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이었습니다.
공적으로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전철을 타고 가다가 겪게 된 사연입니다.
그 날도 여느때처럼 저는 전철을 타자마자 앉을 자리가 있는지 좌석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좌석이 두개 비어있어서 저는 재빨리 그쪽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그 순간에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가 옆쪽에 서계신 걸 발견하고 저는 두분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두분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이 노부부가 나누는 눈빛과 표정에 그만 놀라고 말았습니다.
연세는 대략 칠순정도에 두분 모두 사이좋게 갈색톤의 가죽잠바를 걸치고 계셨는데 어찌나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주변 사람들도 한번씩 쳐다볼 정도였습니다. 저 역시 전철을 타고 가며 두분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제가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해서 아쉬운 마음에 전철을 내리는데 마침 그분들도 같이 내리시더군요...
그런데 두분이 전철을 내리시자마자 서로 손을 꼭 붙들고 사이좋게 제 앞을 걸어가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노부부의 다정한 뒷모습은 내게 말없이 많은 걸 가르쳐주고 있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이 몹시 후회스러웠지만 급한김에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다.>
저는 그런 두분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계단까지 뒤쫓아가 그분들을 지켜보았는데 계단끝까지 올라가시면서도 두분은 끝내 손을 한번도 놓지 않으셨습니다...
<계단을 오르면서도 두분은 끝내 손을 놓지 않으셨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는 건 나만의 감정일까...>
공적미팅을 모두 마친 뒤 집에 돌아오면서도 내내 저는 그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요즘 우리네 사회가 어떻습니까.
서로 좋아하고 연애할때나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무렵에는 마치 세상이 끝날때까지 사랑하고 아껴주겠노라고 갖은 맹세를 다하지만 불과 1~2년도 안되어서 헤어지는 커플이 주변에 얼마나 많습니까...
요즘 방송에서도 자주 나오는 박철,옥소리 커플이나 이영하 ,선우은숙 커플의 경우처럼 10여년 넘게 같이 살다가도 이혼하는 커플도 점차 늘고 있지 않은가요...
이렇듯 이혼이 하나의 사회적 추세가 되고 특별한 사건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만큼 빈번해지고 있는 이때에...
두분이 계단을 오르시면서 서로 부축해주고 의지하며 한발한발 올라가시는 모습이 마치 인생의 온갖 난관과 시련을 함께 극복하고 사이좋게 동반자의 모습으로 한평생 살아오신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실 것이라고 느껴져서 제게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부부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제 눈엔 그런 두분의 모습이 세상 어떤 청춘남녀 커플보다 더 멋있고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두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작은 다짐을 하나 했답니다.
오늘 집에 들어가면 사랑하는 이의 손을 꼭 붙잡고 오늘 하루 정말 수고했다고..그리고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해주겠노라고 말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저와 같이 오늘 저녁 사랑하는 아내나 남편에게 혹은 가족들의 손을 꼭 잡고 따뜻한 말 한번 해 보시면 어떨까요...저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귀가하는 시간내내 가슴이 뿌듯해지던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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