프닝으로 기억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비논리적이면서 집단적이고 공격적인 행태의 쏠림현상이 이곳 인터넷에서 또다시 벌어지고 그 정도나 상태가 무척이나 염려스러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되는 집단이 있는데 소위 노무현 추종자...일명 노빠들이다.

 

나는 그저께 내가 노무현 탓을 하게 되는 이유이라는 글을 블로거뉴스에 송고했는데 그 내용은 지난 5년간 노무현 대통령이 많은 실정을 했고 그로 인해서 이토록 허무하게 야당인 한나라당의 이명박에게 정권을 스스로 헌납한 꼴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노무현 추종자들에게도 이제는 미망에서 깨어나 노무현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그들이 내 블로그에 들어와 벌이는 행태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건 무슨 심형래와 디-워 팬들의 모임도 아니고 그야말로 성난 군중들의 성토 한마당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그들을 보며 느낀 점은 이들에게 노무현에 대한 비판이나 노무현 탓이라는 말은 일종의 깨서는 안될 무슨 금기같은 것이었고 그것을 언급한 사람은 모두 정신이 나갔거나 조금 모자라거나 아님 상대할만한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는 식의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이면서 댓글폭탄을 날려댔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내가 여태껏 다음 블로거기자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댓글공격을 받기는 어제가 처음이었던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디-워때의 심형래처럼 노무현이 주류사회..소위 조중동,한나라당,강남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층에게 끝없이 배척받았다거나 그런 측면에서 그래도 한국정치사에서 이만하면 누구보다 잘했다고 강변하는 모습들..그러면서 끝없이 노무현의 잘한 점을 내게 설명하며 나를 비난하던 모습들은 어쩌면 그렇게 디-워때와 흡사했는지 전율이 일 정도였다.

 

내가 노무현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들이 공상도 아니고 분명 노무현 참여정부의 가장 뼈아픈 실책으로 남아있다고 보이는 부분들을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점에 대해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내게 구체적인 수치와 대안을 제시하라거나 모르면 가만있으라는 식의 공격을 했고 심지어는 욕설과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도 사람이며 그의 지난 5년간의 정책중에 많은 부분은 서민들에게 큰 고통과 좌절을 안겨주었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인데도 이들은 이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조중동,기득권층탓을 하며 그들에게 끝없이 당하면서도 이 정도로 잘한 정치인은 없었다고 말하는 모습들을 보자니 그저 답답하고 한숨만 나온다.

 

이래서는 디-워때의 광풍처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판단을 절대로 할수가 없다고 난 생각한다.

우선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그로 인해 정권이 바뀌었음도 이제 깨끗하게 승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어쨌거나 이명박은 20%포인트가 넘는 차이로 대선에서 범여권을 이겼고 차기정권을 차지한 게 엄연한 현실인데 언제까지 노무현 추종자들은 한나라당탓,보수 언론탓...심지어는 이명박을 뽑았다며 멍청하고 우매한 국민들의 탓만으로 일관하고 있을 것인가. 

자신들이 그토록 대단하다고 믿는 노무현이 세상에 배척받았다고만 말하며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너무 비겁하고 치졸하지 않은가 말이다.

 

이게 그대들이 그토록 추앙하는 노무현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라고 보는가...

미안하지만 내 눈에 지금 그대들의 모습은 자꾸만 디-워를 생각나게 하는 데 말이다...

 

 

노무현 추종자들은 디-워때의 팬들의 모습이 지금 여러분들의 모습이며 그 추종의 결과 또한 닮아가고 있음을 한번쯤 생각해보시고 이제는 소위 노무현 때리기라는 일종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이성을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래야만 그대들이 그토록 아끼는 노무현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고 정말로 노무현을 근거없이 때려대는 이들에게도 담담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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