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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미국인들의 쿨한 운전습관 4가지

by 네 오 2009. 3. 12.

 한국에도 거리에 차량이 넘치지만 뭐니뭐니해도 자동차의 본고장은 미국이다. 이곳에서 자동차가 없다면 간단한 쇼핑에서부터 시작해서 주말에 친구나 가족들과 가까운 공원에라도 가고 싶은 마음은 사실상 포기해야만 한다. 이렇게 자동차가 많고 그만큼 오랜 연원을 가지다보니,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은 보기가 드물고,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인상적이며 한번쯤 배워볼만한...말 그대로 쿨(cool)한 운전 습관들이 있어서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구글 이미지  

 

 지난 주 금요일 오전 8시경, 나는 Wilshire Blvd(Boulevard의 약자: 대로를 의미함)와 WestWood Blvd가 교차하는 사거리 방면(글쓴이가 다니는 학교로 들어가는 길목이다.)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눈에 띄게 차가 많이 밀린다고 느껴져서 무슨 일인가 알아 보려고 전방을 유심히 살폈더니 사거리의 신호등이 고장이 났는지 전혀 작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글쓴이가 신호등이 정지했었다고 언급한 WestWood 사거리의 모습.

 

  한국에서라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교통 경찰이 올때까지 극심한 정체를 빚고 경적 소리가 끊임없이 거리를 메웠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분명히 확인했는데 대충 이런 식이다...

 

 글쓴이가 나중에 미국 친구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 부분을 자세히 물어 보니, 미국인들은 이것을 one by one Step이라고 해서 원래 신호를 받은 순서대로 차가 통행을 하되 정확히 한대씩만 움직인다는 것이었는데, 글쓴이가 당시 운전중이라서 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미국인들의 운전 교본에 있는 그림을 조금 각색해서 설명을 좀더 부연하겠다.

             (1)                                                                                                 (2)

  

 

 

             (3)                                                                                                  (4)

         

 사거리에서 차들이 움직이는 경로를 화살표로 대략 표시를 했는데 정확히 그림의 번호 순서대로 차량들이 움직이되, 정확히(!!!) 한대씩만 통행을 하는 것이었다...물론 한국도 이런 경우 서로간에 신호를 주고 받으며 교통 경찰이 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통행을 하기는 하겠지만 상당히 혼잡한 풍경을 연출하게 되기가 십상이다. 무엇보다도 이미 교통이 정체되는 것이 기정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여유(?!)들이 없어서인지 경적부터 울려대는 이들이 상당할텐데 미국인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날도 글쓴이가 그 사거리를 통과하는 40여분 남짓동안 교통경찰은 물론이고 신호등을 고치려는 일체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었지만 위에서 말한 원칙(?!)을 지켜가며 차분하게 운전을 하는 미국인들을 지켜 보면서 형언할 수 없는 신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두번째로, 글쓴이가 인상깊게 느낀 운전 습관은 바로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거리를 지나 갈 때이다. 한국 같으면 엠블런스나 소방차가 마치 곡예(?!)를 하듯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며 달려 가겠지만 미국에서는 일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무조건 모든 차량은 길가로 붙고 응급차가 지나 갈 길을 열어 주었으며 그렇게 응급차나 소방차들이 모두 지나간 후에야 다시 원래대로 운행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 부분만큼은 정말로 한국의 운전자들이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한국에서는 응급차가 지나가도 차들이 좀처럼 비켜주지 않는 관계로 위에 왼쪽 그림처럼 차선을 변경하며 이동하기 마련이지만 미국은 상단의 오른 쪽 그림처럼 자동차들이 운행을 하다가도 엠블런스가 지나가면 밑에 그림처럼 차들이 일제히 도로변에 정렬하고 응급차가 지나간 후에야 운행을 재개한다. 

 

 세번째, 한국에서 도로를 주행하다가 추돌 사고나 경미한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통상 어떻게 대처하는가. 십중팔구 도로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내가 잘했네, 네가 잘못했네~ 따지거나 경찰 혹은 보험사 직원이 올 때까지 차를 계속 그 자리에 놓아두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을 것이다.  

 ⓒ구글 이미지 

 

 사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혹시라도 과실의 책임이 자기에게 떨어질지도 모르기에 증거 보존차원(?!)에서 그러는 것이겠지만, 상대적으로 평상시보다도 심한 교통 정체를 유발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그리 아름다운 광경은 결코 아닌데, 이에 반해서 미국인들은 여타의 접촉사고가 도로 중간에서 생기면 일단(!) 차를 길가로 빼고 나서 차분하게 경찰이나 보험사 직원에게 연락을 취하고 자신들의 차 안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물론 이 부분은 한국이 좋은 점도 있고 미국이 나쁜 점도 있기는 한데, 블로거 뉴스 검색을 해보니 자세한 부연 설명을 한 글이 이미 있었던 관계로 더 이상의 설명은 이 기사( 미국에서 교통 사고가 났을 때 겪게 되는 일 )로써 대신하겠다.

 

 

 마지막으로 미국인들의 운전 습관 중 볻받을만한 부분은 왠만해서는 거리에서 큰 소리로(!!)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들을 한다. 미국 서부에서 차량의 경적 소리를 듣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지만 LA 코리아 타운을 가면 수시로 들을 수 있다고 말이다...이건 그만큼 한국인들 일부가 어디를 가든 자신들의 잘못된 습관을 고수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이런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또한 골목이나 쇼핑 센터로 들어가고 나오는 진입로 등에서 차량이 나오다가도 행인이나 자전거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면 무조건(!!)적으로 차를 다시 뒤로 빼서 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안전 거리 확보의 개념이 좀더 확장된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도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아마 한국 같았으면 차량이 아니라 사람이나 자전거 운전자가 알아서(?!) 피해야만 할 상황이 다분했으리라...

 

 

 ...평상시엔 온화하고 차분하던 사람이 운전대만 잡으면 180도로 돌변(?!)한다는 농담같은 얘기가 곧잘 현실이 되곤 하는 한국 사회...그러다보니 아래와 같은 포스터도 나오고 시쳇말로 운전을 시켜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만큼 상당수 한국인들의 운전 습관이나 의식 수준이 아직까지는 2% 정도 모자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미국 운전자들을 지켜 보면서 잠시 하게 되었었다.

 난폭 운전을 하지 말라는 공익광고의 모습...ⓒ구글 이미지  

누군가가 뒤에서 시끄럽게 경적을 계속 울려대거나 그야말로 짜증스런 또다른 상황이 생겨도 

이렇게 웃으며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한 자락은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구글 이미지 

 

  ...아니 어쩌면 한국 사람들은 너무 마음 한편의 여유가 없는 것이 운전을 하면서도 보여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아둥바둥(!) 서두른다고 해서 얼마나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며, 시간을 어느 정도나 절약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볼때엔 사뭇 회의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글쓴이는 미국인들의 운전 습관 몇 가지를 소개했으며 이를 참고하거나 본보기로 삼아서 한층 성숙된 교통 문화가 한국 사회 저변에까지 깊숙히 정착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친다...

 

p.s:

  글을 보신 몇몇 분들이 글에서 언급한 사항 중 일부는 미국에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하시는데 분명히 법으로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법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들의 의식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 법은 무용지물이 되기가 십상입니다.


 그런 예는 여러분 주위에 너무나 많으니까 굳이 여기에서 언급하고 싶지는 않네요...

 글쓴이는 그런 측면에서 미국인들의 이런 모습들은 법 이전에 이미 오래 전부터 그들의 생활 깊숙히 일종의 의식화가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랍니다. 그리고 설령 미국인들의 의식이 아닌 법을 강조하더라도 미국인들이 그만큼 교통 법규를 누군가가 보던 그렇지 않던간에 철저하게 지킨다는 측면이 있음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어떤 분들은 같은 미국 서부임에도 글쓴이와는 다른 개인적 경험을 했노라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것도 분명히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글이 미국인들의 운전 습관을 가지고 서로 논쟁을 하자고 쓴 글도 아니고, 뭔가를 느끼고 우리도 배워 보자는 취지에서 쓴 글임을 깊이 헤아리시고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글쓴이가 머무는 캘리포니아 주 하나만 해도 그 크기가 한국의 몇 배나 되는 큰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글에서 언급한 모습과 다른 얘기들이 왜 없겠습니까만 이 글의 취지나 방향과는 전혀 별개임을 인식하시고, 굳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교훈적인 측면을 받아 들이지 못하시겠다면 이 기사와는 다른 내용의 포스팅을 한번 써 보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