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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화장품 용량이 줄어든다

by 네 오 2007. 11. 1.

어제는 누군가의 말마따나 10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런 10월의 마지막 밤을 맞아 우리 가족도 즐거운 저녁시간을 갖게 되었다. 우리 집은 닭백숙을 해서 먹었는데 즐거운 저녁식사가 끝난 뒤에도 난 뭔가가 많이 아쉬워 집앞 편의점에 나가 과자 몇개와 맥주 두병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과자가 전보다 확연히 크기나 부피가 줄어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또 가격을 올려놓고 용량을 줄이는 상투적인 방법을 쓰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냉소를 흘리고 있는데 나의 이런 모습을 보시고 어머니가 문득 이런 말을 하셨다.

 

과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요즘엔 화장품도 용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어머니의 말씀에 난 놀라면서도 호기심이 생겨서 도대체 어떤 화장품이 그렇게 용량이 줄었냐고 어머니에게 물었더니 일명 콜드크림...맛사지 크림이 요즘 들어 부피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피부가 매우 민감하셔서 특정 회사의 콜드크림만 몇년째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제품에 한해서만은 정말로 잘 알고 계시는 분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기존의 콜드크림 판매를 중단하더니(?) 어느사이엔가 용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콜드크림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사진을 보아주시길...

 

 

 <두 콜드 크림은 같은 회사의 동일 제품이다. 왼쪽이 구형이고 오른 쪽이 신형이다. 그런데 용기의 색깔이나 용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러분은 위에 두 제품이 같은 제품으로 보이시는가.> 

 

  <그래도 실감이 안 나실것 같아서 뚜껑을 제외한 용기부분만 표시를 해보았더니 거의 절반 가량 줄어있었다.>

 

내 눈으로 보기에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과연 용량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살펴보았더니 기존의 제품은 200g이라고 용량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에 반해 새 콜드 크림은 이상하게도 용량이 180ml로 표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왜 기존 제품에서는 g을 사용하다가 신제품에서는 ml 단위로 바꾼 것일까. 이 화장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용량의 차이를 들어 따지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를 이런 식으로 쓰는 것인가.

 

 

그래서 가격표를 찾아보았더니 다행히 양쪽 크림용기 포장 겉면에 모두 가격표가 부착되어 있었다. 그런데 용량은 분명히 눈에 띄게 줄었는데 가격은 그대로였다... 마치 과자가 용량을 줄이는 것처럼 화장품도 용량을 줄이면서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나는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왼쪽이 기존의 제품 용기에 붙은 가격표이고 오른 쪽은 신제품에 붙은 가격표이다.>

 

그래도 나는 혹시나 두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제품이 아닌가 싶었는데 확인해보니 분명히 같은 종류의 크림이고 동일회사에서 만든 제품이었다.

 

이 문제로 해당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보았더니 같은 종류의 크림인 건 확실한데 신제품에는 빨간 천연소재의 알갱이를 집어넣어서 피부를 더 탄력있게 만들어 준다는 이유를 대며 그런 이유때문에 용량이 약간 ( 내가 보기엔 거의 절반은 줄어든 것같은데 조금이란다! ) 줄었다고 하는 답변을 들었다.

 

 

<새로운 콜드 크림에 들어있다는 빨간 빛깔의 천연소재 알갱이다. 저 빨간 알갱이가 기존의 제품에서는 주지 못했던 피부의 탄력과 윤기를 더해준다나..?>

 

문제는 어머니가 이 콜드 크림을 수년간 사용하셨기 때문에 회사의 답변대로 기능이 크게 향상되었다면 분명히 피부로 느껴야 함에도 별로 나아진 감이 없다고 하신다는 점이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공연히 콜드크림 용량만 작아져서 같은 액수의 돈을 주고도 사용기간은 훨씬 줄어들고 그런만큼 화장품을 더 자주 사셔야 한다고 속상해하시는 걸 보면 천연 소재사용은 일종의 변명(?)이고 용량을 줄이면서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이윤은 남겨야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면 기존의 제품은 그대로 판매하면서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기존의 용량이 컸던 제품은 판매를 중단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요즘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무척 어렵다.  유가 급등에 환율하락까지 겹쳐서 기업들도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이 글을 쓰는 나도 십분 인정한다.

 

그러나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제품용량을 줄인다면...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기존의 제품판매를 중단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어놓았다면...제품의 단위표시를 g에서 ml로 변경하고 용기 색깔까지 달리해서 마치 다른 제품인양 소비자들에게 인식하게 한다면... 이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업의 이윤행태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이윤을 남기는 방식이 고작 구조조정을 해서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내몰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대고 그것도 아니면 위에 과자나 화장품의 사례처럼 제품의 용량을 줄임으로써만 이윤창출이 가능하다면...

정말 그렇다면 이건 결국 우리네기업들이 너무 나태하고 혁신경영과는 거리가 멀면서도 자신들의 부담을 전부 소비자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기업의 이런 나태한 이윤행태를 계속 봐야만 하는 우리들은 참으로 불행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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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기존의 콜드크림도 마트나 인터넷에서 구입이 가능하다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마트에 문의를 해본 결과 튜브로 된 다른 종류의 제품만 판매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콜드크림도 확인결과 기존제품보다 용량이 줄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문제를 제기한 이 제품은 오프라인상에서 구입하기는 용이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길이 가장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점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또한 애초 해당회사에 기존제품 구입문의를 했을때도 어찌된 영문인지 시원스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고 기존제품판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기 때문에 소비자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을 보인 것이니 이점도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방문해주시고 조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