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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오바마, 과연 그는 제2의 루즈벨트로 기억될까...

by 네 오 2009. 1. 19.

   미국시각으로 2009년 1월 20일은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으로써 역사적인 취임식을 갖는 날입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으로써는 아직 젊다고 말할 수 있는 40대 중반의 나이와 특유의 카리스마, 지난 선거기간동안 보여주었던 천재적인 연설능력등등...그는 참으로 많은 면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정말로 흔치 않은 정치인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지난 8년간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와 여러 실정들...그리고 그로 인한 미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해 줄 소위 구원투수이자 희망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미국인들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에 대한 글을 쓰자니 상당한 부담이 느껴지지만 이것도 역시 논쟁이 아닌 하나의 의견으로만 받아주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주제를 밝힙니다. 

                       흑인 최초의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그는 과연 진정한 변화를 이룩해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인가 ...ⓒNEWYORK TIMES

 

 

  오늘의 글 테마는 과연 버락 오바마는 그가 주장하는 변화를 실현할 수 있을까~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이냐 하면 좀더 정확히 말해서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경제난을 해소하고 그가 주장했던 여러 개혁과제를 현실속에서 과연 뿌리내릴 수 있겠는가를 비록 개인적 능력은 많이 모자라지만 미국의 정치,경제,외교적 여건속에서 진지하게 한번 가늠해 보고자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글쓴이는 일단 오바마가 보여주었던 긍정적인 정치 자산들을 먼저 언급할 예정입니다. 그런다음 사실 이 부분이 오늘의 메인 테마에 해당하겠지만, 또한편으로는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의 부정적 정치,경제 요소들과 함께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는 1월 20일 전후...다시 말해서 미국의 최근 동향과 정치,외교적 상황을 개략적으로 언급하면서 행간에 개인적 의견을 종종 밝히려고 하니까  제 글이 너무 장황하다거나 논점이 없다고 타박만 하지 마시고 한국적 진보주의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오바마 논평이라고 생각하시고 논쟁이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참고하시길 바라면서 자칭(!) 진정한(?) 진보론자 반더빌트 식의 오바마 해석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우선 오바마의 긍정적인 정치자산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해보세요!) 이란 이 글의 서론 부분은 여러분도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하여 대강은 알고 계시는 내용들이라 짐작되기에 따로 장을 마련해 사진을 곁들여 설명을 해두었으니까 가볍게 참고하실 분들만 읽어 보시고 바로 본론부터 읽어보실 분들은 그대로 이 글을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오바마가 진정한 변화를 이루기가 힘들다고 보여지는 경제,정치,외교적 이유들

 1) 공적 자금의 규모 문제

  지난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내 대형 금융 기관들의 연쇄 파산과 부도 그리고 미 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 빅3의 경영난등이 뚜렷이 가시화되면서, 부시 미 행정부는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의 협의끝에 구제금융 조치을 조속히 취하겠다고 밝히고 총 7000억달러에 해당하는 공적자금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점차 하강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더 이상의 경기하락만은 막겠다는 선구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이긴 하나 악마는 총론이 아닌 디테일속에 숨어있듯이 문제는 얼핏 보면 천문학적이고 어마어마하게 보이는 7000억 달러라는 공적자금의 규모가 너무 적다는 데에 있습니다.

 

   미국의 공적 자금 7000억달러의 내역을 가만히 살펴보면 3500억 달러는 의회의 승인을 통하여 집행할 수 있게 되어 있고, 나머지 3500억불은 행정부가 임의로 집행할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행정부 임의 집행분 3500억 달러 중에 2900억 달러가 소진되었다는 점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대충 아시겠지만 이미 지난해 10월 중순 미 행정부가 미국내 9개 대형은행에 1290억 달러를 투입했고 중소지역은행 지분 매입에도 1차적으로 380억 달러를 시작으로 총 1250억달러가 지금도 투입중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AIG에도 400억 달러를 지원했었지요.  이렇게 되다보니까 애초 구제금융의 원래 용도였었던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 매입에는 단 1원도 사용하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의회의 승인을 통한 나머지 3500억 달러의 공적 자금도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조기 집행되기가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울 듯 합니다. 이 공적 자금이 집행되려면 상원의 승인을 얻어야만 하는데 민주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정족수 60명에 인원이 조금 미달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상하 양원 모두를 장악했다고 말하시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바마의 후임으로 상원에 지명된 롤랜드 버리슨은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일리노이 주지사에 의해 상원에 지명되었다는 이유로...상원 사무국으로부터 서류 미비를 이유로 의원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였습니다. 재검표 파동을 겪은 미네소타 상원의원 1석 역시 현실상 공석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주선관위는 재검표결과 민주당의 알 프란켄 후보가 225표 차이로 공화당의 놈 콜맨 후보를 이겼다고 발표했었지만 해당 공화당 후보가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하였기 때문입니다.

 

  상원은 행정부,고위직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과 함께 최고 7000억달러에 이르는 이번 구제 금융안에 대한 승인권을 갖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일리노이,미네소타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후임자리에 누구를 지명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탓에 당분간 57석만으로 공화당의 소위 지연작전(?)에 맞서야만 합니다. 당연히 오바마의 신속한 구제 금융 요청이 상원에서 지체될 것은 기정사실에 가까워 보이지 않습니까...신 케인즈주의 학파의 선두주자 폴 크루그먼같은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최소 2년간 2조 달러 이상의 재정을 쏟아붓고 그 이후로도 마이너스 이자율 상황을 상당기간 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오마바도 이런 기조에 많은 부분 동의하고 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소위 루즈벨트식 경제부양책 자체에 회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가 모두 GDP 6%에 이른 시쳇말로 파산상태의 미국경제가 케인즈주의 식 대규모 정부지출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란 말입니다.

 

  과연 대규모 공공지출이 비용대비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통화주의적 시각의 정치인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이곳 미국에도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공공지출이 얼마만큼의 비용효과가 있는지를 산출하기가 현실상 너무나 어렵다 보니 자칫 중도를 표방하며 경제적인 입증부담이 덜한 감세안이나 무슨 세금환급같은 카드를 꺼내들고픈 정치적 유혹에 빠지게 되곤 하던데 오바마도 벌써 그런 모습을 취하려고 하고 있네요...

 

   언론에 발표된 오바마 부양책의 구체적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니 95% 근로자 가구에 대해서 가구당 1000달러씩 감세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총 3000억 달러의 감세안을 발표했네요... 하기사 1달러당 1.7달러의 감세부양효과가 있다는 경제학계의 그럴싸한(?) 연구결과도 있었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겠지만 장기적인 경제위기 해소책으로써 감세는 결코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한국에 계신 여러분들도 현재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를 금과옥조처럼 부르짖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너무나 잘 알고 고민하고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게다가 외교 안보 분야의 관료를 먼저 발표하던 관례를 깨고 소위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려고 임명했던 상무장관 내정자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대가성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연방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게 되자 스스로 자진 사퇴를 했고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는 세금 미신고로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어 더더욱 문제가 꼬여 버렸습니다. 우리나라도 가깝게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부터 현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소위 졸속 인사 검증 파문으로 얼마나 말들이 많았었던가요. 이런 부분들은 미국에서도 상대 정치세력들에게는 좋은 빌미가 되기에 오바마 당선자가 기존의 관례까지 무시하고 서둘러 경제분야 인선을 서두르다가 졸속 인선을 했다는 소위 검증시비에 휘말릴 충분한 소지를 남긴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미 의회가 언젠가는 구제금융안을 통과시킨다는 사실은 분명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여러 정치,경제적 여건으로 볼 때 신속하고 즉각적인 통과는 어려울 것이고 이렇게 되면 폴 크루그먼의 주장대로 경기부양 시기의 적절성이라든가 경제적 효과는 결국 크게 반감될 수 밖에 없기에 저는 이런 부분들이 오바마가 말하는 변화와는 전혀 별개이며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2) 미국 정가의 고질적인 내부의 적...기업의 로비,로비스트

   요즘 국제정세 최대의 화두는 단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군 투입 그리고 그에 따른 팔레스타인 양민학살에 대한 문제일 것입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미국은 세계최강이나 유독 지구상에서 지난 수십여년간 한 나라에게는 그지없이 부드럽고 호의적인 분위기로만 대해 온 국가가 있었는데 다름아닌 이스라엘이죠. 사실 아랍계에서는 그 이전부터 오바마가 당선되면 중동정세에 뭔가 변화가 올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공격을 모두 마치고 휴전에 들어간다고 하는 지금 이 시점까지 오바마가 한 것은 고작 성명서 하나 발표한 것뿐입니다. 그것도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기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 유독 침묵한다는 각계의 비판끝에 나온 성명서라 더욱 뒷맛이 씁쓸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팔레스타인... 세계 2차대전이후 줄곧 두 나라는 정치,외교,경제적으로 겹겹히 엮여 있어서 오바마가 개혁 의지를 가졌다 해도 쉽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 사진은 이스라엘 문제에 대한 질문에 고심하며 즉답을 피하는 오바마의 모습 ⓒNEWYORK TIMES

 

  왜 오바마는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할까요... 여기엔 미국사회를 이끌어간다는 소위 유대파워 이외에 미국정가의 이면에 작용하는 모종의 힘...즉 기업의 로비 혹은 로비스트(?)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오바마는 대선출마 선언을 한지 불과 10 여일만에 이스라엘 일간 하레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노라고 선언한 적들에 맞서 이스라엘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말로 미국내 유대인 유권자들을 안심시킵니다. 또한 지난 6월초, 사실상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오바마가 방문한 곳은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였다고 합니다. 내로라라는 미국 각계의 명망가와 거물급 유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자신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친구"임을 자인했으며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 이라는둥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영원히 깨어질 수 없다고 " 선언하는 등 시종일관 기존의 미국 정치인들이 보였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지난 6월4일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연례 정책회의 폐막 연설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스라엘의 진정한 친구"를 자임하며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이라고 역설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REUTERS

 

   이 시점에서 많은 분들이 얼핏 알면서도 간과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미국의 대선은 그 기간도 길지만 비용도 가히 천문학적이어서 보통 대선 후보 한 사람이 선거를 치르는 동안 약 5~6억달러의 선거비용을 부담한다고 책임정치센터(www.opensecrets.org)는 말합니다. 이 말은 선거는 곧 현실이며 냉혹한 게임의 일종이기도 하다는 말입니다. 오바마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시절의 희망돼지처럼 여러 선거 캠페인을 통하여 돈을 모으기는 하였으나 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을 소액기부만으로 치를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그도 역시 과거 노무현이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로부터 정치 비자금을 받았듯이 미국내 상류층인 유대인과 로비스트들에게 손을 벌린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도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월가를 위시한 여러 기업체들에서 정치 후원금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월가의 금융업체뿐만 아니라 엑셀같은 에너지, 록히드 마틴 같은 군수,방위 산업체 심지어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업체들까지 동참한다는 얘기들이 공공연히 나돌았었지요...하지만 사실 이런 모습은 오늘 날 미국에서 메이저 정유회사들,제약 회사와 보건업계,의사협회,자동차 업계등의 로비활동이 공공연한 정치 비밀에 속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에 불과합니다.

 

  요즘 들어 한국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정치용어중에 하나가 회전문 인사(revolving door)이던데 이를테면 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달군 미 쇠고기 문제를 가만히 돌아보면 퇴직한 미 농무부 관리가 거대 축산업체에 중역으로 있었다가 다시 OIE 같은 명목상 국제기구의 간부로 영전하는 것 따위의 모습으로 정부-축산업체-국제감독기구 사이에 모종의 이해관계가 형성되고 한국같은 나라들에게 자유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문제는 이런 모습이 비단 미국내 농축산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슬픈 현주소라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기업,법률,정치인들이 한통속이 되어 소위 회전문을 타고 돌면서 생존과 이익을 나누는 공생관계를 형성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여러 문제를 세세히 살펴보면 가령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뜨거운 논쟁을 낳았었던 한미FTA와 쇠고기 협상에 관해서 좀더 깊은 시각과 많은 답을 가질수 있게 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간에, 미국인들의 희망 버락 오바마는 오래도록 형성되어 온 이런 고질적인 정치부패의 관행을 과연 척결할 수 있을까요...

 

  대통령 인수위원회 존 포데스타 인수위 공동위원장은 연방 로비스트 또는 로비 소지가 있는 기업의 자금은 받지 않겠노라고 굳게 선언했다지만 뜻있는 미국의 진보인사들은 회의적입니다. 왜냐하면 위에 이스라엘과의 관계설정에서 오마바가 보여준 모습에서도 잠깐 지적하였듯이 오바마는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미국의 양당제 틀속에서 나온 정치인이지 기존 정치구조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소위 "제3의 후보" 는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는 미국의 기존정치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자본과 특수이익단체,기득권층의 집요하고 엄청난 유혹을 뿌리치거나 강력한 저항의 견고한 벽을 끊임없이 무너뜨려야만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폭발적인 대중적 지지와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이 미국내에서 그의 임기내내 계속되어야만 하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오바마 서포터스의 향후 행동을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상당히 비관적이긴 하지만, 만에 하나 그들이 진정 비판적이고 생산적인 담론을 미국 사회내에서 계속 형성해 내고 현재 한국의 노사모나 노무현 지지세력들이 노무현에게 보이는 것과 같은 광신교도적 행태와는 사뭇 차원이 다르게 오바마를 향한 절대적이고 무비판적인 비호가 아닌 발전적인 의견수렴과 참여정치의 장을 구현하려고 적극 나선다면 조금은 희망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나름 판단하고는 있습니다.

 

3) 외교,안보 문제

   전통적으로 미국의 외교는 정권이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취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전 정권인 부시 정부가 워낙에 일방주의적 외교를 구사했었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수행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들을 자주 썼기에 많은 이들이 오바마 정부에서는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시는 모양이지만(경제적으로도 미국이 다른 나라와 협력할 수 밖에 없는 국제적 환경변화등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이 부분에서도 저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만을 보아도 그렇고 오바마의 평소 공약을 가만히 살펴보아도 원론적으로는 국제간 협력과 대화를 강조하나 중요한 순간...이를테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타국의 동의없이 선제공격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엔 다른 미국 정치인들과 크게 다름이 없기 때문이지요. 미국의 병력증강과 군비 예산을 늘리는데에도 적극찬성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라는 것이 지금 미국의 경제난이 워낙에 심각해서 민주당과 오바마가 여러 구제금융안을 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미국이 취하는 단기적 해법인 약소국들에게 피해비용을 전가하는 방법을 다시 사용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보여집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예를 들어 오바마는 후보 시절부터 한미FTA는 잘못된 협상이라고 줄곧 주장했고 그 이면에는 당시 전미 자동차 노조의 지지를 끌어모으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일단 깔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선은 이미 그의 승리로 끝났고 이젠 현실적으로 당장 미국의 빅3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요즈음 단기해법을 통한...이를테면 한미FTA에 대해서 특히나 자동차 부문에 대해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보다 미국의 이익을 반영하는 쪽으로 한미FTA조항을 다시 고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감히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게다가 오바마는 중국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적대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계속해서 낮춘다면 전례없이 강력한 무역보복이 있을 것이란 경고를 여러차례 밝혀 왔었지요. 실제로도 오바마는 정부차원의 인위적인 환율인하를 수출보조금과 동일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무역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법안은 이미 미국 소비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부과의 길을 열려는 것으로 해석되었으며 그의 과거 이런 모습들을 종합해볼때 앞으로의 오바마 미 행정부는 소위 80년대 중반의 플라자 협정, 미일 반도체 협정등을 다시 떠올리며 한국같은 만만한(?) 나라들에게 미국 경제난 해소를 위한 단기해법을 들이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저 달라지는 것은 지금은 미국의 상대가 일본이 아닌 중국이라는 사실이 오바마의 고민이 될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훨씬 수월한(?) 외교적 상대인 한국의 자동차 문제를 먼저 조율하든가 아니면 그와 연계해서 중국과의 외교적 담판...이를테면 6자회담에서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여러 의제를 선점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의 하나로써, 북한의 개성공단을 현시점에서 문제로 삼는 것이 아닌가 보여지고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결코 오바마의 당선이 우리나라에게 외교,안보적으로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결론

  국제간 협력, 대화를 통한 타협과 다자주의적 해결을 외교원칙으로 내세운 오바마이지만 글쓴이가 판단하기엔 여타의 모든 미국 대통령은 그의 개인적 성향,정치 신념을 떠나서 미국의 국익과 미국내 정세에 기초해 정치,경제,외교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하며, 그런 면에서 오바마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또한편으로 우리네 시각으로 보자면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권과 통합을 내세우며 사람들에게 신선함과 정치적 감동을 선사하며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이목 앞에 우뚝 선 버락 오바마는 분명 매우 훌륭한 정치인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하였듯이 오바마를 둘러싼 여러 문제를 곰곰히 고민해보면 결코 그의 정치적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며 쉽게 성공을 장담할수도 없음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오바마에 대한 여러 자료를 검색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묘하게도 대공황을 극복한 루즈벨트 대통령은 하버드를 거쳐 콜럼비아 로스쿨에서 공부를 하였으며 대학 신문 하버드 크림슨의 편집장이기도 하였답니다. 그런데 오바마는 이와는 반대로 컬럼비아대를 거쳐 하버드 로스쿨에서 수학하였으며 하버드 로스쿨 리뷰의 편집장을 역임하였더군요. 그래서인지, 루즈벨트와 오바마는 모두 소통의 달인이며 말로써 상대를 설득하고 감화시키는 좋은 화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대공황 시절 루즈벨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좋은 화술로 시름에 젖어 있는 미국인들을 고무하고 미국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엄청난 경제난을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과연 버락 오바마는 이 모든 난관을 뚫고서 과거 미국의 루즈벨트가 대공황을 극복하였듯이 사상 유례없는 경제난을 해소하고 부시 실정으로 인해 국론이 분열된 지금의 미국을 하나로 통합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제2의 루즈벨트가 될지는 개인적으로는 사뭇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가슴 한켠 한가닥 희망을 품고서 조용히 그리고 차분하게 그의 정치적 행보를 계속 지켜보렵니다...  

 

 

 

 

P.S:   그리고 이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개인적 바램이지만 모든 걸 다 떠나서 인간적으로 오바마 형님과 맥주 한잔 하고 싶네요...

         그러면서 정치 얘기뿐만 아니라 사람과 세상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밤새도록 듣고 싶은 소망이 있답니다...^^* 

                           비록 꿈에서일지라도 가능하다면 정말로 소탈해보이는 오바마 형님과 사진에서처럼 맥주 한잔 하고 싶어요... ^^ ⓒ TIMEON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