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전화로 실시되는 여론 설문조사를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그럴 경우 느낌이 어떠십니까...
오랫동안 생각하고 대답하게 되시나요..아님 즉각적으로 버튼을 눌러 답하시나요...그것도 아님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시나요...
저는 이번 일주일간 공교롭게도 두번이나 전화설문조사를 받아보았습니다.
첫번째 전화는 지난 화요일 오전에 받게 되었고 두번째는 바로 오늘...
일요일 오전 10시경에 받게 되었는데 그 설문 조사내용을 제 기억이 허락하는대로 그대로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한번 보시고 여러분이 판단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전화 여론 설문조사의 내용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차 전화를 드렸습니다. 바쁘시지 않으시면 귀하의 시간을 잠시만 내어주십시오...
첫번째 질문입니다.
1. 현재 17대 국회의원인 통합신당 000씨를 알고 계십니까? 아시면 1번 모르시면 2번을 눌러주십시오.
2. 다음 질문입니다. 귀하는 한나라당 A씨를 혹시 아십니까? 아시면 1번 모르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3. 그렇다면 귀하는 다른 한나라당 B씨와 C씨를 혹시 알고 계십니까? B씨를 아시면 1번 C씨를 아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4.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귀하는 현 17대국회의원인 통합신당000씨와 한나라당 A씨,B씨,C씨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통합신당이면 1번 한나라당A씨면 2번 B씨면 3번 C씨면 4번을 눌러주십시오.
5. 그렇다면 한나라당A씨 , B씨, C씨, 통합신당 000의원 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한나라당 A씨면 1번 B씨면 2번 C씨면 3번 통합신당 000의원이면 4번을 눌러주십시오.
(설문조사 내용이 4번 문제를 역순으로 한번 더 내보냈다!)
6. 그렇다면 이번엔 한나라당 A씨와 B씨와 C씨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한나라당 A씨면 1번 B씨면 2번 C씨면 3번을 눌러주세요.
7. 귀하가 지지하는 정당은 어디입니까.
1번 통합신당 2번 한나라당 3번 민주노동당 4번 민주당 5번 창조한국당 6번 자유신당 7번 지지정당 없음
8. 귀하의 성별은 어떻게 되십니까.
남자면 1번 여자면 2번을 눌러주십시오.
9. 귀하의 연령대는 어떻게 되십니까.
10대면 1번 20대면 2번 30대면 3번 40대면 4번 50대면 5번 60대 이상이면 6번을 눌러주세요.
긴 시간 전화설문조사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전화설문 조사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전화를 통한 여론 설문조사를 받으면서 제가 느낀 점은 이런 것입니다.
4월 총선에서 현 통합신당 000의원에게 대항할 한나라당 후보를 물색하고 사전홍보(?)하기 위한 목적의 편파적인(?) 여론조사라는 느낌말입니다.
위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사실 기억도 다 못합니다!) 매항의 질문마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프로필과 경력사항을 상세하게 거듭 언급하면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에 반해서 통합신당의 현역의원에 대한 프로필과 경력사항이라든가 다른 당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솔직한 제 심정은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게 아니라 마치 무슨 한나라당 후보의 사전 선거운동 방송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설문내용도 가만히 되새겨보니 대부분 한나라당 후보에게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특히나 4번문제를 역순으로 물어보는 5번문제를 들으면서는 솔직히 지루해서 전화를 끊고 싶었을 정도로 설문조사자의 말이 상당히 차분하면서도 느려졌습니다...
전화 설문조사를 받고 난 후 기억을 다시 되살리려고 하니 한동안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후보들의 이름만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더군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공연히 일요일 아침부터 전화를 받아서 설문조사에 응했구나라는 후회감도 상당히 커졌습니다...
여론조사라는 것이 결국 특정한 목적과 한정된 영역의 질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전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편파적이면서 목적이 확연히 보이는 설문조사는 개인적인 경험상 처음 받아보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문제를 하나씩 찬찬히 훑어보고 풀어가는 시험답안이 아니라 전화를 통한 단시간의 설문조사이기에 대부분의 설문 응답자에게서 정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을 개연성이 크며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이런 식의 조사결과가 기존의 여론을 왜곡하는 또 하나의 그럴싸한 지표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데 여러분은 이와 같은 여론 설문조사 전화를 최근에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그럴 경우 기분이 어떠십니까...정말로 공정하고 균형감있는 질문의 설문조사였나요...
또한 여러분이 응한 이런 식의 설문조사 결과가 총선을 위한 선거운동에서 믿을만한 지표로 활용되리라 여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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