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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돈도 양극화되는 시대

by 네 오 2007. 11. 21.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상단 좌측

 

 

 

 

 

 

요즘 고액권 화폐를 발행하는데 화폐겉면에 어떤 인물을 그려넣을지를 가지고 논쟁이 한창입니다.

여성계에서는 신사임당이 과거 현모양처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여성상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인물을 선정해줄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조금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10만원권,5만원권같은 신권 고액화폐는 모두가 신경을 곧두세우고 관심을 갖는데 10원짜리 동전은 아예 찬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확실히 우리네 어린시절보다는 10원의 쓰임새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조차 10원은 돈이 아니란 인식과 함께 10원짜리 동전은 점차 우리네 사회에서 사장되어가는 분위기이지만 아직도 경제의 흐름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단위의 동전이 너무 천대받는다는 것을 저는 얼마전 문득 깨달았습니다.

 

 <원래의 10원짜리 동전과 새 10원짜리 동전을 손가락에 올려보았다.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어느날부터인가 집에 쌓이는 10원짜리 동전들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문제점을 발견했다.> 

 

특히나 기존의 10원짜리 동전의 생산비가 동전의 가치보다 크다는 이유로 작년 연말부터 만들어져 발행된 새로운 10원짜리 동전은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는데 더욱 일조를 하고 있어서 오늘은 그 문제점을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1.자판기

집안에 하나둘씩 늘어가는 10원짜리를 가장 흔하게 사용할만한 곳이 어디일까 생각하다가 우선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자판기부터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앞에 있는 음료수와 커피자판기의 모습.> 

 

기존의 10원짜리 동전을 음료수 자판기에 집어넣으면 이런 식으로 10원이 들어갔음을 표시합니다. 

 

그런데 새 1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아무 표시도 없이 그냥 동전이 반환구로 떨어져버립니다. 

 

그럼 커피자판기는 어떨까요.

기존의 10원짜리 동전은 위에 음료수 자판기와 마찬가지로 기계가 인식을 합니다.

 

그러나 새 10원짜리 동전을 넣으니 마찬가지로 그냥 반환구로 떨어져버렸습니다.

처음엔 제가 사는 지역의 자판기만 그런 것일까 싶어 전철역내에 있는 자판기도 조사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전철내의 자판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특히나 전철역내의 자판기는 새로운 천원권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신형자판기여서 한번 기대를 가지고 조사를 해보았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전철역내에 위치한 음료수 ,커피 자판기의 모습>

 

전철역의 음료수 자판기나 카피자판기도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10원짜리 동전은 기계가 정확히 표시를 해줍니다. 

 

그러나 새 10원짜리 동전은 기계가 동전으로 인식을 하지 않고 그냥 떨어뜨려 버리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반면에 천원짜리 지폐는 신구권 모두를 겸용하게 해놓았습니다. 그래서 시험삼아 1000원짜리 신권지폐를 넣으니 바로 액수가 표시됩니다. 

 

전철역 자판기를 조사해본결과 신권1000원짜리 지폐는 구권과 신권겸용으로 쓰도록 기계를 개량했으나 10원짜리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사용할수가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2. 공중전화

그렇다면 10원짜리 동전을 사용하는 공중전화는 어떨까요.

얼마전 달룡이님이 쓴 요즘 공중 전화 요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궁금하시면 클릭을 해보세요)라는 기사에서 카드식 공중전화보다 동전식전화기나 겸용전화기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하셨는데 조사해보니 이것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철역에 있는 카드식 ,동전식 전화기의 모습>

 

전철이나 거리의 공중전화 역시 기존의 10원짜리는 인식을 합니다.  

 <10원짜리를 넣으니 10원이라고 표시가 된다.>

 

그러나 새 10원짜리 동전은 전혀 인식을 못하고 그냥 반환구로 떨어지고 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공중전화를 확인한 결과도 자판기와 마찬가지로 새 10원짜리 동전은 전혀 사용할수가 없었습니다.

 

달룡이님은 휴대폰의 대중화로 인해서 공중전화에서 전화카드를 쓸일이 별로 없으니 차라리 동전으로 작동하는 전화기를 더 설치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하셨지만 그건 기존의 공중전화기를 말하는 것이고 만약에 새 공중전화를 설치한다면 이런 부분을 고려한 새 전화기를 설치해야 하니 예산면에서도 전혀 타산이 맞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정부가 공중전화기를 새로 설치한다해도 새로운 10원짜리동전을 고려한 공중전화기를 만들지는 않으리라 보여집니다. 

한마디로 공중전화에서도 새10원짜리 동전은 완전히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3. 안전성 문제

새 10원짜리 동전을 자판기나 공중전화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만이 문제일까요.

그런 경제적 이유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얼마전 절친한 지인의 아기가 집안에 있던 새 10원짜리 동전을 삼켰습니다. 병원에 가서 서둘러 조치를 했지만 하마터면 큰일날뻔했던 일이었습니다. 그일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원래의 10원짜리 동전도 아이들이 가끔 삼키곤 하는데 새 동전은 크기가 더 작고 무게도 가볍기가 이를데 없어서 삼키기가 아주 용이하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전의 재료가 되는 금속의 가격이 올라서 작게 만들었다고 한다면 새 10원짜리 동전역시 경제성만을 이유로 대면서 안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발상의 정책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10원짜리 동전의 크기를 비교하니 확연한 차이가 난다. 가뜩이나 돈으로 안보이는 10원짜리가 마치 장난감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아기들이 가지고 놀다가 삼키기 딱 좋은 크기이다.>

 

 

 

 

여러모로 조사를 해본결과 새 10원짜리 동전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비닐봉투를 사거나 거스름돈으로 받아 주머니에 가지고 있다가 집에 보관하기.... 그것도 아니면 세금계산시 10원단위로 떨어지는 밑돈을 계산할때 이외에는 실생활에서 거의 쓸수가 없는 상태가 될수밖에 없게끔 구조화되어 있었습니다... 1만원권지폐나 1천원권 지폐의 경우는 현금인출기나 자판기 모두에서 신권을 사용할수 있도록 개량한다고 돈을 쓰고 관련업체들도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는데 10원짜리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에 유례가 없는 과거 70~8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이유와 이론이 있겠지만 저는 우리 국민들이 당시에 10원짜리 하나라도 아끼고 절약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기에 이런 기적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점차 나아지자 어느 순간부터인가 10원짜리 하나도 귀하게 여겼던 과거의 어려움을 잊어버리고 과소비를 하다가 결국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적 비극을 맞게 된 게 아니겠습니까.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은 몰락하고 비정규직과 일용직 근로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만 하면 어려운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처럼 홍보하지만 결국 이런 일련의 조치와 흐름들은 일차적으로 농민들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타 산업부문의 인력들을 이미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란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이미 짐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부가 1만원권 ,1천원권 신권은 자판기나 현금인출기를 바꾸어서라도 사용하도록 조치했지만 새 10원짜리는 아예 고려의 대상도 되지 않았고 사용처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을 묵인하거나 그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네 삶의 모습들과 사회만 양극화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경제흐름을 상징하는 돈에서도 이미 양극화가 심화되었고 10원짜리 동전이 완전히 퇴물취급을 받는 현실이 안타깝고 아쉬운 심정이 드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 안방에도 잠자고 있는 10원짜리 동전이 꽤 있지 않나요...여러분은 10원짜리를 어디에 사용하세요...

 

 

 

 

후기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발행한 10원짜리 동전은 1억6000만개로, 작년 같은 기간(5300만개)의 3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정작 시중에서는 10원짜리 동전은 더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위에서 지적한대로 돈이 안 돌게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0원짜리 동전은 1966년 발행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61억9000만개(619억원)가 시중에 풀렸다고 합니다. 산술상으로는 국민 1인당 동전 129개를 갖고 있는 셈인데 이게 얼마나 큰 낭비입니까... 

 

경제규모가 커지고 있는 중이니 과거 1원처럼 10원짜리 동전도 언젠가는 퇴출이 될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러나 과거 1원짜리 동전과는 달리 10원은 경제전반에 걸쳐 아직도 쓰임새가 상당히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집안에서 잠자고 있는 10원짜리를 좀더 사용할수 있고 활성화하는 길을 모색하지는 못할망정 아예 돈으로 취급을 하지도 않는 정부의 안일한 정책과 사회적 인식이 아쉬워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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