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저는 오랜만에 사촌누나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요즘은 명절때를 제외하고는 친척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유독 이 사촌누님댁과는 평소에도 왕래가 잦은 편입니다.
사촌누나와 점심을 같이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자식들에 관한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요즘 누나가 고민이 하나 생겼답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고민이냐고 물었더니 사촌누나의 아들...그러니까 제게는 조카가 되는 사내아이가 키가 너무 작아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조카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데 키가157cm정도밖에 안됩니다. 이제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이고 자신의 외모에 관해서 주변의 시선이나 평판에 특히 민감할때라고 생각하면서 저는 사촌누나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누나의 말에 따르면 중학교때까지는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조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학교에 가면 같은 반 아이들에게 키가 작다고 놀림을 받기 시작하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요즘 들어 점점 말수도 적어지고 학교에도 가기를 싫어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조카가 하소연하기를 매년 학년이 바뀔때마다 상대적으로 자신만 점점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네요...그래서 누나가 보다못해 반년전부터는 조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아보고 1주일에 2번씩 한의원에 보내 키가 크게 한다는 침도 맞게 하고 보약도 수차례 복용시켰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여러모로 노력을 해도 효과가 없어보이자 급기야 이 조카가 자기 아버지(그러니까 제게는 매형이 됩니다!)를 닮아서 자기가 이렇게 숏다리에 키가 작은 거라고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사촌누나의 얘기를 듣고보니 매형도 키가 167cm정도 되시니 조카의 말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라 여기면서도 저는 이 문제가 자라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와 고민을 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엔 조카가 사촌누나에게 키 높이 신발을 사달라느니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겠다느니 뼈를 늘리는 수술을 받아서라도 키를 크게 하고 싶다고 떼를 쓰고 있다니 이거 웃을수도 없고 참 난감하더군요...
사촌누나의 얘기를 들으며 저 역시 어린 시절 손발이 유난히 작아 여자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고 저를 보는 어르신들마다 남자애가 이렇게 손발이 작으면 키가 안큰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던 기억을 떠올리며 저는 누나에게 이 문제는 좀더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지켜보라고 권해드렸습니다.
사촌누나와 이런 얘기들을 나누고 집에 돌아오면서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네 사회에서 유독 우리 조카만 키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을까하고 말이죠...
솔직히 TV에 나오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프로필에 기록된 키를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연예인들이 자신의 프로필에 기록된 키를 좀더 크게 적어놓는 이유도 큰 키를 원하는 우리네 사회의 인식때문이 아닐까요...
결혼정보회사의 소개를 통해 맞선을 보아도 남자나 여자 모두 상대방의 키가 너무 작으면 커플이 성사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요즘엔 이런 부분에 대해 말들이 많아 개선이 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회사입사시 이력서를 작성할때도 신장을 기록하는 란이 따로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소개팅이나 미팅을 나가더라도 키가 작으면 남녀모두 인기가 떨어지는 건 물어보나 마나이며 젊은 여성들이 발에 무리가 가는 줄 뻔히 알면서도 그토록 하이힐을 고집하는 이유도 미관상 다리가 길어보이고 주변에서도 그 모습을 좋게 보기 때문일 겁니다...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외모 문제나 키가 크고 작다는 문제가 정말 별게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네 사회에서 이 문제는 결코 단순한 차원의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키 때문에 불편하셨거나 고민하신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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