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내 화장실광고 어떻게 보세요

 

여러분은 공중화장실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십니까.

저는 주로 공중화장실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더 불결하다거나 시설의 노후함 그리고 소위 음담패설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찬 낙서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공중화장실 특히 전철내 공중화장실은 많이 청결해졌고 낙서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낙서가 물러간 자리를 대신하는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누구나 한번쯤 무심코 지나쳤을 광고 스티커들인데 혹시 여러분은 그 광고 스티커들을 유심히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도 최근에 화장실안에서 문득 이 광고들을 대하며 가만히 살펴보니 내용이 몹시도 선정적이고 불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2호선 환승역 몇군데의 화장실을 둘러보고 실제로 광고 스티커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한번 시도해보았더니 결과가 자못 충격적이었습니다...

 

1. 남자 맛사지사 광고

 

 

제가 처음 화장실에서 발견하고 조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한 광고 스티커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특이한 건 사회통념상 여성맛사지일거라 생각했던 제 예상과는 달리 남자맛사지사를 출장예약한다고 적혀있고 굉장히 선정적인 문구로 도배가 되어있어 정말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수치심을 무릅쓰고 전화를 넣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목소리도 좀 여자같은 분위기의 30대 후반정도의 남자가 전화를 받았는데 전철역 화장실 광고를 보고 전화했냐고 대뜸 물어봅니다... 그렇다고 대답하고 맛사지를 받고 싶다고 하자 지금 있는 지역이 어디냐고 물어보고 제가 영등포 쪽이라고 말하고 가능하냐고 물으니 당연히 가능하다며 금액은 5만원이고 여성맛사지사와는 달리 시간제한(?)은 없답니다... 그러면서 손님취향은 어떠냐고 물어보고 남자다운 스타일을 원하시면 남자다운 안마사를 여성스런 외모의 남자안마사를 원하면 그대로 보내주니 취향을 말해보라고 하는데 어찌나 당황스러웠던지 한참을 망설이자 그 남자가 하는 말이 이런 경험이 전혀 없으신 모양이라며 정말 잘해드리겠다며 도저히 지면에 옮길수 없는 말들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황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남자와 대화를 하면서 제가 정말 기가 막혔던건 남자맛사지사가 정말 그렇게 잘해주냐고 물었더니 요즘에는 여자들도 남자맛사지사를 많이 호출한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2. 비아그라,씨알리스,여성흥분제 광고

 <자세히 보면 전화번호가 다르다. 이 분야에도 경쟁이 있는 모양이다. 전화를 해보니 디른 사람이 받는다.>

 

두번째로 제가 다른 역에서 목격한 이 광고스티커는 비아그라로 대변되는 소위 발기부전치료제 광고였는데 저의 짧은 소견으로도 이 약품들은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없이는 살수 없다고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화장실벽면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전화를 해보니 1번의 경우보다는 좀더 나이가 든 40대중후반의 남자가 전화를 받았는데 비아그라를 주문하고 싶다고 하자 제게 비아그라를 써본 경험이 있냐고 되묻는 겁니다.  저야 물론 써본 경험이 없지만 그래도 짐짓 많이 써보았다고 했더니 효과가 정말 끝내주지 않냐면서 몇개나 주문하시겠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가격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9알당 10만원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놀라서 제가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정품은 1만5천원씩 한다며 결코 비싼게 아니랍니다. 그럼 여성흥분제는 대체 뭐냐고 물었더니 잘 아시면서 괜히 그런다고 웃으며 하는 말이 비아그라보다는 좀 비싸다는군요...

 

그러면서 역시나 제가 사는곳이 어디냐고 물어보길래 영등포쪽이라고 했더니 이 남자가 하는 말이 조금전에도 영등포방면의 여관과 나이트클럽에서 주문이 들어와 비아그라와 여성흥분제를 몇상자 배달하고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바로 배달오겠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이런 불법적이고 자극적이며 선정적인 약품들을 누구나 전화만 하면 곧바로 배달해준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말았습니다.

 

3.  불법장기매매 광고

 

여러분도 한번은 보았을 불법장기매매 광고입니다.

마찬가지로 이곳에 전화를 해보니 이번 경우는 바로 연결이 되지 않고 소리샘에 음성메시지를 남기면 추후 연락해주겠다는 식으로 응답이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불법장기매매는 요즘 사회에서 한창 말이 많고 사회통념상으로도 워낙 위험스러운 일이다 보니 개별적이고 음성적으로 만남을 주선하고 매매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어쨌거나 이 경우에도 분명한건 전화를 통해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4. 정력 콘돔 광고

  <정력 콘돔 광고 전단지의 모습. 펼치면 6장이 되고 그안에 5종류의 보조기구가 사진으로 나와있다.>

 

전철역 화장실을 여러 곳 다니다보니 별의별 광고를 다본다고..급기야 모 전철역 화장실에서 정력콘돔광고를 목격했습니다.

이번 경우는 스티커 형태가 아니라 좌변기 뒤쪽에 있는 턱받이에 하나씩 올려두었는데 손가락으로 집어들고서 펴보니 안에는 5종류의 콘돔보조기구가 사진으로 나와있고 온갖 선정적 문구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전화를 해보니 역시 중년의 남자가 전화를 받는데 정력콘돔과 전단지에 나와 있는 모든 기타 정력보조기구를 합해 5만원이면 구입할수 있고 제품은 모두 영구적(?)으로 사용할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위에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제가 사는곳을 물어보고 영등포방면이라고 답했더니 1시간이내에 배달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며 저는 힘없이 전화수화기를 내려놓아야만 했습니다.

 

전화를 모두 마치고 제가 느낀 점은 이 업자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전화를 받고 있었으며 그것은 그만큼 감시나 감독이 소홀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 했습니다. 또한 그들의 노련하고 상투적인 말투에서 의외로 많은 이들이 전철역내 화장실 광고 스티커를 보고 전화를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쓰면서 저는 그동안 전철역내에 있는 화장실의 광고스티커들을 무심히 지나쳤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저와는 달리 누구인가가 만에 하나라도 이 광고에 주목하고 전화를 건다면 언제든지 위에 제시했던 물품들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전화를 받은 해당업자들은 한결같이 전철 화장실의 광고를 보고 전화했냐고 제게 반문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가장 우려하는 문제인데 전철내 화장실은 대중교통의 특성상 전 연령대에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더욱 청소년들이나 미성년자들도 이 광고를 보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구입을 하기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결론에 도달했는데 이거 우리 모두가 너무 무심한게 아닐까요...

 

지하철화장실처럼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봐도 미성년자는 물건도 볼수 없고 주문도 할수 없게 되어 있는 물건들이 버젓이 지하철 화장실에서 보여지고 있는데 정말 문제 아닙니까...

 

 

 <인터넷 쇼핑몰에서 비아그라와 정력콘돔을 검색하자 미성년자는 볼수 없도록 화면이 처리되어 있다.>

 

이 기사를 보시는 혹자는 요즘 전철 화장실이 깨끗하다고..그런 광고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더이상 광고 스티커를 붙이지 않아서 화장실이 깨끗해진게 아니라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그만큼 고생을 더 하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실제로 직접 청소를 하시는 분들에게 문의를 해보니 이분들이 죽어라 이런 광고 스티커를 제거하면 하루나 이틀후엔 또다시 광고스티커가 붙어있다고 하는군요...

 <구로역에서 발견한 광고 스티커의 모습. 한창 청소 아주머니들이 청소를 하며 제거하려고 하다가 미처 다 제거하지 못한 듯 하다.>

 

한마디로 청소를 잘해서 이 광고 스티커들을 제거만 한다고 끝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부분..지하철역내 화장실의 불법광고 스티커에 대한 관리 감독이 좀더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전철 그리고 전철역사의 화장실내에 붙어있는 불법,선정성 광고 스티커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여러분도 전철역내 화장실에서 이런 광고들을 보신적 있으신가요...만약에 보셨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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