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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이명박 특검법 논란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by 네 오 2007. 12. 21.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소위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그런 요구를 한 이유는 이명박 특검법은 현재의 여당인 통합신당이 법적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급조해서 생겨난 것이며 이번 대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로 인해 국민의 뜻을 확인한 이상 이명박 특검법을 내년 총선까지의 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여당의 행위는 지극히 정략적이며 새로운 정부출범을 앞두고 국민통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통합신당은 대통령 당선은 당선이고 BBK검찰발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이번 기회에 철저히 해소하고 가자며 청와대에도 특검법을 그대로 수용할 것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데 과연 어느쪽 주장이 더 타당할까?

 

우리는 어느쪽 주장이 타당한지를 따지기 전에 우선 2003년 3월의 노무현 대통령탄핵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여기서 왜 이미 지나간 노무현 대통령탄핵을 다시 얘기하냐면 이번 이명박 특검법과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탄핵이 여러 면에서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1. 우선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연출했던 장면이나 이번 이명박 특검법으로 국회에서 서로가 대치할때의 모습이 너무나도 비슷하다

당시 여당이지만 소수정당이였던 열린우리당은 국회본회의장의 의장석을 밤을 새며 점거하고 어떻게든 대통령탄핵을 막아보려고 했으나 당시 국회원내 1당이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조아래 이루어진 탄핵안 처리를 막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국회 경호권발동에 의해 짐짝 실려나가듯 쫓겨나야만 했고 그 와중에 국회본회의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버렸었다. 그런 소란속에서 통과된 대통령 탄핵안은 분위기부터 왠지 졸속적이었다. 또한 2003년 당시에도 국회의장이 탄핵안을 직권상정함으로써 절차적 부당성시비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쇠사슬까지 동원해 문을 걸어 잠갔으며 여당인 통합신당은 전기톱으로 쇠사슬을 끊고 본회장에 진입해 일대 난투극을 연출끝에 한나라당 의원들을 몰아내고 국회 본회의장을 밤새 지켰으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방침과 이명박 후보의 특검법 수용방침, 한나라당의 불참속에 이명박 특검법은 제 1야당인 한나라당과의 논의없이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통과되어 버린다.

 

2. 국회에서의 법안상정 시점이 매우 흡사하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감행할 당시 16대 국회의 임기는 불과 2개월 남짓 밖에 남지 않았었다. 이번 이명박 특검법도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국회에 상정되었지만 진정한 목표는 통합신당이 내년 4월의 총선을 염두에 두고 통과시켰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고 있으며 역시 시간적으로 총선까지는 불과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3.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결말은 사법적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점도 유사하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대통령직무가 정지되면서 당시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행을 맡았었다. 후에 헌법재판소의 탄핵기각 판결이 나고서야 다시 대통령으로써의 권한을 찾고 대통령직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탄핵이 합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었다면 우리는 대통령을 다시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수도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명박 특검법이 정치적 이유로든 기타 도덕적 검증시비로 인해 이루어졌든 국회를 이미 통과했으므로 노무현 대통령이 갑자기 변심하거나 정치적 고려나 거래를 하지 않는한 특검이 곧 시작될 것이고 그동안 논란거리였던 검찰의 부실수사,편파수사 의혹이나 국민적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 BBK나 도곡동 땅에 대한 실소유주 문제를 법적으로 철저하게 가리게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만에 하나 부정이 드러난다면 탄핵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당선은 취소될 것이고 대선을 다시 치루어야 할지도 모르는 중대국면이 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4. 이유야 어쨌든 결과적인 측면도 점점 닮아가고 있다

2003년 당시 16대 국회의 원내1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지형을 짜보려고 했지만 국민적 분노를 담은 촛불시위와 총선에서의 패배라는 역풍을 맞음으로써 노대통령의 국정장악과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원내 과반정당 획득이라는 쓰라린 결과의 일등공신이 되고 말았다.

이번에 통합신당은 BBK의혹과 관련된 이명박 발언동영상과 이명박 특검법을 무기로 반이명박 정서의 확산과 대선에서의 기적적인 반전을 노렸지만 결과는 오히려 이명박 지지층의 위기감과 결속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압도적인 표차의 대선패배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아직 특검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특검을 통해 만에 하나라도 이명박 당선자의 혐의를 찾아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도 위험하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상황이 더욱 흥미로워진다.

 

5. 정치적 결과 (선거)뒤의 사법적 판결이라는 측면도 매우 흡사하다

2003년 당시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획득과 거기에 담긴 민의를 파악한 헌법재판소가 결국 탄핵기각이라는 사법적 판결을 택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이들의 판결이 순수한 사법적 판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탄핵 기각판결이 날때 헌재앞에서 진보,보수단체가 보인 모습들을 생각해보라...

만약에 열린우리당이 당시 총선에서 패배했고 광화문 네거리의 촛불행렬이 없었다면 노무현대통령은 지금쯤 초야에 묻혀 지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특검법의 결과도 이와 유사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특검이 발효되기 전에 이미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 당선자의 신분으로 바뀌었고 그것도 500만표 이상의 압도적 표차로 승리한 당선자를 만에 하나라도 특검에서 기소한다는 사실이 그리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당선자 소환문제와 같은 미묘한 법적문제로 총선까지 두고두고 논란거리일 것이다. 마치 2003년 탄핵정국 때의 총선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특검법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이런 모든 면을 고려해볼때 한나라당이 조용히 자숙하고 더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내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가 있다 . 다시 2003년의 노무현 대통령탄핵 당시를 떠올려보자.

 

17대 국회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했던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국회에서의 일방적인 탄핵발의의 절차적 부당함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사과함으로써 당시 헌재에 계류중이었던 대통령탄핵안을 스스로 취하해줄것을 정치적으로(!) 강력히 요구했으나 당시 한나라당은 이미 탄핵안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헌법재판소에서 심리중이며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면서 조용히 사법적(!) 판결을 기다리자고 주장하며 당당히 맞서지 않았는가.

사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정당을 이루었으나 헌법재판소에서 정말로 16대 국회의 원안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수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으로써는 정치적인 원만한 해결을 바란 것이었으나 그것을 단호히 거부한 건 다름아닌 지금의 한나라당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상황이 반대가 되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정권을 장악하려 하나 아직은 취임전이고 당선자의 신분이라는 점과 특검수사에서 만에 하나 이변이 생길 경우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당연히 정치적인 해결...

다시 말해 지금과 같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검법을 거부해달라고 거듭 요청하거나 여당인 통합신당에게 국민적 저항을 운운하며 전향적인 방향으로 고려함이 좋다고 은근히 정치적 압력을 넣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2003년의 탄핵때를 떠올리고 여러 공통점을 비교한 뒤에 이명박 특검법을 다시 대하면 지금 한나라당의 주장은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탄핵 당시에 그대들은 어떠했는가...

임기가 두달정도 남은 국회의 권한을 남용해 당시 이제 임기 1년이 지난 대통령을 탄핵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정치적 무리수를 두며 집권초기의 참여정부를 마구 흔들었다. 총선후에 여당의 정치적인 사과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며 헌재의 사법적인 판결을 조용히 기다리자고 강변한 이들이 과연 누구란 말인가...

 

지금 이 시점에서 왜 이명박 특검법이 새삼 논란거리가 되어야만 하는가.

이명박 당선자가 진정 그대들의 주장처럼 한점 의혹도 없다면 특검 수사결과가 그대들에게 도움이 되면 되었지 전혀 나쁘지 않을텐데도 굳이 국민통합을 얘기하고 총선을 위한 정략이라며 여당을 비난하고 협박하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거듭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행사를 요구한다는 것은 뭔가 지금도 단단히 숨기는 게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2003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혹시라도 헌재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까봐 불안해했듯이 특검에서 이명박 당선자에게 불리한 수사결과가 나올까봐서 지금 몹시 불안한 것인가...

이미 이명박 특검법은 동기야 어찌되었든 노무현 대통령탄핵때와 마찬가지로 분명히 사법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난 솔직히 지금도 몹시 찜찜하다.

문제의 BBK동영상을 보고 난 후에는 더욱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

삼성의 비리와 비자금문제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말이 사실에 부합한다는 뉴스를 보며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한나라당은 더이상 이 문제로 소모적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고 원칙대로 특검을 수용해서 떳떳하게 이명박 당선자의 결백을 밝혀달라.  국민의 60% 이상이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닌가.

 

이번 기회에 확실히 모든 의혹들을 털고 가자.

총선은 그 다음에 생각하는게 진정 나와 같이 검찰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부정적인 상당수 국민을 아우르는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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