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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흡연을 부추기는 한국 사회

by 네 오 2008. 4. 20.

요즘 블로거뉴스를 통해 여러번 논의되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흡연에 관한 사항들인데 그 내용이 대부분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나쁘다는 글이 주류를 이루는 듯 합니다. 

  

비단 여러 사람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실제 생활에서 담배가 몸에 좋지 않고 유해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또한 금연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올해도 벌써 4월 중순을 넘어가고 있지만 새해 계획으로 금연을 선택했던 이들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글을 읽는 시점까지 그 결심과 계획을 그대로 실천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는 짐작을 해보면 흡연문제는 정말 난제중에 난제인 것 같습니다.

 

글쓴이의 친구중 한명도 소위 말하는 골수 애연가인데 올초 금연을 결심했다가 또다시 포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 친구는 하루에 최소 2~3갑정도의 담배는 간단하게 해치워서 평소에 그의 와이프나 글쓴이같은 금연주의자로부터...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주 잔소리(?)를 듣곤 하는데 흡연문제에 관한 그의 변론(?)이 상당히 일리가 있어서 여기에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주제는 은연중에 흡연을 부추기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 관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분명히 말해두지만 글쓴이는 철저한 금연주의자이며 공공장소에서의 흡연를 아주 싫어한다는 것을 밝히면서 글쓴이가 흡연주의자를 옹호한다는 식의 불필요한 논쟁은 자제하시길 부탁드리면서 본격적인 오늘의 얘기를 시작합니다. 

  

골수 애연가인 친구가 말하는 한국사회에서는 담배를 끊기가 어려운 이유 첫번째는...회식 문화...소위 말하는 술자리 문화때문이라고 합니다.

흔히 한국사회에서 회식이나 술자리를 가지면 서로 상대방에게 술을 강요하고 술도 상당히 빨리 마시는 분위기가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렇게 술을 마시다보면 평상시에는 이성으로 자제를 하던 감정이나 생각들이 통제가 잘되지 않게 되는데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실제로 금연을 결심하고 평상시엔 며칠동안 담배를 안피우던 사람도 술자리에서 술이 한두잔 들어가고 취기가 오르면 다시 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그런 현상은 비단 금연을 결심한 사람뿐 아니라 다른 흡연자들도 마찬가지라서 누군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정말로 흡연 욕구를 자제하기가 쉽지 않다고들 말합니다.  한마디로 담배를 안피우려면 술자리도 피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게 한국사회에서 쉬운 일이 아니란 것입니다.

 

무의식중에 흡연을 다시 하게 되는 두번째 이유는 담배를 안피우면 식사후 왠지 속이 더부룩하고 늘 불안하고 답답하면서 초조해진다고 합니다.

친구가 말하길 담배를 피울때는 몰랐었는데 금연을 하고 며칠 지나면 밥을 먹어도 항시 속이 불편하면서도 입에서는 자꾸 뭔가가 당겨서 계속 먹게 된다면서 덕분에 부쩍 살이 쪄서 입었던 옷들이 하나도 맞지 않고 그것 때문에 또다른 스트레스가 생겼다고 합니다. 

특히나 식후에 담배를 안피우면 몸이 축 늘어지는 듯 하고 의욕이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소위 금연보조제라는 것들도 효과가 별로 없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식후에 흡연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 한개피를 피우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인간관계나 업무에 알게모르게 상당한 도움이 되는데 금연을 한뒤부터는 왠지 그들과도 서먹해진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한국사회는 위에 술자리 문화에서 말했듯 일종의 집단주의와 동지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사회인데 흡연을 하는 행위중에도 이런 부분이 은연중에 작용한다는군요...

 

세번째로 흡연을 자꾸만 하게 되는 이유는 단조로운 일상의 패턴이 흡연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생활속에서 담배를 대신할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취미나 관심사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거나 그럴 여력이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담배도 일종의 생활 습관이며 사회적인 문제라면서 자신도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일정한 시간이나 주기에 담배를 입에 물게 된다고 합니다.

 

가령 학교나 회사에서 수업시간이나 업무 중간의 쉬는 시간을 틈타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뭔가 일상생활에서 담배를 피우는 시간대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거나 주변환경을 바꾸면 금연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무한 경쟁과 먹고 사는 문제에도 허덕이는 한국 사회가 이런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다보니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고단하고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면서 담배로 잠시의 시름을 덜어내곤 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흡연자나 흡연자들 공히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를 이 친구가 지적했는데 그것은 담배는 개인의 기호나 취향의 차원을 넘어서 일종의 중독인데 이것을 자꾸 개인의 문제로만 몰아가기에 알멩이가 없는 소모적 논란만 남아있다고 느낀답니다. 

알코올 중독이나 기타 약물 중독 환자들이 자신의 의지만으로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가 극히 어려움을 아는 이들이 담배속 니코틴의 중독성이 대마초보다 몇배나 강하다는 사실은 왜 그리 인식을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유독 담배만은 개인의 의지 차원이나 취향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아니러니가 아닌가라는 반문을 글쓴이에게 하더군요...

 

정말 담배가 몸에 좋지 않고 끊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흡연자가 있다면 본인의 노력은 말할것도 없고 주변사람들도 그가 무의식중에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계속해서 도와야 하는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사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일상다반사라면서 이런저런 이유들로 자신은 여태껏 금연을 못하고 흡연을 한다고 말하더군요...

 

이상이 골수 애연가인 친구가 말하는 한국사회가 흡연을 부추기는 이유인데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1992년 금연의 날을 맞아 짐 마우스라는 이름의 남자가 담배 154개피를 한번에 피우는 모습...그는 한번에 피울 수 있는 담배수에서 신기록을 수립해 기네스 북의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P.S:

솔직히 그의 말을 들으면서...

그리고 그와 헤어진 후 집에 돌아와서 처음엔 친구의 말이 일종의 비겁한 변명이라 여겼으나 생각할수록 흡연문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담배가 기호품이자 자신의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수단이니만큼 이건 개인의 자유의지나 의사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비흡연자인 다른 이의 입장에서는 담배 연기 자체가 마냥 혐오스럽고 싫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사회속에서 서로간에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끊임없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한편으로 생각하면 개인의 자유의 영역이 과연 어디까지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는데 개인이 담배를 피움으로써 결과적으로 본인의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될때 누군가 그런 모습을 말리고 간섭하는 수위가 어디까지인지도 논란거리입니다.

 

흡연이 개인의 자유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타인의 입장(엄밀해 말해서 여기엔 가족도 포함된다!)에서는 흡연 당사자의 건강을 염려해서 도와주는 입장일수도 있기에 과연 어디까지를 개인의 자유로 보아야 하는지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 문제로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큰 불치병에 걸려서 괴로워하다가 고통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안락사를 원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어디까지나 그건 개인의 문제이니 절대 간섭하지 말고 방치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이 되지 않는 이치와도 같습니다.

 

본질적으로 보자면 자신을 해치고 죽이는 행위라는 점에서 안락사나 흡연이나 크게 다를게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흡연은 개인의 자유영역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정치,사회,철학적인 복잡한 이해관계를 내포한 문제라서 섣불리 단정짓고 말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괴테의 명작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에게 첫번째 행위는 자유로움을 선사하지만 두번째 행동부터는 자유가 아닌 속박의 노예가 된다고 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흡연을 시작하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과 자유의 문제이나 담배에 중독된 후에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분명한 사회 문제가 되어버리는데도 한국사회는 개인의 책임을 크게 강조하면서도 위에서 말한것처럼 은연중에 흡연을 부추기는 측면이 많다고 보여지는데 여러분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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