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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흡연하는 여학생과 외고문제유출은 동전의 양면이다

by 네 오 2007. 11. 12.

일요일 오후 블로거뉴스의 기사중 내 눈길을 가장 끌었던 건 단연 담배피는 여고생에 관한 글이었다.

해당기사를 보며 세상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개탄하며 새로운 월요일을 맞았는데 오늘 뉴스를 보니 외고입시문제가 유출되었고 이 사건때문에 학부모들간에도 그리고 학생들끼리도 심각한 갈등의 조짐이 보인다는 기사를 보면서 나는 문득 이 두 사건이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 사안을 비교하면서 나름의 견해를 한번 써보기로 했다.

 

 

두 사건 비교하기 

청소년 문제...흡연,학원폭력,집단 따돌림,가출,성문제등등에 관련된 학생을 보면서 우리네 어르신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그분들의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왜 딴짓을 하냐는 거다. 

흥미로운 건 문제(?)학생의 부모를 학교로 모셔보면 그분들이 어김없이 하시는 말씀도 자기 아이가 전에는 공부도 곧잘하고 바른 아이였는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어쩌다 이렇게 되었다고 하시고 해당학생을 지도하는 담임교사들까지도 종종 아무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인데 이번에 잠깐 실수한 것이니 이해하자는 식의 말들을 심심치않게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보면 흡연이나 그밖의 청소년비행은 실상 학교성적과는 무관한 것이어야 하는데도 우리들은 으례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학교성적과 공부라는 잣대로 그 학생을 평가하고 지도하게 된다. 왜 이럴까...

 

이번엔 외고문제유출사건을 한번 생각해보자.

입시위주의 교육시스템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 받아들이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선을 넘어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체제안에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극단적 이기심의 자구책이 빚어낸 비극이 바로 외고 문제 유출사건의 본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러분 모두가 익히 알다시피 외고나 특목고를 지원하는 근본이유는 명문대진학이 보다 수월하다는 점이고  그것은 결국 보다 나은 사회적지위를 보장받는 확실한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해당학생의 학업수행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간섭 그리고 바른 양심과 올바른 길을 가르치기보다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라도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그릇된 학습효과와 인식을 심어주게끔 만드는 이면에는 오직 학력에만 집착하는 우리네 사회의 그릇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흡연하는 여고생과 외고문제유출 사건의 본질적 공통점

이제 흡연하는 여고생과 외고문제유출사건을 비교해보자.

청소년들이 흡연과 기타비행을 저지르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가슴속에 잠재된 무수한 욕구를 해소할수 없게끔 만드는 입시위주의 교육과 그런 모순을 묵인하는 사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정도 학교도 사회도 이들에게 진정 무엇이 필요한지 혹은 그들의 진심을 귀담아들을 필요를 느끼기보단 그저 무관심하고 무성의하게 학생의 본분인 공부나 하라는 말이나 그런 방면으로밖엔 지도해주지 않다보니 무언중에 학생들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그것을 해소할길이 없다보니까 흡연이나 기타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자신들이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학벌체제를 만들어놓은 어른들에게 끊임없이 반항하고 있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중이다... 

 

반면에 외고문제유출사건 해당학생의 경우는 학력위주의 사회가 나쁘지만 일단 그것을 현실로 인정하고 노력한다는 점에선 반항만을 일삼는 흡연학생들의 경우보다는 일견 나아보이나 이것이 도를 지나쳐서 올바른 양심을 저버려도 된다는 사실을 학원이나 학부모가 해당학생에게 몸소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에 설령 이들이 부모나 학교의 바램처럼 훗날 사회의 요직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결코 나라에 보탬이 될 인재가 되기보단 각종 부정과 비리로 신문지상을 장식할 새로운 예비후보군을 양산하는 꼴이며 두 경우 모두 사회에 바람직한 시민이 되는 길은 분명 아니라는 점에서 결국엔 다를게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결론 

지금도 블로거뉴스에서 한창 말많은 흡연하는 여학생들은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가해자(?)로 느껴지고 아주 막가는 학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은 가정,학교,사회의 무관심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피해자라고 말할수 있다.

외고문제유출사건의 해당학생들은 부모와 학교의 지나친 기대와 빗나간 관심이 빚어낸 선의의 희생자이며 이 모든 사건들의 배후에 도사린 진정한 주범은 바로 인성을 무시하고 오직 공부와 성적만으로 한 학생과 인간을 가늠하는 학력위주,학벌위주 체제이다.

 

그리고 그런면에서 흡연하는 여고생과 외고문제유출사건은 글머리에서 언급했듯이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며 해당동전은 바로 학력에 목매달은 암울하고 서글픈 우리네 사회인 것이다...

 

 

 

 

 

p.s: 어제 오늘 흡연하는 여고생에 대한 글로 논란이 분분하다. 그러나 우리들이 정말로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한다면 해당학생에게 가정이나 학교에서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며 흡연을 하는 여학생을 지탄하기에 앞서 학력위주의 사회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고 보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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