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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미국 남자가 19금 성인물을 처음 보는 나이는?

by 네 오 2009. 5. 21.

여러분은 19금 성인물이나 일명 포르노를 몇 살에 처음 보셨나요? 만약 보셨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 그런 것들을 접하게 되셨나요? 친구 혹은 인터넷 아니면 그 밖의 다른 상황에서였나요? 

  필자가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분명히 이번에도 많은 대답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적으로 개방이 잘 되어 있다는 미국 사회의 남자들은 과연 몇 살에, 그리고 어디를 통해서 19금 성인물을 처음 보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오늘은 바로 그 얘기를 하면서 한국의 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 성 담론의 문제점과 함께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정서적 차이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필자가 중3 겨울방학에, 동네 삼류 극장에서 처음 접했었던 선우일란의 산딸기2의 한 장면  ⓒ구글 이미지

미국에서 케이블TV로 19금 성인물을 우연히 보다가 문득 이상함을 느끼다
  여러분은 케이블TV를 통하여 방송되는 심야의 19금 성인영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 만약 보셨다면 그 내용이나 화면의 수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끼시나요. 여성의 가슴 노출은 기본이고 간신히 중요 부위만 아주 작게 모자이크 처리되는 경우가 지금도 비일비재할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케이블TV에서 방영되는 성인물을 간혹 보게 되면서 필자는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렇게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미국 사회답지 않게, 여성의 가슴과 중요 부위는 아주 크게 모자이크 처리되거나 그런 장면 자체를 아예 삭제하고 방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글쓴이가 어떻게 알았냐고요? 필자가 어린 시절에 처음 접했었던 19금 성인영화가 바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피비 케이츠의 프라이비트 스쿨(왼쪽 사진)이었는데, 그 영화를 2년 전에 한국 케이블TV를 통해 몇 차례 접했었고 미국에 와서도 다시 그 영화를 보게 되면서 정교한(?!) 비교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1984년인 중학교 2학년때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플레이 보이라는 성인잡지를 보면서 여성과 남성의 몸이 정말 많이 다르다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었습니다. 당시엔 지금과는 달리 컴퓨터나 인터넷도 없는 시절이었고, 이른바 땡전 뉴스라고 해서 KBS뉴스에세 매일 나오는 전두환의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반발이 워낙에 커서 시청료 거부운동이 전국민적으로 벌어질 때였기에, 집에 TV 자체를 아예 없애 버리거나 텔레비전을 안 보는 이들이 많아서 영화나 영상을 통해 19금 성인물을 접할 기회는 그리 흔치 않았던 때였습니다.


  그러다가 글쓴이가 중3이 되고 고교 연합고사를 치른 이듬해, 그러니까 1986년 1월쯤에, 친구들과 함께 학교 뒤편 삼류 극장을 가서 처음 본 영화가 바로 피비 케이츠의 프라이비트 스쿨과 선우일란이라는 당시 유명 애로배우의 산딸기2였던 겁니다. 

  당시 화면을 통해 보여졌던 여배우들의 풍만한 가슴과 도톰한 입술은 글쓴이에겐 가히 충격이었고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그 기억은 오래도록 남더군요...

  흔히 사람들이 원체험, 그러니까 첫 경험, 첫 만남, 첫 인상등에서 오랜 기억을 간직하게 되듯이, 필자는 유독 프라이비트 스쿨(우측 사진)이란 영화에 대해 말로 표현못할 남다른 애착이 생겼었고 너무나 잘 아는 식상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선가 그 영화가 방영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것을 바라보면서 글쓴이가 처음으로 성에 대한 영상을 접했던 옛 기억들을 떠올리곤 했던 겁니다. 그러니 미국의 케이블TV에서 방영하는 프라이비트 스쿨을 그냥 넘길리가 없었던 것인데, 정말 흥미롭게도 중요한 장면(?!)들은 전부 삭제되거나 완벽하게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비단 이 영화만이 아니라 글쓴이가 한국의 케이블TV에서 간혹 접했던 다른 모든 성인영화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미국 친구들에게 19금 성인물을 언제 처음 보았냐고 물어보다
  필자는 처음엔 미국이란 나라가 성적으로 개방이 되었어도 방송에서만큼은 지킬 것은 철저하게 지키는구라고 생각했고 그런 쪽으로 사고를 정리하고 메모를 해두었었는데, 어느 날 문득 미국 친구들과 19금 성인물을 언제 처음 접했냐는 말을 물어 보면서 그동안 가졌었던 미국 사회에 대한 생각을 크게 수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글쓴이가 미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케이블TV 얘기를 먼저 하면서 성적으로 자유로운 미국의 그것이 훨씬 보수적인 모습이라고 했더니 이 친구들이 그러는 겁니다. 미국의 세계 대전 이후의 세대들, 다시 말해서 자신들의 부모님 세대들이 은근히 보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성에 대해서 얘기를 하기를 꺼려하며, 자신들의 어린 자녀들에게도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성에 대한 컨텐츠나 담론이 넘치는 것을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친구들중 상당수가 자신의 부모님과 성에 대하여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본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성에 대해 보수적인 미국 부모들과 관련된 기사 한 토막: Parents should NOT tell their children what is 'right or wrong' about having sex, say ministers)

  그들의 이런 말을 들으면서 글쓴이는 내심으로 상당한 놀라움을 느꼈었는데, 흔히 한국에서 알고 있기로는 미국은 성적으로 개방이 잘 되어 있고, 부모님과 자식간에도 이 부분에 대해 오픈된 가정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가정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런 상황은 한국 사회와 대단히 흡사하다고 여겨져서 그럼 너희들은 몇 살에 처음 19금 성인물을 접했으며, 주로 어디에서 그것을 보게 되었느냐고 진지하게 물어 보았습니다.

 

한국이 미국이나 기성세대는 성에 대해 대단히 보수적이라는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하다
  그랬더니 이들의 대답하기를 , 대부분 필자와 비슷하게 흔히 말하는 사춘기인 13~14세, 그러니까 중2~ 중3정도의 연령에서 소위 포르노물(우측 사진)을 처음 접하더군요. 성이란 인간의 기본욕구이자 본능이란 사실과 함께 바로 위에서 제시한 연령대부터 성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은 나라, 문화를 초월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당시 글쓴이는 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그런 영상을 처음 접하게 되는 경로도 한국과 아주 흡사하게도 부모님 몰래(!!!) 친구들과 혹은 인터넷같은 은밀한(?!) 경로을 통해서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기존에 글쓴이가 가졌었던 성적으로 자유로운 미국이란 이미지는 일종의 환상이었고, 미국의 기성세대나 한국의 어르신들이나 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고 뜨거우며,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에 비해서 보수적이기는 오십보 백보였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의문스러웠습니다. 미국의 전후 세대인 부모님들이 그토록 보수적이고 케이블TV같은 방송에서도 그렇고, 여러 모양새가 한국과 대단히 흡사하기는 한데, 정작 성에 대해서 이들이 대하는 태도는 대부분의 한국인들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어서, 그 원인이 성교육 때문이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 친구들 대답이, 전체는 아니지만 미국 내의 많은 주와 각급 학교에서는 보통 6~8세때부터 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답니다. 그리고 그 내용도 한국처럼 형식적인 것이 아닌, 여학생들에게 콘돔을 남성의 성기에 끼우는 방법이라든가, 남학생에게는 여성의 배란 주기 계산하기, 각종 피임법 그리고 성교시 흥분한 여성이나 남성의 신체적인 변화같은 구체적인 내용들도 배운다고 하면서 필자가 물어본 그런 측면들도 일정부분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관련 기사 한 토막: Sex education could be made compulsory for five-year-olds)

  하지만 그들은 이어서 말하길, 매년마다 자신들이 학교에서 배운 성교육은 그 내용이 너무나 진부(?!)하고 어떤 때는 이게 성교육인지 아니면 수학 시간인지 헷갈릴 때도 많았었다는 겁니다. 필자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여성의 배란 주기나 기타 신체적 변화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생물학적이기보다는 수치로 다룰 때가 너무 많아서 엄청 지루하고 마치 수학 시간같은 착각이 들어서 지겨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위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듯이 미국의 부모 세대들이 워낙에 보수적인 분들이 많아서 각 학교 내에서의 조기 성교육 자체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으며, 그런 부분에 주 예산을 할애하지 말라는 운동을 하는 이들도 상당하다는 말에는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관련 기사 한 토막: Anger at sex lessons for five-year-olds)

한국과 미국의 성에 대한 사회, 문화적 차이의 원인을 짚어보다
  그런 식으로 이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필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토록 성에 대해서 개방적인 사회인줄로만 알았던 미국이 성에 관해 이렇게 보수적이고 한국과 거의 비슷하거나 닮은 사회적 상황이라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지금같은 한국과 미국과의 차이가 생겼는지를 말입니다.

   미국에서 필자가 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고 곰곰히 생각을 해볼수록, 성에 관련된 한미간의 중요한 차이는 결국 철저한 개인주의적 마인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모든 일을 자기가 알아서 하고 누구의 시선이나 평가를 심각하게 고려치 않다보니, 다른 이의 사생활이나 애정 행각에 대해 한국 사회처럼 관심이 많지 않더라는 겁니다. 또한 개인주의가 확고하게 서 있다보니까 개인의 사생활과 공적인 영역의 구분, 간단하게 말해서 공사의 구분이 아주 명확하며, 이런 부분들이 많은 경우에 있어서 공사 구분이 딱 떨어지지 않는 성이란 부분에서까지 미묘한 차이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제적인 내용의 성교육과 성에 대한 열린 시각, 그리고 그것에 대한 공론과 담론 형성이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반면에 한국은, 바로 어제 다음 뷰에 올라온 미니 스커트 관련 글이나 송윤아, 설경구 커플에게 보여지는 필요 이상의 관심과 비난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성이나 남녀간의 관계에 대한 바른 공론이나 담론 형성 자체가 전혀 안될만큼 매우 폐쇄적인 사회라는 점과 함께, 그것을 해결하려면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 혹은 다른 이의 상황에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바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보다 철저한 개인주의적 마인드를 한국 사회내 구성원 모두가 조속히 확립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성 교육과 성 담론이란...

성교육이란 남녀간에 성의 차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써의 관계를 배우고 사회적 관계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미국친구들의 말 속에 한국 사회의 성 담론이 나아갈 방향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반 더 빌 트

  마지막으로, 미국 친구들의 대답 중에 인상적인 얘기가 하나 있어서 그것을 언급하며 오늘의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그들은 말하길, 성이란 아름다운 것이기에 숨긴다고 해결될 무슨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점과 함께 흔히 성교육하면 남자와 여자의 성에 대한 차이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성교육의 극히 일부분일뿐이며 정작 중요한 것은 남녀간의 관계...그러니까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에 대한 사고를 정립하고 남성과 여성이 사회내에서 평등하게 공존하는 인간적, 사회적 관계에 대한 사고와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왜 한국이 아직도 성 문제에 있어서 이토록 말이 많은지와 함께 그 해결점이 일부 보였다고 필자는 판단하는데 여러분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P.S: 그나저나 필자는, 이 포스팅을 보시는 여러분들이 언제 19금 성인물을 처음 접하셨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