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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전철내 안내 표지판, 너무 부실하다

by 네 오 2007. 11. 4.

나는 요즈음 전세집을 알아보느라 시간날때마다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시내버스와 전철같은 대중 교통을 수시로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전철을 타고 다니다 보니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었던 문제점이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오늘 내가 제기하려는 문제는 바로 전철내 노선안내 표지판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전철내 노선안내 표지판 부실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 나는 어제 하루 날을 잡아 서울시내를 관통하는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전구간의 전철을 평균 4회이상 탑승하면서 이번 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조사 결과 더욱 심증을 굳힌 결론이니만큼 혹시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내가 제기하려는 문제자체를 부정하지는 말았으면 한다는 바램과 함께 오늘의 얘기...전철내 노선안내표지판 무엇이 문제인지를 짚어보겠다.

 

1. 안내표지판이 출입구에만 부착되어 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전철을 타보면 다음역을 알려주는 표지판은 출입구 양쪽에만 부착되어 있다. 자연히 좌석 중간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 상태에서 표지판을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 문제는 안내 표지판 글씨도 너무 작아서 젊은 사람들도 가까이 다가가 정신을 집중해서 살펴보지 않으면 읽기가 상당히 어렵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나이드신 분들은 전철노선을 확인하려면 상당한 애를 먹어야 하며 어떤 경우에는 자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고 출입구로 다가가 전철노선을 확인한 뒤 재빨리 자리에 돌아오는 경우도 생길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전철을 타보면 예외없이 전철 노선 안내판은 출입구 위쪽에만 부착되어 있다. 중간쯤 자리를 잡았거나 앉아있는 사람의 경우 노선 확인이 쉽지 않다.>

 

전철 안내표지판은 이렇게 출입구에만 부착되어 있는 반면에 전철내 모든 좌석 위쪽공간은 전부 광고 일색이다. 이건 거의 도배수준이라는 표현이 합당할 것 같다. 이런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지하철공사가 너무 돈벌이에 열올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된다. 불과 몇해전만 해도 분명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변했을까...

 

 

 <2호선 전철내 좌석 위편은 모두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저 광고들 중간쯤에 안내표지판 하나씩만 부착한다면 굳이 출입구까지 가지 않아도 쉽게 노선 확인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2. 천장 안내 표지판 설치가 너무 부실하다.

나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천장 안내표지판 설치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존 전철내 안내표지판은 전부 출입구위쪽에 부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출퇴근시간처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이면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와 전철안내방송이 뒤섞여 다음역이 어디인지 도무지 모를때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나마 전철내부가 한산하다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출입구에 가서 다음역이나 노선을 꼼꼼히 확인할수 있지만 출퇴근길 만원 전철안에서는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데 무슨 수로 안내표지판을 보며 노선을 확인하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전구간 노선을 탑승하면서 확인한 결과 천정 안내표지판 설치는 대단히 미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내가 올린 사진들을 보며 여러분도 확인해보시길...!

 

 

1호선 

 <천정 안내판을 설치할 자리에 전부 광고판을 부착하고 있었다. 글쓴이가 1호선 구간의 전철을 조사차 4회 탑승했지만 천정 안내판이 부착된 전철은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1호선은 천정광고판을 설치한 전철이 일부 있음을 알고 있다.>

 

 

2호선

<2호선 역시 1호선과 별로 다를게 없었다. 내가 조사하던 시간에도 사람이 제법 많았는데 앉아 있는 사람이 확실하게 다음 역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는 바로 천장임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저런 눈에 띄는 공간을 광고로만 채우다니 이거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

 

 

3호선 

 <3호선에 들어서자 스크린이 있음을 발견하고 나는 우선 기뻐했다. 비로소 천장 안내 표지판을 찾았구나 생각했는데 전철내 TV방송일뿐 다음역을 알려주는 안내표지판이 아님을 확인하고 쓴 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TV방송을 하다가도 다음 역에 도착하기 전부터는 행선지명을 미리 알려주는 문자와 음성 방송을 하면 안되는 것인가. 또 어떤 분들은 스크린 밑을 자세히 보면 글자가 지나간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미안하지만 글자체가 너무 작아서 주목해서 보지 않으면 이것 역시 보기가 쉽지 않다.>

 

 

 

4호선

 

<4호선은 1호선부터 8호선 전구간중 유일하게 내가 탑승할때마다 예외없이 천장 표지판을 부착하고 있었다. 이 정도 높이에 설치되어 있고 저 정도 크기의 글씨라면 누구나 확인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내가 점수를 주고픈 유일한 노선이 바로 4호선이었다.>

 

 

 

5호선

 <5호선도 천장 안내표지판은 없었다. 그대신 출입구에 부착된 안내표지판이 전광판 형태로 되어있어 시력이 나쁘신 어르신이나 좌석 귀퉁이에 앉은 분들이라면 쉽게 다음 행선지를 알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안내판도 출퇴근시 중간좌석에 앉은 분들은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내가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6호선

 <6호선 역시 천장 안내표지판 대신 입구에만 전광판 형태의 표지판을 설치해 놓고 있었다. 5호선부터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구간이라 기대를 했는데 확인해보니 시설이 별로 좋아진 게 없어 정말 실망했다. 다만 전철내 승객은 상대적으로 다른 노선에 비해 적어서 이 정도의 표지판으로도 커버할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주관적 추측만 해보다 내리고 말았다.>

 

 

 

7호선

 <7호선은 6호선에 비해 확실히 전철승객이 많았는데도 안내판은 동일한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왜 천장에 이런 전광판을 설치하지 않는 것일까.> 

 

 

8호선

 

 <8호선도 마찬가지였다. 애초 나는 1~2호선 구간만 천장안내 표지판이 부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철 노선 전부를 확인해보니 내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천장 안내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설치를 했더라도 각 구간에 해당 전철 차량이 그만큼 많지 않음을 확인하고서 정말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까지 글을 읽은 시점에서 혹시 여러분들중에 이런 의문을 품은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나도 의문이지만 기존의 전철 천장에도 예전에는 안내표지판이 꽤 있었는데 오히려 최근들어 부쩍 줄어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혹시라도 천장 안내표지판을 설치하지 않거나 이미 설치했던 안내표지판도 제거하는 이유가 전철 중간에 손잡이를 설치해서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쪽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실 것 같아서 중간 손잡이와 천장 안내 표지판이 공존할 수 있으며 이건 구조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분명히 배려와 관심의 차원임을 보여주는 사진을 첨부했다.

 

 

 <요즘 전철에서는 중간 손잡이를 이유로(?) 천장 안내표지판을 의도적으로 제거하는 추세인 듯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변명이며 중간 손잡이도 만들고 천장안내판도 설치할 수 있음을 나는 4호선 구간 전철안에서 분명히 확인했다.>

 

 

 

전철의 모든 노선을 돌아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특히 2호선 구간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이었다. 2호선은 순환노선인데다가 모든 전철구간과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중요한 환승역들을 대부분 끼고 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노선보다도 노선 안내 표지판이나 천장 안내 표지판을 현대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광고가 많고 다른 노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모습으로 운행을 하고 있었다. 타 구간 노선중(1호선,4호선등)에는 몇개의 차량에서 천장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기도 했으나 유독 2호선만은 내가 조사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점까지 단 한대도 그런 차량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나 역시 조금 놀라고 말았던 것이다.

 

3. 부모님 세대의 눈높이로 바라본 안내 표지판 문제

우선 사진을 보시길 바란다. 이 사진이 바로 우리 부모님세대의 키와 눈높이에서 전철 노선안내판을 보게 되는 지점임을 포착하고 촬영한 것이다.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 키에 맞추어 나도 무릎을 쪼그리고 찍었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산업화이후 살림살이도 예전에 비해 크게 나아지다보니 20~30대의 나와 여러분들은 이런 문제점들을 잘 느끼지 못할수도 있겠다.

 

거리를 다녀봐도 키가 170cm 이상에 소위 쭉쭉빵빵(?)의 늘씬한 아가씨들과 거의 180~190cm에 이르는 장신을 가진 젊은 남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리네 부모님 세대는 못 먹고 못 입고 자라서인지 몰라도 우리들보다는 표준 신장이 작은 분들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 사진에서도 보여지듯이 젊은 사람도 가까이 가서 확인해야만 알아볼 수 있는 크기의 글씨로 된 노선 안내표지판을 만원 전철내에서 나이드신 어르신들이나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들이 확인하기가 그렇게 쉽겠는가.

나이가 들어서 옆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짐이 되시는건 늘 부담스러운 게 우리네 대다수 어르신들의 정서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이 자존심과 미안함을 무릅쓰고라도 자꾸만 옆에 있는 젊은 우리들에게 다음역이 어디인지..환승역이 어디인지를 끊임없이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그분들이 길눈이 어두워서..전철 구간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닌 전철내부 구조상의 문제란 얘기다.

 

 

<자신이 내릴 행선지가 어디쯤인지 알아보려고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돌리시며 살피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안내표지판 부실문제를 발견했다.>

 

우리 사회도 이제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고 하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한다.

몸도 예전같지 않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시기에 이런 자잘한 전철 안내 표지판문제에서까지 나이들었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소외감을 느끼게 만드는 사회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 

 

결론 

글머리에서 언급했듯이 버스나 전철은 서민들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전철에 문제를 제기했던 이유는 정해진 구간과 노선에 따라 사람들을 이동시켜 주는 교통수단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고 범위가 넓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시민들과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인 전철이 정작 내부에는 노선안내 표지판이 부실해서 귀가 어둡고 눈이 침침해지는 어르신들이 다음 역을 확인하려면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구로 가야만 하고...그마저도 출퇴근 시간처럼 사람들이 몰리는 때는 노선안내표지판을 보기조차 힘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임없이 다음 행선지를 물어야만 한다면...그 반면에 천장이나 좌석윗부분이 온통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다면...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결국엔 돈 때문에 광고로 전철안을 온통 도배를 하면서도 때만 되면 전철요금은 10~20%이상 꾸준히 인상한다면...

 

그렇게 이익을 추구하는데는 도가 튼 면을 보이면서도 노선안내 표지판같은 문제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전철이라면 보다 온전한 시민의 발이 될수 있을까...

 

아니면 아예 드러내놓고 서울시 곳곳을 누비는 거대한 광고판의 역할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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