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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이랜드 점거농성과 강제해산에 대해 나도 한소리...

by 네 오 2007. 7. 21.

이랜드의 비정규직점거농성과 경찰의 공권력투입에 의한 강제해산으로 방송이나 신문이 야단이다.

여기 다음블로거뉴스에서도 이미 여러 분들이 이번 이랜드사태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계심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써

다시 의견을 낸다는 것이 조금 엉뚱하다고 느꼈지만 이 말은 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

 

이랜드의 비정규직해고는 이미 어느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보호할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몇이나 될까?

나같은 평범한 시민도 알고 있고 예측하는 일들을 노무현정부나 국회가 몰랐다면 대한민국은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대의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내가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이런 것이다.

이랜드의 비정규직문제에 왜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까?  사실 관심은 있는데 애써 외면하는 걸까? 

물론 다음 블로거뉴스에서처럼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현장에 가서 직접 기사를 취재해오거나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러나 그런 분들은 극히 일부라고 난 생각한다.

민주노동당 권영길의원이 쓴 글을 보면 밤마다 용역경비업체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이랜드 매장점거를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도 따지고 보면 노동자이다..그것도 비정규직보다도 더 열악한 용역업체 파견노동자인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노동자가 노동자를 공포스럽게 바라봐야 하고 적대시할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가 바로 시장경제를 만능으로 부르짖는 대한민국사회의 필연이라면 억측일까?

 

이 시점에서 난 정말 물어보고 싶다.

 

정규직노동자들도 지금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위해 투쟁에 전부 동참하고 있는가?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번 이랜드 사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고 결의를 다지지만 민주노총 산하 대기업의 노조원들이 이번 사태에 모두 동참해서 투쟁하고 있는가. 민주 노총지도부는 말로는 허구헌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고 하고 산하노조와 사측간의 교섭에서 단골메뉴처럼 비정규직 문제를 들고 나오지만 자신들의 요구조건들이 충족되면 비정규직문제는 뒷전으로 물러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라. 

게다가 한편으로 나를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건 이랜드매장에 입점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랜드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이 손해를 본다고 이랜드가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겠는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장사를 방해하고 파업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원망하고 분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인들의 수만 부풀리게 될 것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상인들도...이런 생존권의 문제마저도 사회구성원들간에 합의가 안되게끔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단지 이랜드 매장의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 것이 이랜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랜드 불매운동을 주장하시는 분들께 묻고 싶다.

그렇다고 두손 놓고 이랜드 사태를 방관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문제를 너무 단순화해서 보지 말고 보다 심층적으로 볼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요즈음 난 자신의 생존권만이라도 지키려고 발버둥치고 노동자들간에 서로를 미워하고 분열하게끔 만드는 이 사회를 보노라면 마치 노동자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본이라는 끈에 매달린 인형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대부분의 평범한 시민들 대부분이 마음속으로는 이런 상황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자신의 입장을 완전히 버리고 나설수 없게 하는 무언의 힘..무서운 자본의 힘의 위력말이다. 지금의 자본주의.시장경제를 부르짖는 대한민국 사회는 자본가가 왕인 세상이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자본가들을 능가 할수는 없는 지경에 이미 도달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누구를 원망할 여유가 없다.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많겠지만 우선 민주노총산하 대기업노조원들이 이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주체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말로만 비정규직 보호하자고 외치지 말고 이번만은 민주노총산하 모든 정규직노조원들이 행동으로 확실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내 문제가 아니라고 주춤거리는 안일한 사고로는 결국 수많은 이랜드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런 행동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간에 분열만 키울뿐이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거짓말 행진을 지켜보는 것도 이젠 인내심의 한계가 보인다.

말로는 서민을 위한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요구마저도 공권력을 투입해서 묵살하는게 민주주의 정부가 할 일인가? 

그렇게 토론을 좋아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가졌다는 노무현 대통령은 왜 한미FTA나 이번 이랜드문제와 같은 국민전반의 생존권에 얽힌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다.

 

내 인내심에 한계가 오면서 문득 이런 상상을 해 보았다. 이건 이루어지기 힘든 상상이지만 제안을 하고 싶다.

요즘 기업이나 스포츠 그리고 사회전반에 능력있는 외국인들을 초빙해서 그 분야를 혁신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차라리 정부의 무능한 노동관계부처 공무원들도 전부 정리해고(?) 시켜버리고 웬만한 노동부처의 일들은 외국의 능력있는 행정가를 데려다 일을 시켜 보자고 말이다. 그게 지금보다는 백번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