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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우리네 안방 문턱을 위협하는 바다이야기

by 네 오 2007. 10. 3.

바다 이야기에 관한 뉴스를 다시 접하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벌써 1년여전의 일이 되었음을 난 어제 뉴스를 보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바다이야기에 대해서 나는 약간의 사연이  있다. 내 어머님의 아는 친구분 아들이 그 무렵 바다이야기게임장을 차렸었고 게임장을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바다이야기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공론화되면서 큰 손해를 보고 게임장의 문을 닫았다는 사연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사연이 아니더라도 사실 1년전 온 사회가 바다이야기로 굉장히 소란스러웠었다는 것을 여러분도 기억할 것이다.

참여정부의 최대실책이라는 일리있는 비난과 온갖 권력형 비리의혹들...국회문광위 소속위원들..그리고 문화부처의 장관과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의 수사와 언론의 도마에 올랐으며 급기야 노무현대통령의 사과성명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고서야 파문이 겨우 진정되었던 것이다. 당시 정부나 국회 그리고 언론 모두가 사행성게임의 폐해에 대해 일제히 성토를 하며 바다이야기사태의 재발방지를 국민들에게 공언했지만 그 약속은 역시나 또 하나의 헛된 공약이었음을 어제의 뉴스로 확인했는데 뉴스의 내용인즉 바다이야기가 우리네 안방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서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면서도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다 이야기 관련 뉴스보도 장면  ⓒYTN

 

 

실제로 나는 뉴스 보도후 확인차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바다이야기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는데 관련단어를 키보드로 치자마자 아주 손쉽게 모 블로그에서 이런 다운로드 프로그램 화면이 떡하니 나에게 유혹의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순간 나는 좀 어이가 없었다....

인터넷은 정말로 광범위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가상공간인데 이건 너무나도 손쉽게 사행성게임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는 떨쳐버릴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바다이야기를 검색하자 나타난 모블로그의 일부 화면이다.

 

 

 

정부의 사행성게임 규제의지가 심히 의심스럽다

오프라인상의 사행성 게임장을 규제하는 것도 매우 미온적이었던 정부가 인터넷 광통신망을 이용한 사행성 프로그램 다운로드와 그로 인한 급속한 사행성게임의 확산을 어떻게 막을지 심히 걱정되면서 정부가 과연 사행성게임에 대해 강력한 규제의 의지가 있었던 것인지 나는 점점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이런 의문을 갖게 된 이유는 정부가 바다이야기 파문이후 "게임진흥산업법"을 제정해 게임장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고 규제를 엄격히 하겠다고 공언하였으나 문제는 새로운 법에는 구체적인 처벌조항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법" 에 따라 사행성게임을 할시에 업주는 도박개장죄로 손님은 도박죄로 처벌할 수 있었는데 새로 바뀐 법에서는 업주만 처벌을 하고 손님은 처벌할 수 없게끔 법을 아주 이상하게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놓은 입법취지가 더욱 가관인 것이  "사행성오락을 양성화하고 국민들이 보다 건전하고 친숙하게 게임을 즐기게 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니 이게 사행성게임을 엄격하게 규제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사행성게임을 오히려 더욱 본격적으로 육성하려는 조치인가? 이미 바다이야기나 다른 사행성산업으로 도박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존재하는데 시장의 법칙상 처벌을 한다고 해서 공급이 없어질리가 있겠는가 말이다.

 

정부의 공인을 받은 사행 산업들

이 시점에서 난 정부가 사행성게임을 규제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내가 왜 이런 주장을 하냐면 정부가 이미 공공연하게 지원을 하고 국민들에게 권장하는 사행산업이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러분들도 익히 알다시피 정부가 공인한 대표적 사행산업으로는 경마와 카지노,로또복권을 비롯한 복권사업등이 있다.

 

 

 

여담이지만 혹시 여러분은 과천경마장에 가보신적이 있는가. 과천경마장을 나는 2002년도에 마사회의 지인초대로 한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경마장을 개장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경마장의 규모가 웬만한 종합경기장보다 더 컸고 마권판매소 창구가 수십개나 있는 걸 보고 그 규모에 정말 놀라고 말았던 것이다. 강원 정선 카지노의 규모도 경마장과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하다.

 

2007년 현재 국내에는 대형경마장3개, 장외발매소 32개소와 강원랜드를 비롯한 외국인 카지노 14곳,그리고 길거리마다 흔히 보이는 복권판매소가 부지기수로 있는데 이런 사행성 산업들에서 한해 올리는 매출액은 예상대로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사행산업에 관련된 통계수치를 알아보다

2005년 현대경제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도박시장의 규모가 1995년 3조원 규모에서 2005년 35조원 규모로 10배 이상 급속히 성장했으며 이것은 공식적인 통계에 불과하고 사설게임장이나 비밀카지노같은 음성도박산업이 17조원규모라는 점을 감안해서 합산을 해보면 5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가 되는데 이는 국방예산 22조 5천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 된다고 밝혔다.

 

 

 

 

바다이야기같은 게임장만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05년을 기준으로 성인게임장..다시 말해서 도박을 할수 있는 성인게임장이 89.5%로    일반 게임장( 10.5%) 의 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2,320개소의 도박장이 1년만인 2005년 13,620개로 1300여개가 늘었으며 매출도 9351억원에서 3조 7966억원으로 302%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현행 사행산업의 허가는 공익적목적에 따라 특별법을 통해 매우 제한적으로 허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살펴보면 정부의 각 부처가 관광,레저산업의 육성,폐광지역의 경제발전이나 체육기금마련,농어촌기금마련등을 명목상 이유로 내세우며 이들 사행산업을 적극 권장,육성하고 있는 중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행산업의 규모는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꾸준히 성장해서 2005년을 기준으로 경마는 5조 15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무려 1618만여명의 사람이 경마장을 찾았으며 강원정선카지노는 8300억원, 로또복권은 2조 7105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억원)

 

 

 

 

가뜩이나 내수침체에 경제불황과 비정규직 문제로 일자리가 불안하고 사회적 양극화고착으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점차 잃어버리고 있는 중인 서민들에게 대박의 환상을 심어주며 살며시 다가오는 이들 사행산업들은 정말 커다란 유혹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고 도박에 깊이 빠져버린 ..그래서 급기야는 자신과 가정을 파탄내는 중인 도박중독자의 비율이 2007년 현재 전국 18세이상 남녀중 9.28%(약 320만명)에 달하며 그중에서 병적 도박자의 비율도 3.8%(약 130만명) 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영화 타짜의 대박을 부른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 클릭하면 바로 이동합니다)의 상담건수를 살펴보면

2001년 106건, 2002년 363건, 2003년 423건 , 2004년 1600건, 2005년 2098건, 2006년 2906건의 상담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고 2004년부터 도박중독에 대한 상담수치가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일단 도박이 중독상태에 이르면 돈의 개념이 무뎌지고 점점 도박에 거는 돈의 액수가 커진다. 그리고 모두가 잃는다는 생각보다는 한번만 더하면 정말로 대박을 건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온다고 한다. 그래서 포기를 안하고 다시 도박을 한단다.

여러 상담사례를 보면서 느낀 솔직한 나의 소감은 이런 도박 중독현상은 어쩌면 인간이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안 좋게 작용하는 예중의 하나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바다이야기가 인터넷을 통해 안방에까지 퍼진다는 뉴스가 전하는 사회적위험성

위의 통계를 보아서도 알수 있듯이 사행산업이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수 있는데도 정부가 이런 사행산업을 적극 권장한다니...! 거기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바다이야기같은 사행성 도박프로그램을 너무나도 쉽게 누구나 구입하고 접할 수 있게 한다면 과연 이 사회의 장래가 마냥 장미빛일까?

우리의 청소년중 극히 일부라 할지라도 인터넷을 통한 도박에 빠져 미래의 꿈도 희망도 모두 접고 사회적 변혁에의 의지나 이상도 모두 망각할 수 있다면..그런 상상만으로도 난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부조리한 현실에 슬그머니 화가 치미는 것이다...

노동이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이다. 노동은 개인의 자아실현과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 정부가 나서서 노동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사행산업을 권장하고 사회적 양극화가 이대로 계속 심화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신성한 노동의 의미는 완전히 빛이 바랠 것이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우리 사회내에서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삶을 꾸려가기보다는 너도나도 대박의 공상을 좇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사행산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지 않겠는가. 솔직히 내 개인적 역량으로는 이게 얼마나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큰 손실이 될지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그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은 정말 강하게 온다.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느끼시는지...

 

현실적으로 바다이야기,경마,카지노,로또복권등은 표면적으로는 레저나 게임을 표방하며 우리앞에 성큼 다가온 상태에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많은 분들이 경마나 로또를 가벼운 게임이나 레저로 간주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는 짐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행산업들은 절대로 게임이나 레저가 아니다. 게임은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고 거기서 끝나지만 금품을 걸고 승부를 다투는 일이 있다면 그건 이미 게임이 아니라 도박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즐거움이 목적이 아닌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임하는 게임은 모두 도박인 것이다. 사행산업에 감추어진 야누스적인 두 얼굴의 진면목을 여러분 모두가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면서 이번 바다이야기의 인터넷 진출문제를 좀더 진지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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