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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고환율의 수렁에 빠진 여자 유학생들

by 네 오 2009. 3. 9.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해서 올해 들어 한국인 유학생들의 입에 자주 오르 내리는 주요 화제중 하나는 단연 환율 폭등이다. 수출 지향적인 경제 구조와 외환위기 이후 빗장을 완전히 열어버린 금융 시스템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마켓의 공황 상태앞에서 너무나 취약하며 그로 인한 살인적인 고환율의 영향으로 인해서 한국 경제는 지금 중병을 앓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국으로(물론 유럽의 유학생도 예외가 아니겠지만!) 유학을 온 많은 한국 학생들이 심한 경제적 압박을 느끼고 애써 연마하던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잠시 휴학을 하며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니거나 그도 아니면 환율이 조금이라도 진정되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이 부쩍 늘어간다고 보여져서 글쓴이가 개인적으로(!!) 듣고 보아왔던 경험중에서 일부를 한번 소개해보려고 한다.

 

 

 프롤로그

  미국으로 유학을 온 한국 학생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곳에 친척이나 가까운 지인이 있어서 유학을 온 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들은 미국에 나름 뿌리를 내리고 있는 친지들이 있기에 지금과 같은 고환율의 시기에는 친척으로부터 돈을 융통하거나 그들의 집에 머물면서 나름 돈을 아끼고 생활을 하며 환율이 진정되기를 기다릴 여력이 있다.

 

  또한편으로 이곳에 연고는 없지만 학업 성적이 특출하게 뛰어나서 학교로부터 장학금을 받는다거나 아니면 국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고 졸업후 미국에서 취직을 해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는 학생도 있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그나마 전도가 유망한 학과(이를테면 미국 내에서 수요가 많이 요구되는 간호학과나 의예과 혹은 첨단 신약분야를 연구하는 생화학과등등)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나 해당되거나 더 적합한 말이라고 하겠다. 게다가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서 각 주마다 복지,교육 예산등이 크게 삭감되었고 자연히 재정 확보를 위해 대학 등록금과 각종 세금들은 인상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글쓴이가 머무는 캘리포니아 주만 하더라도 주 재정이 파탄 일보 직전에 몰려서 이미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지사가 비상사태임을 천명한 바가 있으며 그 덕택에 올 가을 학기부터는 평균 10% 이상 학비가 인상된다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문제는 위에 언급한 두 그룹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유학생들도 많은데 바로 이런 그룹에 속한 이들중에 상당수가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을 결심하거나 휴학을 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는 것인데, 그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압박은 일단 학비를 떠나서 당장 자신들이 머물 집과 자동차에 관한 얘기로 귀결되기에 이 부분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미국 내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이 대학교로 유학을 온다면 우선 집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학교 안의 기숙사나 대학교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학교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이런 곳들은 다른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도 원하는 곳이기에 경쟁률이 상당하고 그러다보니 적게는 한 학기에서 심한 경우 1년까지도 기다려야만 하기에 좀더 거리가 먼 곳의 홈 스테이나 아파트를 공동으로 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비용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홈 스테이를 하고 있는 어느 주택의 모습

 

 글쓴이가 공부하는 UCLA 주변을 예로 들어보자면, 미국에서는 이 지역을 WESTWOOD라고 하는데 주변은 Beverly Hills, Bell Air, Brentwood 등의 고급 주택 지역으로 둘러싸여 있고 비교적 안전한 편이기는 하지만, room 하나의 렌트 비용을 최하수준으로 잡아도 평균 1200~1600달러나 하기에 1bedroom APT를 2인이 공유하거나 2bedroom APT를 4명이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그도 아니면 좀더 거리가 있는 Valley지역이나 코리아 타운에 거처를 정해야만 하는데 바로 여기에서부터 문제는 시작된다...

 

 남자 유학생 2명이 공동으로 머무는 방의 내부 모습

 

 그렇지 않아도 학교를 다니며 서로 마음이 맞아서 방 하나를 빌려 동거를 하는 남녀 커플이 심심치 않게 보였었는데, 그런 흐름에 살인적인(!) 환율 폭등은 그야말로 불속에 기름을 부은 형국(?고환율로 인해 현재 살던 집에서 나와 좀더 가격이 싼 곳으로 이동하거나 동성 혹은 이성끼리 모여사는 흐름을 총칭함!)이랄까...글쓴이가 아는 여자 후배중에 한 명도 최근 다른 과를 전공하는 일본인 남학생과 동거를 시작했는데 물론 집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하였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친구가 말하길, 만약 자기 부모님이 일본인과의 동거사실을 아시게 된다면 당장 한국으로 끌고 갈 상황이지만 자신은 어떻게든 여기에서 공부를 끝마치고 싶고, 당장 현실적으로 볼때 미국보다도 상황이 훨씬 안 좋고 도무지 비전이라곤 보이지 않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으며 무엇보다도 같이 머무는 일본인 남학생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이 친구는 그래도 생활면이나 사고 자체가 우려할만한(?!) 경우는 아니지만 몇몇 여학생들은 야간에 코리아 타운에 위치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거나 심지어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자동차로 1시간은 이동해야만 한다!) 토렌스 시티의 일본인 술집을 나가서 집값을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한국인도 아닌 미국 친구들을 통해서 듣는 사례가 생기면서 나도 모르게 낯이 뜨거워지곤 하는데 이 얘기는 결말 부분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겠다... 

 하와이에 있는 가라오케로 와서 일을 한번 해보라는 광고의 일부이다. 내용을 보면 숙소 제공은 물론 항공료까지(?!)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미국 유학생들에게 집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는 바로 자동차이다. 

 중고차 매장에 나와 있는 자동차의 모습

 

 동부의 뉴욕같은 대도시는 그래도 대중 교통 수단이 발달해 있고 차편을 바꾸어 타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나 서부의 캘리포니아 주 같은 경우만 해도 자동차가 없다면 돌아다니기가 정말로 힘들다. 위에 집 문제를 언급하며 말했듯이 학교 앞의 집들은 가격이 상당하기에 조금 거리가 먼 곳(자동차로 40~1시간 정도 거리)으로 집을 잡는 경우에, 버스를 이용하려고 하면 보통 40~50분을 기다려야만 하고 차가 끊기는 시간(한국의 광역 버스에 속하는 매트로 버스는 12시 자정을 넘어서도 있지만 노선의 대부분은 주거지역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도 통상 오후 11시 무렵이기에 서둘러 귀가를 해야만 한다.

 

 또한 물건을 구입하려고 대형 쇼핑 몰...이를테면 월 마트 같은 곳을 가려고 해도 도보(보통 집에서 5~6마일은 떨어져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로는 절대 무리이며 자동차를 이용하더라도 적게는 10~20분 사이의 거리에 있다보니까 물품을 많이 구입하지도 못하며 설령 무엇을 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들고 버스 정류장까지 상당한 거리(보통 100미터 이상)를 걸어 나와서 또다시 평균 40여분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내린 후 집까지 적게는 5분에서 많게는 20분까지 걸어야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누군가 코리아 타운에 거주한다면 이 부분에서는 예외에 해당하겠지만 어쩌면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 치안의 부실함이라는 문제가 숨어 있다!)

 

 요즘 미국도 경기가 워낙 안 좋다보니까 대형 쇼핑 몰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할인해주거나 각종 혜택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자동차가 없다면 아무리 싼 가격에 물건을 준다고 해도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되므로 많이 구입을 할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더더군나다 여성의 경우, 야간에 버스를 타게 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흑인이나 멕시칸들로부터 극히 저속한 성적인 농담을 듣게 되거나 심한 경우 육체적 성희롱,성폭력등을 경험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생활비때문에 주거지로 선택한 코리아 타운은 치안이 그리 안전치 못하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관계로 이래저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자동차는 미국에서는 필수라는 말이 나오는데 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새 차가 아닌 중고차를 산다고 해도 최하 4000~6000달러는 줘야만 그래도 중간중간 말썽을 안 일으키고 끌고 다닐만한 똥차(!?)라도 하나 구입할 수 있으니, 지금 같은 고환율 시기에 미국으로 유학을 오거나 이제 막 생활을 시작한 이라면 상당한 경제적 압박을 느끼지 않겠는가. 차를 구입한 후 차량 유지비에다가 자동차 보험료등등을 생각하면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지는 것은 필연이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환율이 계속 오르고 경제 사정이 여러모로 나쁘다보니까 급기야는 한국인 여성의 난자를 매매하고 싶다는 광고도 나오고 있다는데 그 내용을 대충 옮겨보면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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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은 $5,000+α 입니다... 

 

 

 

에필로그

 나라 안팎에서 공히 나오는 말들이 한국에서 이렇게 환율이 오른 시점은 10년전 외환위기 이후로는 처음이라고들 한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고환율로 인해서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술집이나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면서 신세를 망치거나 약물중독등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망가지거나 무너지는 여성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얘기들을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신 한국인 교민들로부터 전해듣곤 했었는데 이제 또다시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려고 하는 것인지 심히 안쓰럽고 답답한 마음이 생겨난다.

 

 좀더 나은 생활과 보다 폭 넓은 시야를 갖추기 위해서 정든 고국을 떠나 온 미국 유학 생활이 그야말로 등골이 휠만한(?!)...말 그대로 사람잡는 환율 폭등으로 인해서 도중에 중단되거나 애초의 목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일부 유학생(특히 여성들)들을 몰아가는 현재의 상황은 그야말로 한편의 비극이며 이런 처지에 놓인 일부 여학생에겐 현실 속의 살아있는 지옥(?!)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글쓴이는 새로 취임한 미국의 오바마 경제 내각팀이 전례가 드문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를 잠재울 실효성 있는 대책들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바라며 그럼으로써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환율이 안정되어서 한국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면서 오늘의 글을 마친다... 

 

 

p.s 

이른 아침에 잠시 접속을 해보니 마치 여자 유학생 전체를 글쓴이가 매도한 양 여기시는 분들이 계셔서 부연합니다. 

 

이 글은 모든 여자 유학생을 대상으로 쓴 글이 아님을 다시한번 분명히 밝혀 둡니다. 그러나 고환율로 인해 일부(!)의 학생들이 글에서 언급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늘어가고 거기에 대한 우려스런 마음과 답답한 심정에서 이 글을 썼음을 헤아리시고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댓글란을 입에 담지 못할 비속어로 채우는 악플은 사양하니까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