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거 뉴스]/과학 & 상식

수퍼맨이 촌스러워 보이는 이유

by 네 오 2008. 3. 8.

여러분은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수퍼 히어로중에서 누구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수퍼맨..베트맨..스파이더맨..혹은 엑스맨이신가요...아님 또다른 수퍼 히어로를 떠올리시나요...

 

                                                        수퍼맨ⓒ수퍼맨2000닷컴                                                         베트맨ⓒ구글 이미지

 

 

 

                                                                 스파이더맨                                                                엑스맨  ⓒ구글 이미지

 

 

글쓴이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퍼맨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수퍼맨을 그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여타의 수퍼 히어로들과는 차원이 다른 초능력의 집합체같은 존재가 수퍼맨이었고 특히나 하늘을 나는 능력은 어린 시절의 동심을 크게 자극했던 관계로 저는 수퍼맨 영화를 지금까지 약 50번 정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수퍼맨은 그야말로 만능에 가까운 초능력을 가진 무적의 용사다.

화염속이나 기차바퀴,게틀링 기관총 정도는 간단히 몸으로 막거나 튕겨내며 입에서는

차가운 입김을 불어내 순식간에 불길을 잡거나 물을 얼려 버리고 눈으로는 물체를 투시하고

레이저를 발사하며 하늘을 광속으로 날아다니며 힘도 무한하다. ⓒ수퍼맨 2000닷컴 

 

그러다보니 수퍼맨 영화를 완전히 외울 정도가 되었는데 얼마전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케이블TV에서 수퍼맨 1편을 방영하는 것을 보고서 반가운 마음과 함께 어린 시절의 감회에 젖어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왠 꼬마가 불쑥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에이...너무 촌스러워...빨간 망토에 옷차림은 울긋불긋 저게 뭐야..."

저는 그 말을 듣고 상당히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해서 그 꼬마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얘...수퍼맨이 멋있지 않니..내가 알기론 수퍼 히어로중에서는 최강의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나 이 꼬마는 " 그런 만능 초능력자가 어디 있어요...너무 거짓말같고 수퍼맨 옷이 너무 촌스럽네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른 수퍼 히어로들도 모두 허황된 공상의 초능력자들 아니니..."라고 다시 물어보니 그래도 그들은 수퍼맨처럼 허황되어 보이지는 않는다네요...

 

저는 꼬마와의 대화를 마치고 식당을 나오면서 문득 이런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유독 수퍼맨은 다른 수퍼 히어로들과는 달리 지금의 아이들에게조차 외면을 받게 되었을까요...

그러고보니 2006년에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의 국내 흥행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수퍼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은 작년초에 개봉된 3편까지 모두 대히트를 쳤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 수퍼맨은 지금의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 눈에조차 구태의연하고 촌스럽게 보이는가에 대한 글쓴이 나름의 수퍼맨 영화해석을 한번 하려고 하니 말도 안된다고 여기지 마시고 너그럽게 보아주시길 바라면서 본격적으로 반더빌트식 수퍼맨 영화해석에 들어갑니다...

 

수퍼맨에 감추어진 미국의 이민사와 입양아의 정체성

우선 수퍼맨 1편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짚고 가지요. 만약에 수퍼맨의 내용을 잘 아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건너뛰고 다음 문단부터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지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다른 은하계 소속의 크립톤(KRYPTON) 행성에 조엘이라는 촉망받는 과학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행성이 폭발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크립톤인들에게 경고를 했으나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자 자신의 아들인 칼엘(수퍼맨)만 우주선에 태워서 지구로 보내게 됩니다. 조엘이 지구로 자신의 아들 칼엘(수퍼맨)을 보낸 이유는 크립톤 행성은 붉은 태양아래에 속해 있지만 지구는 노란 태양계에 속해 있는 관계로 붉은 태양아래서 태어난 사람이 노란 태양계에 들어오면 노란 태양의 힘을 받아 무한한 힘과 능력을 갖게 되기에 아들의 신변안전과 자신들이 가까이서 돌보아주지 못하는 아들의 장래에 지구라는 행성이 최적의 장소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지구로 보내진 우주선은 미국 켄자스의 스몰빌이라는 전원풍경이 가득한 마을에 불시착을 하게 되고 우주선속의 칼엘을 발견한 조나단 켄트 부부는 그를 입양함으로써 (조나단 켄트 부부는 아이를 원했으나 아이를 가질수가 없었다!) 클라크 켄트라는 지구 이름으로 키워집니다. 클라크 켄트(수퍼맨)는 성년이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조나단 켄트가 사망하자 결국 집을 떠나 우주선에 남겨진 수정의 힘에 이끌려 북극으로 가게 되고 역시나 수정에 의해 지어진 얼음기지에서 아버지 조엘의 영상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수정속에 기록된 크립톤의 앞선 문명과 지식을 습득한 후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데일리 플래닛이라는 신문사에 기자로 취직해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위기가 닥쳐오면 수퍼맨으로 변신하여 인류를 구하고 지구의 평화를 해치는 악당들에게 맞선다는 것이 영화의 기본적인 내용임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크립톤의 폭발,조엘 부부의 최후, 그리고 우주선에 실린 칼엘(수퍼맨), 성년이 된 클라크 켄트와 조나단 켄트의 모습.뒤로 농가의 풍경이 보인다. 북극기지의 모습

ⓒ수퍼맨2000닷컴

 

이제 수퍼맨의 영화 스토리를 미국의 이민사로 바꿔보겠습니다. 

수퍼맨이 태어난 행성의 이름이 크립톤(KRYPTON)인데 이 명칭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숨은" 이라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변방의 어떤 국가에서 생활이 너무나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가족의 품을 떠나 미국으로 입양되는 아이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아이는 영화속 수퍼맨처럼 조나단 켄트 부부같은 독실한 청교도적 마인드를 가진 선량한 시민에게서 양육되고 클라크 켄트같은 미국식 이름을 갖게 됩니다.

 

특히나 수퍼맨에서 보여지는 켄자스의 스몰빌이라는 마을은 도시가 아니라 농장과 목장이 주류인 곳인데 이는 미국 초창기의 서부 개척사를 상징한다고 보여집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성년이 된 아이는 자신의 진짜 부모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고 급기야 자신의 부모를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과정속에서 원래부터 미국에서 태어났던 다른 친구들보다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나고 훌륭한 사회인이 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며 자신이 속한 사회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서 도움을 주는 진정한 히어로(영웅)가 된다는 소위 아메리칸 드림이 수퍼맨 속에 녹아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수퍼맨은 가장 미국적인 코드와 색채를 가진 수퍼 히어로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님을 여러분도 느끼실 겁니다...

 가장 미국적인 이미지와 색채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수퍼 히어로 수퍼맨ⓒ수퍼맨2000닷컴 

 

 

국제 정세속에서의 미국의 위상 변화와 수퍼맨의 이미지 추락과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미국의 코드를 상징하는 수퍼맨이 지금 시점에서 구태의연하고 촌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잠시 미국의 역사를 먼저 생각해봅시다. 

1970~80년대만 해도 전세계는 냉전의 시기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은 공산주의 국가의 종주국인 소비에트 연방에 맞서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세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경찰국가를 자임했었습니다.

글쓴이도 어린 시절에는 미국을 우리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자 자유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나라라고 동경했었습니다.

실제로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주변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미국을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영화속 수퍼맨도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지구 여성 로이스 레인이라는 기자에게 자신은 지구의 평화와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러 왔다며 과거 미국의 이상과 이미지를 형상화한 인터뷰를 합니다. 

또한 수퍼맨은 다른 여타의 수퍼 히어로보다 훨씬 넓은 전지구적인 범위의 활동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미국이 전세계의 주요 분쟁에 관여하고 조정하는 경찰국가의 이미지와 정말 흡사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1980년이 되면서 우리나라에는 큰 역사적 사건이 벌어지는데 누구나 짐작하시겠지만 다름아닌 5.18 광주 민주화항쟁입니다.

 

이 사건은 아직도 완전히 해명되지 않은 부분과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으로 인해서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이지만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저지른 이런 참담한 만행뒤에는 미국이 이런 상황을 묵인하거나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지식인이나 국민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의혹은 82년 당시 부산 미문화원 방화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국내적으로 반미감정이 비등하게 됩니다.

 

 

또한 1990년대가 되면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로 미국은 이제 누구도 견제하거나 대적할 수 없는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미국은 과거 로마 제국이 표방하던 팍스 로마나(라틴어로 로마의 평화라는 의미임!)라는 구호를 그대로 인용한 팍스 아메리카나를 공공연히 부르짖으며 극도로 오만하고 비대한 제국의 모습을 띠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이 믿는 기독교(개신교)의 강력한 라이벌인 이슬람 종교와 이슬람권 국가들을 크게 자극하고 과거 냉전시기부터 미국에 반대하던 일부 국가들에게 대화와 타협보다는 압도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강압적 외교노선을 고집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반미감정을 더욱 키우게 됩니다.

 

 

 

강경한 힘의 외교를 주장하는 네오콘의 입김이 크게 반영된 부시 독트린과 미국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9.11테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구글 이미지

 

부시 독트린과 이라크 전쟁은 이런 일련의 미국의 외교방침을 대변하는 것이었지만 그 와중에 미국이 더 이상 자유 민주주의의 보루가 아니라는 것을...

전세계적으로 반미감정이 비등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사고가 터지는데 그 사건이 바로 9.11테러였던 겁니다.

 

9.11 테러는 미국이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뒤로는 끝없이 억눌러왔던 이슬람과 제 3세계 국가들의 반감과 증오를 상징하는 사건이었고 미국인들에게는 자유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이미지의 심대한 추락과 함께 여러모로 전 세계 일등시민이라는 환상과 자부심이 크게 훼손되면서 우리가 그토록 다른 나라에게 잘못했는가와 우리가 무얼 잘못해서 이런 벌을 받았는가라는 극도의 정체성 혼란을 가져온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1980년대부터 레이건 대통령의 소위 레이거노믹스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물결이 미국사회를 주도하면서 미국내에서도 가뜩이나 벌어졌던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가속화하면서 1970~80년대 냉전시대만 하더라도 누구라도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고  미국사회의 지도층 인사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공헌하는 진정한 수퍼 히어로가 된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머나먼 옛날 얘기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미국을 상징하던 자유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라는 이미지와 세계 곳곳의 분쟁을 조정하고 평화를 유지한다는 경찰국가로써의 위상 또한 땅에 떨어졌고 미국 내부적으로도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미국의 이상이었던 아메리칸 드림도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리면서 미국의 정신과 이상을 이미지화한 수퍼 히어로인 우리의 수퍼맨은 그 신비한 매력을 어느 순간부터인가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이젠 좀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이겠지만 만약 미국이 글쓴이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이미지들을 다시 되찾고 지금의 세대들에게도 자유나 평화를 수호하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이자 아메리칸 드림을 누구라도 실현할 수 있는 이상향으로 거듭난다면 미국의 아이콘인 수퍼맨도 다시 형언할 수 없는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면서 푸른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긴 글을 마칩니다...

 

 수퍼맨이 자신의 힘의 원천인 태양을 향해 힘차게 날아가는 장면..

결국 푸른 창공과 태양은 희망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수퍼맨 리턴즈

 

 

 

 

P.S:그러고보니 문득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수퍼맨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했던 상상을 하던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동심과 시간들이 몹시도 그리워집니다... 

 

 

 

 

◆수퍼맨 영화해석의 남은 의문점들◆

그렇다면 수퍼맨의 유일한 약점인 크립톤 나이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천하무적의 수퍼맨에게도 약점이 하나 있는데 자신의 고향인 크립톤에서 온 운석(크립톤 나이트)을 가까이 하면 힘을 잃게 된다.

수퍼맨의 강력한 맞수 렉스 루더(케빈 스페이시 분)가 크립톤 나이트를 가지고 서 있는 장면.   ⓒ수퍼맨 리턴즈

 

수퍼맨은 천하무적의 힘을 가졌지만 고향별에서 날라온 운석(크립톤 나이트)이 지구가 속한 태양계의 노란 태양빛을 받으며 뿜어내는 방사능을 맞으면 힘을 잃게 되고 심하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데 이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영화 수퍼맨을 보면 그의 아버지 조엘이 의미심장한 말을 아들(수퍼맨)에게 합니다.

인간들을 도와주되 그들의 역사에 직접 관여하면 절대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입니다...

수퍼맨 정도의 능력과 투철한 정의감이라면 세상 어떤 지도자보다 멋진 정치를 할텐데 절대 안된다는군요...

 

그렇다면 크립톤 나이트는 현실에서 미국의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이민자에게 붙은 낙인이나 원죄같은 것이 아닐까요...

미국은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기에 외국인들이 누구라도 미국에서 출생을 하면 그 나라 시민이 되지만 외국에서 출생해서 미국으로 이민을 하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미국 대통령은 할수가 없습니다. 만약 대통령을 하려면 다시 헌법을 바꿔야 하지만 아직은 너무나 요원해 보입니다.

 

 

아놀드 슈와제너거 주지사도 미국 대통령이 꿈이라지만  대통령을 하려면  헌법을 고쳐야만 하기에 아직은 요원한 꿈으로만 남아있는 상태이지요.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이니까요...그러고 보니 굳센 체격과 다부진 이미지가 수퍼맨을 정말로 많이 닮았네요...!^^* 

 

 아놀드 슈와제너거 켈리포니아 주지사 ⓒ구글 이미지

 

 

크립톤 나이트는 바로 그렇게 외국에서 온 이민족이라는 핸디캡을 붙여서 미국의 정치 전면에는 이방인이 끼어들지 못하게끔 하는 미국의 속지주의 원칙과 헌법을 비유하는 것은 아닐까요...^^*

 

 

수퍼맨에 대한 보다 상세한 보충자료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Daum 블로거뉴스
이 글에 공감하시면 네모안 엄지를 눌러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