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촛불집회자들에게 보내는 조언

by 네 오 2008. 5. 26.

지난 주말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요구하던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을 경찰이 무력으로 강경진압하면서 격렬한 시위양상으로 문화제의 성격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나 감정도 점차 분노로 끓어오르면서 성토분위기 일색입니다.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전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그중에는 이번 경찰의 강경진압을 목격하면서 80년 5월의 광주가 떠올랐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글쓴이 역시 이번에 촛불문화제와 경찰의 강경진압 그리고 시민들이 분노에 차서 과격한 집회양상으로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며 80년 5월의 광주를 생각하면서 몇 가지 유사점을 지적하고 지금의 촛불집회가 진정 집회에 참석하는 분들의 의도와 바램대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광주 민주화 항쟁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의 유사점

여러분도 잘알다시피 1980년 5월의 광주 민주화 쟁은 당시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자유를 억업하는 전두환 신군부정권에 대항해 분연히 일어섰던 광주시민들의 거짓말같은 비극적 이야기입니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세력은 공수부대와 휴전선 부근 최전방에 배치되어 있던 전투병력을 광주에 대거 투입,강경진압을 시작하면서 시민들은 총을 들고 무장투쟁으로 격화되었다가 군인들의 막강한 무력앞에 결국 무너졌고 그 와중에 수 많은 광주시민들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으면서 끝을 맺었던 우리 현대사의 뼈아픈 기억으로만 남아버렸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이란 시간이 흘러 소위 민주화 세력들이 정권을 잡고서야 80년 5월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온 국민의 자유를 위해서 피를 뿌리며 죽어간 이름없는 광주시민들의 넋과 충정을 기리고 이 땅에 두번 다시는 그런 비극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라는 글쓴이같은 이에겐 하나의 이정표와도 같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되고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해서 평화적으로 촛불문화제를 벌이다가 경찰의 강경진압이 시작되고 이에 맞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집회양상이 과격화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80년 5월의 광주가 문득 떠오르고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마음이 자꾸 생겨납니다.

 

지금의 촛불문화제도 80년 5월의 광주처럼 우리네 식탁과 먹거리 그리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염려와 걱정때문에 시작된 순수한 의도의 문화제이지만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점차 집회의 성격이 변질되는 것은 광주의 상황과 매우 흡사해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집회가 계속 전개되면 결국 80년 5월의 광주처럼...

이 땅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원했던 광주시민들의 무장투쟁이 미국의 묵인하에 자행된 신군부의 강경진압에 허무하게 무너진 것처럼 현정부도 시민들의 순수한 요구를 끝내 무시하고 미국과의 FTA를 하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수입을 강행하면서 경찰을 동원해 촛불문화제는 원천봉쇄하거나 강제해산을 시키리라 예상됩니다.

 

80년 5월 광주민주화 항쟁을 잔인하게 무력으로 진압한 후 전두환이 체육관 대통령으로써 근 8년간 이 나라의 정치와 사회질서를 파괴하였듯이 지금 촛불집회를 무산시키고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함으로써 우리네 밥상의 안전성과 국민들의 건강권을 철저히 무너뜨리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나 마찬가지라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요...

 

광주 민주화항쟁을 돌아보면서 촛불 집회자에게 보내는 조언

문제는 광주 민주화항쟁이 무력으로 진압되고 광주시민 학살의 원흉인 전두환은 대통령직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까지도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고 있으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지도 않고 있는 반면에 당시 광주에서 군인들의 진압으로 죽어간 이름없는 사람들의 지인이나 가족들은 20여년이란 시간동안 슬픔과 한에 사무쳐서 살아야만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광주 민주화 항쟁을 일부 반란세력이나 사회 불만을 가진 이들의 책동이나 소위 빨갱이들의 농간이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거나 전두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의 촛불집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방패나 곤봉도 없고 무슨 진압훈련을 받듯이 집회,시위를 전문적으로 훈련받지 않은 부녀자나 노약자,그리고 대다수 시민들이 경찰과 무력으로 맞서면 결국 집회가 해산되고 시위자들이 다치거나 사법처리되는 상황은 필연적인 시간문제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그렇게 촛불집회를 무력으로 해산시키고 시위주동자라며 몇명을 골라 엄중한 사법처리를 함으로써 나머지 촛불집회 참석자들의 입을 막고 저항의지를 서서히 무너뜨리면서 한편으로는 이번 촛불집회를 선동한 일부 불순한 무리들이 있다고 촛불집회 참석자 모두를 매도할 것이며 결국 이런 전후사정을 자세히 모르는 대다수 시민들은 아무리 집회참석자들의 의도가 순수했다 하더라도 집회가 과격양상을 띠고 법을 어기는 행위는 절대 동감할 수 없다며  촛불집회의 의도 자체까지 부정할 공산이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80년 5월의 광주를 보면 열정과 의도는 너무나도 순수했었지만 전두환 신군부정권의 실상과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체 외부와의 연락마저 두절된 상태에서 외로운 투쟁을 벌이다가 결국 진압되고 말았었는데 당시 광주의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에 전두환 정권이 광주 민주화 항쟁을 간첩의 선동이나 일부 반란세력의 준동쯤으로 몰아갈 수 있었다고 글쓴이는 생각합니다.

 

지금의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고 우려를 표하는 여러분들의 순수한 의도와 열정은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순식간에 무력시위를 하게끔 감정적으로 변화되면서 현정부에게 빌미를 주게 되고 이런 식으로 상황이 진행된다면 결국 촛불집회는 원천봉쇄되거나 강제해산되고 말 것입니다.

 

문제는 광주 민주화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한 후 전두환 신군부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현정부가 촛불을 들었던 여러분들을 일부 반대세력이나 정부를 전복하려는 일부 민주화 세력의 사주에 의한 것이란 식으로 치부하거나 매도해서 일반시민들과의 괴리감을 형성하려 하는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글쓴이가 노무현과 이명박이 한미FTA와 쇠고기 개방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한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쇠고기 전면개방의 근본원인은 노무현이 무리하게 추진한 한미FTA체결 때문이었다고 노무현 지지자들에게 날카로온 대립각을 세워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미 촛불집회의 양상이 과격화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감정이 폭발해 버린 상태이므로 현정부에게 불법시위나 집회에 대한 사법처리라는 카드를 뽑아들 빌미와 구실을 충실히 제공하는 셈인데 거기다가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노무현 지지자였고 반이명박 정서를 확산시킴으로써 노무현의 정계복귀를 꾀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보수언론이 몰아가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일부 노무현지지자들의 대책없는 노무현 미화와 쇠고기 전면 개방의 원인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과 해석에는 모두가 눈을 감고 감정적으로 쇠고기 수입반대만을 외치는 사이에 전체 촛불집회 참석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의도는 언제든지 왜곡되거나 오해받을 틈새와 소지가 생기게 마련인 것입니다.

 

당장 글쓴이 주변의 어르신들중에도 이번 촛불집회가 결국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끝났고 일부 시위자들이 연행되었다는 뉴스를 보며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며 노무현을 지지했던 애송이들이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이명박 정부가 별여놓은 졸속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하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쇠고기 전면 개방의 이면에 숨겨진 문제의 핵심이자 본질인 노무현의 한미FTA에 대한 엄중한 비판과 함께 이성적으로 좀더 차분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해나가야만 현정부에 반대하는 일개 세력쯤으로 치부되거나 코너에 몰리지 않는 길이라고 글쓴이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을 못한다고 비판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볼때 촛불을 들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도 소통은 절실히 필요한 덕목입니다.

 

80년 5월 당시의 광주시민들은 순수한 의도와 가슴 가득히 민주화에 대한 열정을 품었었지만 외부와의 연락이 철저히 차단되면서 결국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왜 이런 촛불집회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경찰이 과격진압을 감행하였는지를...

경찰이 강경진압을 시작했다며 분노를 보이고 감정에 호소하는 성토성글만 올릴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들을 어떻게든 누그러뜨리시고 차분하고 객관적인 어조와 생생한 화면중계등을 통해서 보다 많은 일반시민들에게 경찰의 강경진압의 실상을 소상히 알려서 모두가 공감하게 하고 끊임없이 집회의 정당성을 알려가면서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어야만 80년 5월 당시의 광주에서처럼 허망하게 무너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순수한 열정과 의지가 담긴 촛불집회가 80년 5월의 광주처럼 과거형의 역사적 사건으로만 남지 않고 지금 이 시점에서 모두가 희망하는 바대로 실현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Daum 블로거뉴스
이 글에 공감하시면 네모안 엄지를 눌러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