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날씨가 부쩍 쌀쌀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제 주변에도 감기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말을 하는 저도 매년 이맘때면 나름 긴장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찬 바람만 불면 감기를 달고 사는 체질이거든요. 저는 그래서 추워지기 시작하면 서둘러 독감주사를 맞곤 했습니다.
올해도 날이 추워지는 걸 느끼며 어제는 독감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저녁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는데 병원에는 저처럼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러 오신 분들이 10여명정도 대기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갓난아기에게 독감예방주사접종을 하려고 온 젊은 엄마도 한명 보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도 흔히 경험하듯이 이 갓난아기가 독감주사를 맞고나자 병원이 떠나가도록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젊은 엄마는 아기를 얼르고 끊임없이 달래도 보지만 아기는 쉽사리 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주사 맞으러 오신 분들 모두가 한동안 그 아기를 주목했지요. 그때 아기가 우는 걸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기가 주사맞은 곳이 몹시 아프고 고통스러운 모양이구나...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지금 울고 있는 아기나 저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기들이야 가식도 없고 솔직해서 아프고 무서운 감정을 자연스럽게 울음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지 사실은 저도 주사기를 보면 왠지 조금은 질리거든요...
그래도 명색이 사내대장부가 고작 조막만한 주사기에 주눅들면 안되지라는 생각을 하며 저는 무심코 주위에 계신 다른 분들의 표정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주사 맞으러 오신 분들 대부분이 독감예방접종을 하며 고개를 돌리시거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걸 보면서 주사기에 대해 저만 유독 겁을 내는 게 아니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내심 위안을 받다가 군대복무시절 주사기에 얽힌 에피소드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제가 군대에 복무할때 잘 알고 지내던 의무병(위생병) 동기가 한명 있었는데 이 친구가 들려주는 말이 부대내에서 예방접종을 한다고 수백명의 연대병력을 일렬로 세워놓고 주사를 놓다보면 아무리 덩치크고 우락부락해보이는 험상의 친구들도 얼굴빛이 하얗게 질리고 많이 긴장한다고요...그 당시 저는 동기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옛 추억을 떠올리며 가만히 우리네 생활을 돌이켜보니 우리 모두는 예방차원이나 혹은 헌혈, 기타 신체검사를 목적으로 주사바늘을 팔뚝에 찔러야 할때가 다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생활속에서 종종 마주치는 요놈의 주사기란 친구는 제가 아무리 친해지려고 해도 정말로 친근감이 안가는 존재네요...
매번 팔뚝을 걷어부치고 주사기를 꽃을때마다 저는 시선을 다른데로 돌리고 심호흡을 하면서 딴 생각을 할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주사바늘이 언제쯤 내 피부를 뚫고 들어올까 조바심치다 살짝 고개를 돌리는 순간에 주사를 맞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그때의 당혹감(?)과 허탈함을 여러분은 느껴보셨나요?..^^*
결국 어제도 똑같은 경험(?)을 한번 더 추가하면서 저는 병원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권총모양의 분사주사기같은 걸로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면 어떨까 하구요.
권총모양의 주사기는 별로 무섭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일회용주사기 바늘은 저에게 원초적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누군가 지금처럼 팔뚝에 맞는 주사기가 아닌 먹는 방식이나 붙이는 파스같은 형태의 주사기를 개발한다면 나같은 사람이나 병원에서 울었던 그 갓난아기의 경우에는 큰 호응을 얻겠다구요...
결국 저는 이번에도 주사바늘과 정붙이는데 또다시 실패하고 말았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주사바늘을 보거나 주사를 맞을때 느낌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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