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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올 추석은 이런 마음으로 보내고 싶습니다

by 네 오 2007. 9. 18.

세상을 살아가면서 문득 어린 시절이 그리워질때가 있습니다

순간순간 삶에 지치고 힘겨울때마다 혹은 양심에 내키지 않는 행동을 하고 난 후에 어린 시절에 품었던 순수했던 꿈이나 추억들을 떠올리며 잔잔한 슬픔과 반성의 시간에 잠겨보신 경험...여러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여러분들중에 지금 머물고 계신 곳이 고향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들도 많으시리라 여겨집니다.

이제 며칠후면 추석이 시작됩니다. 저는 유독 추석이 돌아오는 이맘때쯤이면 1년중 그 어느때보다도 고향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과 어린 시절 뛰놀던 동네 골목길,부모님,가족,그리고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와 풍성함을 떠올리며 한때나마 우리네 삶의 무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놓고 민족최대의 명절을 즐기곤 했습니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사연을 우연히 접하다

그런데 추석이 오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아련하고 애틋한 마음이 저나 여러분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란 사실을 새삼 느끼는 일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저는 요즘에 블로그를 하면서 우토로문제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거의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일 미사에서 본당신부님이 강론중에 한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사연을 말씀하시며 교인들에게 작은 온정을 호소하시는 걸 보고서는 순간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머나먼 고국을 떠나 이국땅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이번 추석이 저와 마찬가지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겠구나 싶어서요...

신부님께서 강론중에 소개한 사연을 간략히 줄여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부부가 동시에 한국에 이주노동자로 입국을 했는데 1년간 일을 해오다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마침내 아기를 출산했지만 아기의 신장에 선천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급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외국인 노동자부부가 의료보험적용이 되지 않아서 치료비가 만만치 않았고 치료비액수가 2000만원에 육박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딱한 사연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으로 이 땅에 태어난 어린 생명을 구해야한다는 신부님의 말씀은 제게는 너무나 절절하고 가슴 아픈 사연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이유로 주일미사에서는 평소와 달리 헌금을 한번 더 걷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다니는 성당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자그마한 성당입니다. 당연히 헌금이 많이 걷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되었고 괜시리 제가 그 외국인 노동자 부부에게 더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이중성

그렇게 주일이 지나고 집에서 신부님의 강론을 곰곰히 되새길수록 우리 사회의 이중성에 새삼 놀랐고 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한동안 갖게 되었지요... 지금 다음 블로거뉴스에서는 우토로에 계시는 일제시절 당시 강제이주노동자이셨던 우리네 어르신들에 대한 일본의 안일한 대응과 역사왜곡 그리고 우리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에 분노하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그 분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네 사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무관심이 우토로에 못지 않은 듯 합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더 못할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우토로에 계시는 우리 어르신들과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실제 상황은 많이 다르겠지만 타국땅에서 생활을 하고 있고 사회적인 무관심에 시달린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기에 저는 자꾸만 신경이 쓰였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몹시 궁금해지기 시작하다

그래서 포털의 검색엔진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문제를 찾아본 결과 외국인 노동자 센터(☜ 클릭하시면 바로 연결됩니다!)라는 곳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그 안에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슴아픈 사연들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임금체불,의료문제,가정문제등으로 고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값싼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데려오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자그만치 42만명에 이르고 그들이 대부분 이 땅에서 우리가 기피하는 소위 3D업종에서 우리를 대신해 힘든 노동을 하고 있고 턱없는 저임금과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있음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이중적이고 한심한지를 보여주는 외국인 노동자 센터에 접수된 수많은 사연중 몇 가지만 적어봅니다.

 

(1) 얼굴 예쁘면 모든 게 용서가 된다는데

5월 28일 비가 무지하게 많이 오는 날 오후 한 아리따운 여성 한 분이 찾아왔다.여자가 봐도 참 예쁘기 그지 없었다. 이름은 안나,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E-6비자를 가지고 한국에 한껏 꿈을 안고 왔다. 하지만 자신은 무대예술쪽에서 일하는 줄 알고 왔지만 정작 일하는 곳은 모 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외진 곳에 있는 나이트 클럽댄서였다. 말이 댄서지 솔직히 나이트 클럽댄서가 댄서다운 댄서생활을 할까 과연?
월급도 사실 180만원 정도 되었으나 한국에 올때 돈을 빌려줬다고 하면서 돈을 엔터테인먼트쪽에서 다 떼어먹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떼먹고 남은 480,000원이라는 황당한 월급을 받고 일을 하였으나 비자기간이 끝나기 2달전부터는 그 금액 조차 지불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얼굴 예쁘면 다 용서되고 취업도 잘되고 등등 이익이 많다는데 안나는 예외인가 보다.

 

(2)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에서 튄 불똥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텔레반에 의해 납치된 사실이 집중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며칠 후인 7월 22일 밤 11시 30분경 외국인 노동자 산재쉼터에는 공포의 분위기로 뒤덮였다. 술에 취한 40대 한 명이 쉼터에 들어와서 신발을 신은 채 마루에 올라와 “모슬렘은 나쁘다. 왜 한국 사람을 납치했느냐? 만약에 그들이 살해되면 나도 너희들을 죽이겠다.”고 마구 소리를 높이는 것이었다. 쉼터 관리자가 그분이 술에 취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서 “신발을 벗고 앉아서 차분히 이야기하자”고 권했으나 그는 안하무인격이었다. 할 수 없이 쉼터관리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였으나 경찰이 출동하지 않아 두 시간 동안이나 쉼터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우리 쉼터에는 방글라데시 등 모슬렘을 믿는 분들이 많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가 일어나자 이들은 혹여나 자기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숙소 외출을 자제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기다리던 경찰이 두 시간 정도 지나서 왔다. 그런데 경찰을 데리고 온 사람은 바로 횡포를 부리던 문제의 한국인이었다. 그는 경찰에 “쉼터에 불법 체류자가 있으니 와서 잡아가라”고 신고를 하였던 것이다. 이런 신고를 받은 경찰은 그와 함께 쉼터를 찾아와서 쉼터에 묵고 있던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돌아갔다. 한국인의 횡포를 신고할 때는 오지 않던 경찰이 외국인 불법 체류자를 신고하니까 금방 오니 이 때 외국인노동자들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상상이 된다. 쉼터 관리자인 띠또씨는 이런 경찰의 차별행위에 대해 심한 분노를 표했다. 결국 경찰들은 사태를 파악한 후 그 한국인과 띠또씨를 치안지구대로 데리고 갔다. 지구치안대에서 계속 떠들어대던 그 한국인은 결국 경찰서에 넘겨져서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마지못해 띠또씨에게 사과를 하였고, 다음날에 정식으로 쉼터 거주자에게 사과를 하러 온다고 약속하여 풀어주었으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텔레반에 의한 자행된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해 왜 한국에 있는 모슬렘 이주노동자들을 관련시키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3)게넷씨는 남양주의 가구공장에서 한달 반 정도 일하였으나 사장이 일이 없다고 하여 2월 말에 해고를 당하였다. 그러나 월급을 다 받지 못하였고 사장은 나중에 수금이 되면 오라는 말만 막연히 하였다. 일을 쉬는 동안 고국에 다녀와 5월 말이 다 되어서 전화를 해 보니 계속 주겠다는 말만 하지 언제 준다는 언급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소연을 하였다.
센터에서 전화를 해 보니 처음에는 도망간 놈이 무슨 월급이냐고 되려 큰소리를 쳤고, 도망간거 아니지 않느냐고 하니 준다고 하는데 재촉전화를 계속하느냐며 한국말  다 알아들으면서 못알아 듣는척 한다고 하였다. 그래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으니 적당한 날을 말해야 기다릴수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내가 1년 기다리라고 하면 지가 기다릴꺼야? 나 바쁘니까 끊어."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우리네 사회에서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위의 사례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여러분은 느끼지 않으십니까? 이보다 더 딱한 의료문제나 임금문제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정말 많습니다. 혹시라도 우리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실 분들이 계시리라는 작은 소망을 품어보며 외국인 노동자 센터 약도와 계좌번호를 올려 봅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성의를 부탁드립니다. 

 

 



1. 지하철로 오실때
지하철 1호선 또는 4호선 동대문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보면 "제일 상호저축은행" 골목으로 오세요. 200미터쯤 오시면 오른쪽에 "창신2동사무소"가 보이고, 150미터쯤 더 오시면 오른쪽에 "덕산파출소"가 보입니다. 계속해서 조금만 더 올라오시면 "낙산숯불돼지갈비" 식당을 지나 오른쪽으로 동광교회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 가파른 골목으로 오시면, 동광교회 가기전에 왼쪽에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라는 푸른색 간판이 보입니다. 간판 화살표 방향으로 50m 걸어오시면 됩니다.
2. 버스로 오실때
동대문 정류장에서 하차, 종로쪽에서 오시는 분은 지하도를 건너 "제일 상호저축은행" 골목으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신설동쪽에서 오시는 분은 동대문에서 하차한 후 지하철 동대문역 1번 출구쪽으로 오시다 "제일 상호저축은행"을 끼고 오시면 됩니다. 그 후 지하철로 오실 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오세요.
3. 자가용으로 오실때
종로쪽에서 오시는 분은 동대문(흥인지문)을 지나 바로 P턴 해서 "제일 상호저축은행" 골목으로 오시면 되고, 신설동역 쪽에서 오시는 분은 동대문 지하철역 1번출구 쪽으로 오셔서 제일 상호저축은행 골목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 후 지하철로 오실 때와 동일한 길로 오세요. 하지만 주차 공간이 없는 관계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계좌 번호

국민 093-21-0490-488

제일 159-20-107099

조흥 357-04-381265

우리 013-025735-02-101 / 예금주 : 서울 외국인 노동자 센터

 

이번 추석특집 프로그램은 좀 달라졌으면

추석이 돌아오면 여러분 모두가 짐작하고 계시듯이 TV에서는 앞다투어 추석특집영화나 가족 특집드라마 한 두편씩은 방송사마다 꼭 편성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빠지지 않는 추석단골프로그램이 바로 외국인 장기자랑이나 외국인 노래경연대회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상황을 미루어 보건데 방송에서처럼 장기자랑이나 노래를 부를만큼 한가해 보이질 않습니다. 차라리 방송국들도 이번 추석을 맞이해서는 일제 강제동원마을 우토로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추석맞이나 고국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심경을 잔잔하게 조명해보는 그런 특집프로그램을  TV에서 한 두편 정도는 볼 수 있기를 정말로 기대합니다. 

 

올 추석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이제 주말이면 우리 모두는 또 다시 추석을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나 올 추석은 이번주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자그만치 5일이라는 긴 연휴기간을 가진 추석이 될 것입니다. 긴 연휴기간만큼이나 명절분위기도 한층 더하겠지요. 오랜만에 긴 연휴기간을 맞아 고향에 가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추석 선물장만과 차례상 준비,친지들과의 만남으로 가족애와 가을의 정취를 흠뻑 만끽하는 그야말로 민족최대의 명절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날씨가 흐리지 않다면 추석날 밤하늘엔 둥근 보름달이 환하게 세상을 비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늘에 걸린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부모님의 건강이나 가족의 평안 혹은 지금 하는 일들이 모두 잘 되기를 빌어보거나 어린 시절의 옛 추억에  잠길 것입니다. 우리가 보게 될 그 둥근 보름달을 바다 건너 일본의 우토로에서도...그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이 땅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함께 바라보며 각자가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칠 것입니다.

 

더도 덜도 아닌 한가위만 같아라하는 우리네 대부분의 일반적인 정서와 소박한 바램들이 우토로에 계신 어르신들에게도... 그리고 머나먼 고국을 떠나 한국에서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슴 한켠에 조용히 담아둔 체 오늘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이 땅의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꼭  같은 바램으로 남을 수 있는 따뜻한 추석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아고라 청원 바로가기

                                              아름다운 재단 무통장 입금 : 하나은행 162-910006-81704 /

                                              국민은행 006001-04-091586 (예금주:아름다운재단)   

                                             

 

                                             * 만든이 : love lamp - http://blog.daum.net/lovelamp

                                                                                            실비단 안개님 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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