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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사회 비평

휴대폰을 분실하셨나요?

by 네 오 2008. 3. 3.

여러분은 휴대폰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나요...

글쓴이는 최근에 제 어머님이 휴대폰을 분실하였다가 4일만에야 다시 찾았는데 그 과정이 글쓴이의 상식에 반하는 부분이 있어서 여기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수요일이었습니다.

제가 조금 이른 저녁시간에 퇴근을 해보니 집에 어머니가 안 계시는 겁니다.

궁금해서 집 전화로 어머님 휴대전화에 전화를 넣어보니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조금 걱정스런 마음으로 기다렸더니 약 40여분이 흐른 후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셔서 저는 물어보았습니다.

왜 아까 휴대전화를 받지 않으셨냐고 물었더니 신호를 듣지 못하셨다며 핸드백을 뒤지시더니 얼굴이 금새 하얘지시는 겁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은행 앞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다가 다른 이의 전화를 받고서 거기다가 휴대폰을 놓고 왔다는 것입니다.

어머니 또래의 연세를 가지신 분들은 건망증도 있고 물건도 잘 잃어버리시니 별로 큰 일이 아니라고 말하며 저는 일단 어머니를 진정시켰습니다...

 

그리고 집 전화로 다시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신호를 보냈는데 받지를 않아서 우선 음성메시지를 남겨두었습니다.

 

얼마 후 어머니 휴대폰 번호로 집에 (집전화는 발신번호가 뜨는 전화기임!) 전화가 왔고 휴대폰을 습득한 이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니 20대의 젊은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남자에게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그리고 지금 만날 수 있는지를 물어보니 자신이 어디 있는지도 전혀 말을 안하고 자신이 다니는 회사 마감시간이라 (그때가 저녁 8시 30분경이었다!) 그러니 끝나고 전화를 주겠다고 말을 하는데 말투가 영 불량하고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제게 반말을 하는 겁니다...

 

글쓴이의 사회경험상 이런 부류의 인간에게서 휴대폰을 돌려받기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에 일단 휴대폰 분실신고를 하려고 해당회사의 고객센터 번호를 114에 문의해서 집전화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시간이 이미 늦은 관계로 상담원을 연결할 수 없고 ARS접수만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휴대폰을 찾고 보니 분실신고 후 이런 메시지가 휴대폰에 계속해서 떠 있었다. 그러나 휴대폰 습득자는 이 경고성 문구에 별로 개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일단 ARS로 분실신고를 해놓고 기다렸지만 휴대폰 습득자에게서는 끝내 전화가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분실신고를 하면 일단 발신은 정지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신자 부담의 콜렉트 콜도 성행하므로 수신금지도 시켜야 하지만 어머니의 휴대폰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에 일단 발신 정지만 시켰었다!)

 

어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휴대폰은 구입한 지 얼마 안된 것(구입한지 1년정도 되어간다!)으로 가격도 50만원이나 주었고 TV방송도 볼 수 있어서 어머니가 무척 좋아하셨던 기종인데 이렇게 잃어버린다는 것이 너무나 아까워서 어머니와 저는 속이 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휴대폰의 모습.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고 난 후 기념으로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8시30분경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어머니 휴대폰으로 집전화가 아닌 글쓴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자 이 인간이 전화를 받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짐짓 목소리를 바꾸어 이 핸드폰 주인되시는 아주머니가 안 받고 왜 당신이 전화를 받냐고 물었더니 글쎄 이 인간이 어제부로 자신명의로 휴대폰 주인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하도 기가 막혀서 다른 회사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그들의 휴대폰으로도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마찬가지 대답이 돌아오더랍니다.

 

그 시점에서 회사 동료들도 그렇고 저도 휴대폰 습득자가 어머니 휴대폰을 자신이 쓰려고 하거나 어디엔가 팔아버리려고 한다는 심증을 굳히고 다시 해당전화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상담을 받아보니 해당전화의 발신추적은 가능하지만 그러려면 해당 이동전화 기지국까지 휴대폰 소유자 본인이 직접 방문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특별히 회사에서 외출증을 받아 어머니와 함께 기지국에서 발신추적을 했는데 이미 전원이 꺼져 있어서 마지막으로 전화를 받고 걸었던 지역만 추적이 가능하답니다.

 

또한 발신추적은 해도 자신들이 휴대폰 습득이나 분실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으므로 해당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하라는 말을 듣고 다시 어머님과 함께 경찰서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해당관할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니 경찰관의 답변이 휴대폰 분실자가 한둘이 아닌데 이걸 어떻게 찾냐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어머니가 휴대폰을 찾아달라고 계속해서 애원을 하자 이것보다 큰 사건이 많다면서 어머니에게 휴대폰을 찾지 못하더라도 자신들에게 책임을 묻지는 말아달라고 해명을 합니다...

 

그러면서 일단 신고접수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반응이 영 시원치 않은 것이 휴대폰을 찾기는 이제 영영 글렀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어머니는 집으로 돌려보내고 회사에 돌아와 동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며 한바탕 분통을 터뜨렸더니 한 회사동료가 자신도 휴대폰 분실후 찾으려고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다가 사례를 한다고 메시지를 남겼더니 그제서야 휴대폰 습득자가 전화를 해서 다시 찾은 적이 있다면서 한번 시도해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마음을 비우고 매 시간마다 전원이 꺼진 어머니 휴대폰으로 음성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휴대폰을 돌려주시면 충분한 사례를 할테니 꼭 휴대폰을 돌려달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휴대폰 분실 후 4일만인 어제 토요일 오전에서야 전화가 왔고 문제의 휴대폰 습득자를 만나서 어머니의 휴대폰을 돌려받았는데 가만히 휴대폰을 살펴보니 이미 자신이 쓰려고 했었는지 휴대폰 충전도 가득 해놓은 상태였으며 빨간색 핸드폰 케이스는 어디다 빼서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내심 치밀어오르는 화를 꾹 참으며 고맙다는 말을 하며 휴대폰 습득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글쓴이의 짐작대로 나이는 대략 26~7살에 검정 가죽잠바를 입고 나왔는데 걸음걸이며 행동거지가 불량하기가 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례비로 5만원을 주었더니 자신이 기대했던 액수가 아니었는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한바탕 욕을 하더니 빼았듯이 제 손에서 돈을 낚아채서 가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일단 어머니 휴대폰을 되찾자 안도하는 마음과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생각할수록 형언할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올랐는데 만약에 그 상황에서 입장을 바꾸어 글쓴이가 휴대폰을 주었다면 무슨 보상을 바랄 것도 없이 가까운 우체국에 맡기거나 휴대폰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안심시킨 후 바로 돌려주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도둑놈 심보란 말입니까...

 

 

또한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은 이들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을 분실하는 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전철 분실물 센터에는 누군가가 잃어버린 휴대폰이 넘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으례히 그렇게 분실물 센터에 휴대폰이 쌓이고 쌓여도 누구 한 사람 찾아가지 않는다고만 보도하는데 실상 글쓴이처럼 휴대폰을 찾으려고 해도 해당 이동전화 고객센터는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는 ARS로 분실신고만 받는데다가 발신자 추적까지만 책임을 지고 있었으며 경찰서에 분실신고를 해봐도 워낙에 크고 작은 사건이 밀려 있어서 일개 휴대폰 분실에까지 수사를 할 여력은 전혀 없는 듯 보이고 휴대폰을 주은 사람도 이깐 휴대폰 하나쯤 내가 어떻게 해도 되겠지하는 부도덕하고 안이한 의식들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듯 해서 몹시 답답하고 화가 나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여러분은 휴대폰을 분실하셨던 경험이 있나요...그럴 때 어떻게 하셨습니까...글쓴이처럼 끝까지 찾으려고 하셨나요...아님 적당히 찾아보다가 그냥 포기하셨나요...

 

 

후기

휴대폰을 분실하고 찾기까지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점이 보여 여기에 적어봅니다.

 

우선 해당 이동전화회사를 제외한 다른 이동전화회사들도 저녁엔 ARS접수만이 가능했고 마찬가지로 발신자 추적은 가능하지만 그나마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다면 아무런 방법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해당 이동전화사는 일반전화로 고객선터에 전화를 하면 무조건 ARS로 연결이 돌아가 버렸는데 휴대폰을 분실한 뒤 일반전화로 고객선터를 호출해도 상담원이 받을 수 있는 체제로 바꾸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시험삼아 다른 이동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F 고객센터를 일반전화로 호출했더니 SK텔레콤은 일반전화로도 바로 상담원과 연결이 되었고 KTF는 두단계정도의 질문을 거치자 역시 상담원이 연결됨을 확인하면서 유독 어머니가 쓰시던 해당 이통사의 고객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이통사의 휴대전화로 114를 누르면 해당 이동전화 통신사의 고객선터에 호출이 되고 상담원이 나오는데 만약의 경우 휴대폰이 없어지거나 파손되어서 긴급한 연락을 하려고 해도 해당통신사의 휴대폰이 아닌 다른 통신사의 휴대폰이나 일반전화로는 상담원을 바로 연결할 수 없었고 그저 ARS로 분실신고같은 간단한 조치밖에 취할 수 없다면 이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글쓴이의 어머니같이 연로하신 분들은 ARS처럼 복잡하고 단계적인 신고를 잘 못하십니다.

실제로 그날도 휴대폰을 잃어버리자 마냥 허둥대기만 하시지 ARS음성메시지를 잘 이해를 못하셔서 제가 대신 ARS 분실신고 접수를 했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 고령화 사회라는데 귀가 어둡고 나이든 분들을 위해서라도 상담원이 저녁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는 휴대폰이 워낙에 대중화되고 분실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경찰도 이런 휴대폰 분실신고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찰탓만 할수도 없는 것이 휴대폰 분실사고같은 사안보다도 훨씬 중요한 사고들이 우리 사회에 넘쳐나니까 거기까지 신경을 쓰기는 사실상 어렵겠지만 그래도 휴대폰 분실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이런 부분에 너무나 무신경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세번째는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어렵사리 휴대폰을 찾고 난 후 생각할수록 휴대폰 습득자가 괘씸해서 주변의 회사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하나같이 휴대폰 습득 후 되찾을 때 습득자에게 모종의 사례를 했었고 그런 식으로 사례비를 챙기려고 일부러 휴대폰 습득장소로부터 멀리 가거나 일부러 시간을 끄는 인간들이 우리 주변에 널렸다는 말을 들으면서 만약에 휴대폰이 엄청난 고가의 물건이어서 분실시 경찰이나 해당 이동전화사에서도 어떡하든지 분실된 휴대폰을 끝까지 추적을 하는 경우라면 이렇게 휴대폰 습득자가 도둑놈 심보를 부렸겠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 사회내 모두가 휴대폰 분실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걸 보면서 작은 물건 하나라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절약했던 과거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의 애틋한 우리네 정서를 완전히 잃어가는 사회가 된것만 같아서 글쓴이는 한편으로 가슴속이 허전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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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진에 올린 핸드폰이 공짜폰이라는 둥 가격이 너무 뻥튀기 되었다면서 글쓴이를 거짓말장이라고 말하시는 분들에게 분명히 말합니다!

블로거 뉴스에서 이 기사를 보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속임수를 감히 글쓴이가 사진까지 버젓이 올려가며 이렇게 글을 쓸수 있을까요?

제가 그래도 명색이 다음의 베스트 블로거 기자중 한명인데 그런 웃음거리가 될 짓을 왜 하겠습니까?^^*

그저 글쓴이는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것이니까 설령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와 맞지 않다고 하더라도 글쓴이를 거짓말장이라고 비난하는 무례는 범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해보시고 생각을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