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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이명박 지지율하락의 진정한 의미

by 네 오 2008. 2. 10.

설연휴동안 TV뉴스와 블로거 뉴스를 살펴보니 이명박 당선인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이미 이명박 당선인의 지지율 하락은 나름대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다른 분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전 지지율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이명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입장, 이명박 당선인이 압도적 표차로 이번 대선에 승리한 것에 비춰보면 너무 저조한 지지율이라는 입장, 인수위의 오만과 어설픈 정책혼선이 빚은 실망감과 불안감의 표출이라고 보는 입장,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으로 결국 자기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다고 실망해서 그렇다는 입장, 이명박에게 보내는 지지는 소위 경제살리기라는 화두에 집중된 조건부지지였는데 현재 대외적 경제여건이 너무 안좋고 그로 인해 이명박 당선인에게 걸었던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해서 조건부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고 보는 입장등으로 크게 나누어지는 것 같다.

 

글쓴이도 이런 원론적인 해석과 견해에 동감하지만 각각의 의견에 대해서 약간 다른 견해를 갖고 있고 좀더 상세하게 내용을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몇자 적어보기로 했다.

 

우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전 지지율과 비교할때 현저히 떨어지는 이명박 지지율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단순하게 비교하면 현재의 이명박 지지율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에 집권하게 된 김대중에게 국민들이 걸었던 시급한 경제회생과 민주화의 열망같은 절박한 기대감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외환위기로 인해 김대중 집권기간동안 모두가 경제회생에 여념이 없는 틈을 타서 이 땅에 거세게 몰아친 극도의 시장주의,신자유주의 흐름을 적절히 견제하고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며 외환위기로 피폐해진  대다수 서민들의 삶의 질을 조금은 개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선 후보시절 서민 이미지로 가득해보였던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던 절대적 기대감과도 또한 다른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애초에 여러가지 도덕적 결함으로 인해 한나라당내에서도 공격을 받았던 인물이며 서민 이미지도 아니었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처럼 민주화 세력을 대변하기보단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의 산업화 세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고도 경제성장에 대한 미련과 향수가 더욱 크게 작용했고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던 절대적 기대감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명박 당선인이 압도적 표차로 대선에서 승리한 것에 비추어볼때 지지율이 너무 저조하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걸었던 기대가 너무나 컸던 만큼 배신감도 훨씬 커진 것이며 그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심리와 참여정부 심판론의 성격이 워낙에 컸던 것이지 이명박 당선인이란 인물에게 개인적으로 전적인 매력을 느껴 압도적 표차로 지지를 보낸게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주위에 이명박 당선인에게 표를 주었다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대부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그리고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의 의미로써 이명박 당선인에게 표를 주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마땅히 지지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제일 나아보이는 이명박을  찍었노라고 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으며 그런 면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한 것에 비해 지지율이 낮다는 의견도 크게 의미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인수위의 오만과 정책혼선이 이명박 지지율 하락의 한 축을 크게 담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말 그대로 인수위의 정책발표는 발표일뿐이며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생활전반에 가시적인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기에 막연한 불안감의 차원인 것이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돌이킬 수 없는 실망감의 표현과 같은 차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하겠다.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으로 인한 실망감에서 지지율 하락을 찾는 입장에 대해서도 이미 공천갈등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었다고 보기에 이로 인해 더 이상의 큰 지지율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범한 시민인 글쓴이도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선거결과를 접하자마자 이제 박근혜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었고 과거 정권을 돌아보아도 계파간의 갈등과 공천문제로 소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일상다반사처럼 되어버린 우리네 정치 현실에서 공천갈등 문제 또한 이명박 지지율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그렇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이명박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는 오직 경제살리기인데 지금의 대외여건상 이 기대감이 충족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급속도로 지지율이 더 하락할수도 있는 일종의 조건부지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은 현재의 지지율 하락에서 민심을 바로 읽어야 한다는 의견에 깊이 동감한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5년뒤에나 자신의 조건부지지를 유지할지 철회할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는 조건부지지가 맞는 말이겠으나 현실적으로는 향후 5년간 번복할 수 없는 결정론적 성격을 가진 조건부지지이기에 마찬가지로 큰 의미를 부여할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과거 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는 모두 총선이 정권 중간기나 후반기에 있었던 관계로 해당정권의 실정을 경고하거나 더욱 힘을 실어줌으로써 민심을 바로 알리는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한 반면에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 두달도 안되어서 총선이 치뤄지고 이렇게 되면 현재 노무현 대통령과 도로 열린우리당인 통합신당에 대한 극도의 염증과 분당위기로 치닫는 민주노동당은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할만한 정치세력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할 가능성이 너무나 크며 그렇게 되면 지금의 이명박 지지율 하락이 당선인 본인에게나 한나라당에게 얼마나 큰 경고의 의미로 다가갈지 글쓴이는 상당히 회의하는 입장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명박 지지율 하락의 진정한 의미는 애시당초 김대중,노무현에게 걸었던만큼의 기대라는 것 자체가 없었고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의 승리라는 부분도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라는 사실과 인수위의 오만과 정책혼선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대부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며 또한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은 우리 정치사에서 흔히 벌어졌던 정치적 구태였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크게 이명박 지지율 하락을 담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당선인에게 보내는 조건부지지 또한 향후 5년간 돌이킬 수 없는 절대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총선마저도 집권 초반기에 걸쳐있어 한나라당의 독주가 예상된다는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때 자연히 예상가능했던 결과이며 그만큼 민심의 경고나 적신호라는 의미로 다가서기보다는 그만큼 그 전의 정권 지도자들에게 보였던만큼의 기대를 이제는 보일틈조차 사라져버렸고 이는 대다수 국민들이 생활고에 너무나 시달리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정치에 대해 혐오나 무관심을 보이는 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일뿐이다.

 

또한 이렇게 이명박 지지율 하락이라는 신호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파고들어 정치적 반전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는 통합신당,민노당등에게 오히려 유의미한 경고의 신호로 보여지며 이는 결국엔 이명박 당선인이나 야당 모두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 땅의 민주주의 정치가 본질적으로 더욱 퇴보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시대적 징표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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