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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주택가에 위치한 이상한 술집들

by 네 오 2007. 12. 1.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상단 좌측

 

 

 

 

 

여러분은 조선족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십니까?

중국 연변의 동포 , 일용직 노동자 혹은 이 사회에서 소위 3D업종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시나요?

아님 아예 이들에 대해서 관심이 없으신가요?

 

최근에 저는 집을 알아보러 다니다 영등포구 대림동 거리에서 이상야릇한 술집을 발견했습니다.

주택가 주변에 위치한 수상한(?) 술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문제였지만 그 이면에는 조선족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한 시선이 깊이 깔려있는 듯 해서 오늘은 이 문제를 한번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약도를 보아주십시오..

 

제가 수상한(?) 술집을 발견한 곳은 대림2동과 대림1동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 길로 (화살표 표시) 주변에는 아파트와 학교, 개인주택, 학원,어린이집들로 둘러싸여 있는 일반도로입니다. 그런데 이 길의 한 블록 정도의 거리 양쪽에 이상한 술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포진을 해 있었던 겁니다.

 

2주전이었습니다...저녁에 집을 보고 좀 늦은 시간에 귀가를 하려고 이 거리를 걸어내려 가다가 문제의 술집에서 여자 한 명이 문을 열고 나와서는 술 한잔 하고 가라며 제게 은밀한 유혹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여자의 복장도 그렇고 술집안 조명이 온통 붉은 색인 것이 정상적인 술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이곳이 말로만 듣던 음성적인 성매매 업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면서도 휴대하고 있던 카메라를 재빨리 꺼냈더니 이 여자가 대번에 안색이 변하면서 서둘러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주변에 비슷한 모습의 술집들이 일제히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험악하게 생긴 남자 한명이 뛰어나와 뭐하는 거냐고 소리를 질러서 그 날은 그렇게 서둘러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곰곰히 생각할수록 이 곳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여겨져 며칠 후 약도에 나온 그 거리에 다시 가 보았습니다....

 

저녁 10시경..문제의 거리 모습입니다.

며칠전의 험악한 남자를 떠올리며 차를 타고 가면서 사진을 찍은 관계로 화면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문제의 술집들이 이 거리에 즐비하고 문 하나만 빠꼼히 열어두고서 여자들이 앉아 있거나 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의 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이상야릇한(?) 술집들

문틈으로 보이는 여자들의 모습과 붉은 조명

 

 

분명 문제가 있는 술집이라 여기고 가만히 관찰해보니 이 거리에 유난히 조선족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술 한잔 걸친 조선족 노동자들이 이 거리에서 서성이는 모습

문제의 거리 중간골목에 위치한 복권방 앞에 있는 공중전화로 중국에 전화를 하고 있는 조선족 노동자의 모습

 

뜻밖에도 이 거리에서 중국인 동포를 많이 발견하게 되자 저는 이 문제가 이들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좀더 조사를 해보려고 다음날 오후 날이 밝을 때 이 곳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대낮에 본 문제의 술집들의 모습입니다.

이런 식으로 문 하나만 열게 되어 있고 저녁이 되면 이 문을 열어두고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상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건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 합니다. 작년 여름만 해도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었고 안이 훤히 비치는 모습이었다고 했습니다.

 

낮에 본 문제의 술집들의 모습. 문을 하나만 열게 되어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이상한 술집 옆에 자그마한 수퍼도 보인다.

 간판 제작하는 업소 양쪽으로 문 하나만 열수 있게끔 된 비슷한 유형의 술집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그런 평범한 술집같다. 그러나 내가 저녁에 본 이곳은 분위기가 아주 달랐다. 또한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술집이라면 왜 카메라를 꺼내들자마자 굳이 문을 닫아버리겠는가.

 대림공원의 표지와 어린이집의 간판의 모습

문제의 거리에 위치한 학원의 모습

 해당 거리 중간 골목마다 보이는 주택가의 모습

 골목사이로 보이는 아파트의 모습

 

문제의 술집중 하나이다. 간판의 마크를 잘 보시길 바란다. 

 간판 마크를 보면 동일한 술집임을 알수 있을 것이다. 술집 뒷골목으로 바로 개인 주택들이 보인다.

 

 처음 약도에 표시된대로 이 거리 주변에는 어린이집,학원,아파트,개인 주택,교회가 있는 그야말로 주택가인데 어떻게 이런 술집이 있을 수 있나 의아해서 주변상인들에게 자세히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결같이 표정이 묘해지면서 제게 오히려 반문을 합니다.

왜 그딴 걸 물어보냐고..어디서 나오셨냐고...그러면서 그냥 술집이라고 자신들은 알고 있다면서 말꼬리를 흐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줄기차게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물어보았더니 이 일대에 조선족 노동자들이 많이 몰려서 살고 있고 이들이 공사장이나 소위 3D업종에서 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에 들어갈 때 이 거리를 지나가게 되면 그들을 유혹하며 이런 영업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문제의 술집 바로 옆의 건물위에 교회간판과 의원도 보인다.

 중국어로 된 간판을 단 상점들과 주택가

 

 

상인들의 말을 듣고 나니 더욱 궁금함이 커져서 위 사진에 보이는 교회에도 문의를 해보았는데 관계자가 없다며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거리에 있는 학원에 들어가서 방과후 학원에 올 학생들의 강의 준비를 하고 있는(오후 2시경이었다!) 강사분들에게 질문을 했더니 고맙게도 그중 한명의 여자강사가 이런 말을 제게 해 주었습니다.

 

이 여자 강사는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 거리의 주변아파트(대림 칸타빌레)에 살고 있답니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밤 11~12시사이에 이 거리를 걸어서 집에 가곤 하는데 이 술집앞을 지나면 괜히 무섭고 무안하고 얼굴이 화끈거린답니다. 술집안 여자들의 모습이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고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면서 왜 이런 술집을 방치하는지 여자 입장에서 봐도 도대체 이해할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여기에서 2년을 살았는데 주변에 조선족 노동자들을 상대로 하는 여행사나 식당,술집들이 많다고 하면서 그러다보니 이런 음성적인 술집도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습니다.

 

주변상인들이나 학원강사가 공통적으로 조선족을 언급해서 그 말을 확인차 술집이 있는 거리 주변을 돌아다녀보니 정말 그들의 말대로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음을 분명히 알수 있었습니다.

 

진짜 현지의 중국음식과 식품을 파는 가게 그리고 결혼정보회사 ,초청이나 여권수속을 담당하는 여행사들이 즐비했고 막노동을 위한 작업복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거리에서 중국 현지 소식을 전하는 신문도 배포하고 있어서 저도 한부 받아 보았습니다.

 조선족 여자가 거리에서 신문을 나누어 주고 조선족 남자가 받아서 읽고 있는 장면과 중국 현지소식을 전하는 신문의 모습

 

 

또한 거리 곳곳에서도 중국인 동포를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쉽게 볼수 있었습니다.

 

 

글머리에서도 언급했지만 처음엔 거리에 이상야릇한 술집이 있다는 사실에 촛점을 맞추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할수록 그 이면에는 조선족 노동자들이 이 일대에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들을 상대로 하는 상점들이 아주 많았고 이렇게 음성적인 술집들이 조선족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저는 마음속으로 착잡함을 느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부터 우리나라에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한 조선족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가 천시하는 일들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들을 우리처럼 대우해주지도 않았고 관심을 갖지도 않는 것이 우리네 사회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같은 동포라는 사실과 앞으로 더욱 많은 조선족들이 우리네 사회속에서 제가 조사를 하러 다녔던 이 지역의 경우처럼 우리들과 자연스럽게 마주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서 이들을 상대로 하는 요상한 술집이 길가에 버젓이 있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네 사회의 수치이자 전혀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곳에 사회지도층 인사나 부유층 그것도 아니면 우리같은 평범하고 순수한 대한민국 국민들만 모여 살았다면 과연 이런 식으로 거리에서 버젓이 음성적인 영업을 하도록 우리 사회가 방치하겠습니까. 

해당구역의 경찰서에도 문의를 했는데 아무 문제 없는 술집이라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술집이라면 왜 제가 카메라를 꺼내들자마자 문을 닫고 피할까요...

 

문제의 술집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의 조선족에 대한 무관심이 대단히 심각하며 이런 이유로 인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이런 요상한(?) 거리의 풍경들이 생겨났다고 저는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은 이 기사를 보시며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여러분은 조선족을 보면 우리 동포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십니까..아니면 이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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