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어느 파산선고자와의 인터뷰

by 네 오 2007. 12. 9.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상단 좌측

 

 

 

 

 

여러분은 파산자 혹은 개인 파산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사회의 낙오자 , 인생의 실패자 혹은 개인의 도덕적 해이나 대책없이 재화를 탕진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시나요...

 

그동안 블로거 뉴스에서 경제민주본부이 파산과 파산자에 대해서는 여러 사례를 통해 소개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시각으로는 소개하신 대부분의 내용들이 노숙이나 자살 혹은 극단적인 사금융의 폐해를 다룸으로 인해서 우리네 사회에서 개인 파산과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데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컸지만 그 반면에 소개한 내용들의 충격적인 내용만큼이나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강해진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에 파산선고를 받았고 평소에 집안끼리 잘 알고 지내던 후배의 사례를 통해서 일반적인 파산 신청과정과 파산 확정판결을 받기까지의 과정과 생활전반을 대화형식으로써...

그리고 한편으로 후배의 얘기를 바탕으로 제가 직접 법원 현장과 변호사 사무실에 문의한 내용들을 곁들여 얘기를 진행할까 합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얘기를 진행하기에 앞서 후배의 개인 사생활보호상 이름은 L씨로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반더빌트: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 파산을 신청하게 된 경위를 말해주세요.

L씨: 5년전이었습니다. 삼촌이 사업자금대출을 위해 보증을 서달라고 하도 부탁을 해서 부탁을 들어준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제가 다니던 직장이 제법 전망이 있었고 부모님이 제 명의로 해 놓은 작은 아파트도 한채 있었던 상태여서 보증을 서기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증을 서고 불과 두달이 채 못되어서 아버님이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게 되고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마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어 퇴직을 하게 되면서 불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버님의 병이 점점 악화되면서 병원비와 치료비로 많은 돈이 지출되었고 결국엔 아파트도 처분을 하고 두칸짜리 전세집을 얻어 옮겨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불행이란 것이 한번 찾아오면 연속적으로 찾아오는지 삼촌의 장사도 완전히 실패해버리고 삼촌의 행방조차 묘연해지면서 제가 보증을 섰던 대출금(5000만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마이너스 통장(2000만원)과 3개카드사에서 각각 1000만원씩 3000만원을 빌려서 우선 보증을 섰던 금액을 갚았습니다. 그리고 당장 빚도 갚고 생활을 하려고 작은 중소기업관리직(비정규직)에 취직을 했는데 한달 월급이 115만원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은행이자와 카드상 이자를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이 30만원 정도였는데 그 돈으로는 아버님 약값이나 세금을 내기도 버거운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빚은 늘어갔고 계속 마이너스 가계를 꾸려간 겁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어머니마저 심장이 안 좋으셔서 병원에 가게 되시고 다급한 마음에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서부터는(300만원) 더욱 생활이 쪼들려서 경제적으로 아주 곤궁한 지경에 처했는데 그나마도 열심히 다니던 공장까지도 1년뒤 경기가 안 좋아져서 문을 닫게 되면서 매달 내야만 하는 이자마저도 낼수가 없게 되면서 결국 파산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반더빌트: 파산신청은 어디서 했나요?

L씨: 이자를 내지 못하고 카드사나 대부업체로부터 재산을 압류하겠다는 압력에 계속 시달리면서 힘든 생활을 하던중 우연히 전부터 알았던 선배 한 분도 저처럼 보증빚때문에 고생하시다가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파산신청을 했고 빚을 탕감받았다는 말을 듣고 그 선배의 소개를 받아 교대역 부근에 위치한 변호사사무실을 통해 저 역시 파산신청을 하게 된겁니다.

 

교대역과 서초동 일대에는 이런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이 즐비했다.

 

 

반더빌트: 듣자하니 개인이 직접 파산신청을 할수 있다고 하던데?

L씨: 저도 개인이 파산신청을 직접 할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솔직히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채권기관들...은행이나 카드사, 대부업체에 가서 본인이 작접 부채증명서를 떼야 하는데 채무자인 당사자가 그런 서류들을 채권기관을 상대로 떼기가 그리 녹녹치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파산 신청자가 파산절차라든가 법적수속절차에 대해서 대부분 잘 모르기 때문에 전문적인 조언을 필요로 할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고 해서 변호사사무실을 통해서 신청을 하게 된 겁니다.

처음에 파산신청을 할때 인감도장과 인감증명 20통과 지난 1년간의 본인 개인통장조회기록을 뽑아다가 제출하면 그 다음부터의 과정 일체를 변호사나 법무사가 알아서 대행해줍니다.

 

반더빌트:변호사 사무실에서 파산신청을 대행해주었다고 했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L씨: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을 통해서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 개인이 직접 해당 채권기관과 만나는 일도 없고 그만큼 심적인 고통이나 스트레스는 덜 받을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인데 통상 벼룩시장이나 전철 광고에서처럼 60~70만원정도의 저렴한 비용을 받고 일하는 사무실들은 의심을 해야 합니다. 이런 영세한 사무실들은 파산의뢰를 해도 법원에서 기각이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조금 알려진 변호사나 법무사사무실은 대부분 교대나 서초역부근에 몰려있습니다. 이유는 그곳에 법원 종합청사를 비롯한 법원들이 모두 있기 때문입니다.

 교대역 11번출구로 나와서 약 50m만 걸으면 법원 정문이 나오고 법원의 전경이 보인다.

 

 

제가 파산신청을 의뢰한 변호사사무실도 교대역 부근에 위치해 있고 파산신청 비용만 14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한마디로 파산신청도 돈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파산신청이란 단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 사회적 무능력자, 경제적 제약...통장거래 불가등등)때문에 일반적으로 선뜻 파산을 신청하지 못하지만 막상 너무 상황이 안좋아서 파산을 신청하려고 마음을 정해도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할수가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공사판에 가서 거의 두달을 일해서야 겨우 돈을 마련해 파산 신청을 할수가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파산신청대행도 큰 사업일듯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한 해에 못해도 10만명 이상은 파산신청을 한다는데 1인당 비용을 100만원만 잡아도 비용이 천억대의 규모가 되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 후배가 말한 해당 사무실에 문의를 한 결과 올 8월까지 약 15만명이 이미 파산신청을 했고 서울에서 신청한 파산 건수만 약 9만건에 이른다고 했다.)

 

반더빌트:파산신청을 하고 파산선고를 받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L씨: 올 1월에 신청을 했는데 11월말경에 파산 확정판결을 받았으니 약 11개월....거의 1년이 소요된 셈입니다.

처음에 변호사 사무실에 의뢰를 했을때는 3~6개월이면 파산선고를 받을수 있다고 했지만 그 중간에 해당 채권기관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소장을 법원에 냈고 그로 인해서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또한 최근 뉴스에서도 말하듯이 도덕적 해이로 인해서 파산자가 급증한다는 이유로 법원의 심사가 크게 강화되면서 제가 낸 파산 신청이 중간에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어쩔수 없이 채권기관의 이의 신청에 대한 소명서와 함께 다시 파산신청을 법원에 올렸고 이번에는 법원의 심사끝에 제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파산확정을 받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기간이 거의 1년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저를 맡으셨던 판사님이 제가 아직 30대초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사회적으로 일을 못하고 있으면 안된다는 취지를 강하게 밝히시며 새 삶의 기회를 주셨다고 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반더빌트: 해당 채권 기관들이 이의를 제기했다고 했는데 어떤 식이었나요?

L씨: 파산신청 기간중에는 법적으로 채권기관이 추심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법원의 소인이 찍힌 것처럼 꾸민 압류 독촉장이나 최후 통첩장같은 것들을 수시로 집으로 보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너무 무섭고 놀라서 어쩔줄을 몰랐는데 변호사사무실에 자문을 구하면서 이것이 전부 적극적인 추심행위에 들어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그냥 무시해도 된다는군요.

 

문제는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법원에 정식으로 강제집행명령을 받아내어 법원명의로 통지서와 전화가 오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경우는 바로 해당법원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압류가 들어오게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도 개인이 나서서 하기엔 무리가 많이 따르지요.

 

대부업체의 경우에는 원천적으로 부채증명서 발급을 안해주려고 버팁니다. 파산이 되면 압류를 못하는데 부채증명서가 파산신청에는 필수니까요.

 

 

반더빌트: 파산신청중에 채권기관들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것 말고 실제로 압류가 들어온 적이 있었나요?

L씨: 제가 들어두었던 조그만 청약부금 통장과 보험은 일찌감치 압류가 들어왔고 그마나 남은 전세집마저 압류가 되면 연로하고 병든 부모님이 모두 거리에 나앉을수도 있어서 나홀로 세대를 분리해 고시원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대부업체의 경우에는 수시로 집으로 찾아오고 그럼으로 인해서 옆집에도 피해를 주고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의 회사에까지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업무를 방해하고 제가 빚을 진 사실을 말하며 망신을 주었다고 합니다.(이런 친구를 아는 당신도 그렇고 그런 인간이다라는 식으로!) 하도 대부업체의 빚독촉이 심해서 나중에는 그분들에게 죄송스러워서 고개를 들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후배가 사는 아파트의 대문은 옆집과 맞닿아있는 구조였다. 만약에 누군가 와서 소란을 피우면 고스란히 그 소리가 옆집에도 들리겠다는 추측을 할수 있었다.

 

법적으로는 압류를 막을수 있도록 강제집행중지신청을 할수 있다지만 대부업체만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기가 막힌 건 옆집에서 시끄럽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별일 아니잖냐는 식으로 대답을 하면서 빚을 진 해당 본인이 빚을 갚으면 된다고 태연하게 대답했다니 현실이 참으로 각박함을 느꼈습니다.

 

 

반더빌트: 그럼 파산신청을 하고 나서는 무슨 일을 하고 지냈나요?

L씨: 법적으로는 어쩌는지 몰라도 실상 파산신청을 하고 나면 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 건설현장의 일일잡부 일을 주로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일마저도 최근 경기가 안좋은 탓인지 한달에 고작 10일도 채 일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자연히 집안에 아무런 보탬도 되지 못하고 부모님께 큰 불효를 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사회적으로 완전히 무능력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하루도 마음이 편치 않은 나날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심장이 안좋으신 어머님이 대부업체의 빚독촉으로 인해 많이 놀라시고 더욱 건강이 상하셔서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습니다.

 

반더빌트: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데?

L씨: 파산의 과정은 대충 이렇습니다.

파산을 법원에 신청하면 (요즘엔 면책도 파산과 같이 신청합니다!) 법원은 그 내용의 타당성을 심사합니다.

법원 심사기간중에 해당 채권기관이 이의 신청과 파산신청자의 소명서를 모두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여러 서류들과 파산신청자의 현재 재산의 정도와 여건등을 조사한 후 재판을 거쳐 파산선고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파산선고를 받게 되면 서울의 경우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파산신청자 본인이 출두해서 파산 확정증명원을 신청하고 받아야만 합니다.

 후배가 받은 파산 확정증명원의 모습. 오른쪽 상단에 수입인지를 붙이는 곳과 왼쪽 하단에 소인이 찍혀있다.

 

 

 

중앙지방법원 별관 1층에서 확정증명원을 작성하고 별관내 은행에서 판매하는 수입인지를 붙인 뒤 별관 2층에 있는 파산과에 제출해야 합니다.

 

<법원의 내부 조감도>  

 별관의 위치와 법원의 내부 약도

 

 

중앙지방법원 별관 1층에 있는 확정증명원 신청서 접수처의 모습.

 별관내에 소속된 은행의 모습. 수입인지를 이곳에서 구입해 확정증명원에 붙인다. 수입인지 가격은 한장당 500원임.

 

 

그러면 파산과에서 통상 30분내에 확정증명원을 발급해줍니다.

 별관 2층에 위치한 파산과의 전경. 파산과 내부는 아쉽게도 사진촬영을 할수가 없었다.

 

 

 그러면 면책이 되고 그동안 해당본인이 가지고 있던 모든 빚이 탕감되었음이 공식적으로 기록에 남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확정증명원은 내가 빚을 진 채권기관의 수만큼 떼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은행과 카드사 3개와 대부업체 한 곳에서 돈을 빌렸었다면 확정증명원은 5통을 떼어두어야 하는 겁니다. 그랬다가 파산선고후에 해당기관에서 혹시라도 빚독촉이 오게 되면 이 확정증명원을 한부씩 해당기관에 보내주면 더이상 추심행위를 할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형식상으로 대충 이렇지만 실제로 저같은 경우 파산확정판결을 받고 법원에 가서 확정증명원을 받기 전까지 마음이 전혀 놓이지 않고 실감도 나지 않았습니다. 역시 법원은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 드나들기엔 너무 거리감이 있는 곳이랄까요...

 

반더빌트: 마지막으로 파산 확정판결을 받고 난후의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는?

L씨: 지난 5년간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힘들었고 주변 분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제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신 판사님과 이 사회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가 진 빚은 국가가 대신 갚아준 것이며 그것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그동안 사회에 진 빚을 갚아나가는 삶을 꾸려가고 싶습니다.

 

지금 제 상황에서 주제넘게 부탁드리고 싶은 건 파산 선고자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시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나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크나큰 좌절이나 실패를 경험할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파산도 일종의 경제적인 좌절이라고 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것처럼 극단적인 경우보다는 저처럼 새 삶의 기회를 얻어 재기를 꿈꾸는 분들이 훨씬 많다는 점도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보증은 절대로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상대가 설령 가족이나 친척이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또한 사정이 너무 어려워도 TV에서 나오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이들 대부업체들은 이자율도 턱없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정이 안 좋아서 2일만 이자지급연체를 해도 당장 집으로 찾아오거나 주변의 지인들을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파산기간내내 그들의 등쌀에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고 자살을 생각한 적도 참 많았었지만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제 자신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시련의 시간을 견뎌온 것 같습니다. 지금 파산을 신청했거나 혹시라도 하시려고 마음을 먹고 계신 모든 분들 희망을 잃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시한번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반더빌트: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수고 많으셨고요...저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기

7개월 전이었습니다. 왠 낯선 사내에게서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그 남자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니 바로 위에 소개한 후배를 지칭하면서 자신들에게 돈을 빌렸다는 말을 하면서 제게 후배의 거취를 꼬치꼬치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 역시 몸이 많이 안좋았던데다가 이 친구를 만난지도 몇년이나 되었음을 상기하면서 대충 전화를 받았었는데 최근 모임에 이 후배가 나타나서 그동안의 사정을 설명하고 제게 양해를 구했던 것입니다. 그전 같았으면 그냥 위로나 한번하고 넘어갔을텐데 최근에 제가 다음블로거 기자를 하다보니 불현듯 깊은 관심이 생겨 이 친구를 다시 한번 더 만나서 심층적인 질문을 하면서 그동안의 경위를 모두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지방법원과 후배가 말했던 해당 변호사사무실에 직접 가서 문의를 하면서 개인 파산자란 말이 결코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님을 깊이 실감했습니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빌린 사람만 약 750만명에 이르고 가정부채규모가 600조원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외환위기이후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지갑은 얄팍해지고 상대적으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금리도 줄기차게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제가 위에서 소개했던 후배나 그동안 여러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파산에 관한 비극적인 사연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에서 현재 전체 국민 7명중 1명은 언제든지 잠재적인 파산의 위험에 내몰려 있는 꼴이며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실효성있는 정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우리네 사회에서 파산자를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도 다시 한번 짚어보아야 한다는 느낌을 후배와의 대화를 통해서 강하게 받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이 후배의 말을 들으며 개인 파산자를 큰 죄인 취급을 하거나 은연중에 무시하는 사회적 통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하면서 이 기사를 작성했었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 파산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들

1.파산선고와 면책후 신용불량정보는 법원의 통지에 의해 은행연합회에서 해지되는 동시에 은행거래와 정기적금,사업자 개설,각종 자격취득이 가능해집니다. 파산신청기간중 중지된 은행계좌도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 예적금담보 신용카드(흔히 체크카드라고 함.)개설도 가능합니다.  

 

2.서울 중앙법원의 경우 파산에서 면책까지 통상 6개월이 걸리며 신청인의 파산원인(채무증대사유,재산처리 유무,연령,채무액등)에 따라 처리기간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 경우에는 통계로 나와 있지는 않으나 통상 수원1년, 인천 8개월,의정부 7개월, 전주및 부산은 1년, 기타지역은 7~9개월이라는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의 중론이었습니다. 

 

3.파산이 되더라도 모든 빚이 탕감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조세 ,벌금,형사소송비용,과태료,손해배상채권같은 것들은 파산선고후에도 징수를 받게 되며 납부를 해야만 합니다.

 후배의 건강보험료 체납에 관한 독촉장과 고지서의 모습을 보면서 3의 사항들을 알게 되었다.

 

 

 

 

 

Daum 블로거뉴스
이 글에 공감하시면 네모안 엄지를 눌러주세요!
추천하기

 

물망초님 배너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