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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목이 쉬어버린 후배

by 네 오 2007. 12. 3.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상단 좌측

 

 

 

 

 

요즘 연말이 다가오면서 점점 모임도 많아지고 괜시리 바빠집니다.

저도 지난 주중에만 벌써 두 차례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이나 선후배를 만나 정담을 나누며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는 것...

정말로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제 후배중에 한명이 그런 모임에서 한 말들이 제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오늘 여기에 한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선후배들중에는 현직교사나 학원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그날 모임에서 만난 이 후배도 현직에 있는 3년차 여자교사로써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중입니다.

모임이 있기 며칠전만 해도 전화를 통해 밝은 목소리로 오랜만에 저를 본다며 좋아했던 이 후배가 어찌된 일인지 회식날 고깃집에 와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았더니 비로소 말을 하는데 목소리가 어찌나 쉬었는지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었다면 아마도 여자가 아닌 남자로 ..그리고 전화기를 통해서 목소리를 들었다면 이 친구인지도 못 알아볼 정도로 목소리가 상해 있었습니다.

 

이 후배에게 왜 이렇게 목소리가 쉬었냐고 자세히 물어보니 이 친구가 말하길 자신은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 녀석들이 수업중에 어찌나 소란을 피우고 떠드는지 자신도 모르게 수업을 진행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계속 무리를 하다보니 그렇게 목이 쉬어버렸답니다.

 

하루에 적어도  5~6시간은 학생들에게 소리를 질러야 하고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여자로써 체력도 딸리고 학생들도 남자교사를 대할때보다 더욱 말을 안 듣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요즘 날씨도 추워져 감기 기운마저 겹치면서 정말 수업시간이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약을 먹고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았지만 체력이 약해진 탓인지 별 차도가 없다며 연신 마른 기침을 내뱉더군요... 

 

그래서 제가 학생들이 그렇게 떠드냐고 물었더니 수업이 시작되고 선생님이 입을 떼기가 무섭게 여러 곳에서 쑥덕쑥덕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럴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답니다. 후배 나름대로는 떠드는 해당 학생들에게 주의도 주어보고 야단도 쳐보았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고 수업에 방해가 되니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말하면 반성의 빛이 전혀 없이 오히려 좋아라 하니 하등 자신의 교육의도가 이 학생들에게 전혀 반영되지 않는 듯 해서 점점 교사인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끼곤 한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학생들은 좀 강하게 꾸짖지 그랬냐고 했더니 현재의 학교 상황에서는 떠드는 학생을 강하게 징계하거나 체벌을 하기도 아주 애매하답니다.

실제로 이 후배도 떠드는 학생중에 몇몇을 불러내 회초리를 몇대 때리고 주의를 주었었는데 다음날 해당 학생의 학부모중 한명이 전화를 걸어 말하길 선생이 아이들에게 좋은 말로 타일러야지 왜 폭력을 쓰냐고 ...자신은 지금까지 자기 아이를 한번도 때린 적이 없는데 고작 수업시간에 조금 떠든다고 선생이 아이를 이렇게 때려도 되냐고 따지더랍니다.

 

그러면서 이 후배가 하는 말이 그래도 자신은 이미 3년차로 접어든 제법 선생티가 나는 교사라고 스스로를 생각하지만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갈등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리고 후배의 갈라지고 쉬어버린 목소리와 마른 기침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공교육의 현주소와 현직 교사들의 애환을 보는 듯 해서 마음이 그리 편치만은 않은 모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후배의 얘기를 들으며 저 역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있는데 옆에서 한 꼬마아이가 계속 고깃집을 돌아다니며 소란을 피우다 급기야 제 등을 치는 바람에 생각을 집중할수가 없어서 참다못해 그 꼬마를 붙잡고 몇마디 꾸중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웬 여자가 눈을 부라리며 아직 어린애가 뭘 몰라서 식당에서 좀 떠들수도 있는 일이지 나잇살이나 드신 양반이 그걸 이해못하고 뭘 그렇게 예민하게 아이한테 그러냐며 오히려 제게 따지더군요...

 

그런 여자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더더욱 요즘 학생들의 기본적 예의의 상실과 교사를 이토록 우습게 보게 된 가장 큰 원인과 책임은 가정교육의 잘못 때문이란 생각을 하면서 쓰디쓴 입맛을 다셔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전반적인 자유주의 흐름과 어설픈 인권개념의 교육 방침때문에 이미 수업중에 학생이 가져야 할 자세의 기본을 망각한 이런 학생들에게 교사가 떠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목을 혹사하기보다는 차라리 모든 학교 교실마다 사설학원처럼 교단에 마이크라도 하나씩 설치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를 설치하면 방음벽을 세워 옆 교실과의 소리를 단절시켜야 하니 돈이 너무 많이 드는 제안인가요...

 

 

 

어쨌거나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목소리가 완전히 가버린 후배가 너무 딱해 보였고 그런 모습속에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공교육의 위상과 교권의 유명무실함을 보았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수업시간에 선생님을 앞에 두고도 끊임없이 떠드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이런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을 알고 계신 분 혹시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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