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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시사 평론

통합진보당 사태의 전모

by 네 오 2012. 6. 13.

통합진보당 사태의 전모
민주주의도 아니고 상식도 아닌 광기 그 자체

(서프라이즈 / 카맥 / 2012-05-30)


2주 전 국제방에 올라와 편집자가 놓쳤던 글로,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 가장 세밀하게 분석한 내용으로 판단되어 늦었지만 대문에 올립니다. <편집자주>

나는 진보당의 평당원으로서 그동안 이쪽 저쪽에 얽매임 없이 활동해 왔다. 민주노동당 시절에 당도 내손으로 가입했고, 소위 당권파측 인사들과도 교분을 나누었고, 통합 이후에는 참여당측 인사들과도 교분을 나누었다. 이번 총선 전후 ‘경기동부’논란 때부터 시작해서 최근 중앙위 사태까지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아 여러 구 당권파측, 신 당권파측 인사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비로소 이 사태의 본질과 원인에 대해 나름 정확한 인식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글을 쓰면 당연히 너도 당권파냐? 하겠지만 굳이 본인에 대해 나름 정의를 내린다면 친 당권파 사람 정도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내 나름 많은 생각과 대화 속에 얻은 결론은 이번 사태는 당권장악에 눈이 먼 신당권파의 물불 안 가리는 권모술수와 자주파에 대한 히스테리적 경멸의식을 가지고 이들과 철저히 동맹을 맺은 일부 진보언론, 이 기회에 진보당을 쪼개 대선 승리의 쐐기를 박으려는 보수세력, 보수언론의 요구와 의도가 절묘하게 결합된 걸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장장 한달 가까이, 그것도 소외받는 정치세력이라 할 수 있는 진보당 내부의 일이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현 상황을 도저히 설명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진보당 내의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우기 위해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총동원되어 당내 분란 상황을 1면 톱으로, 그것도 한 달 가까이 올린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언론이 이렇게까지 반응했나? 상식있는 사람이라면 대통령 탄핵이 더 큰 사안인지, 아니면 13석짜리 진보당 당내 분란이 더 큰 사안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신당권파의 패악질도 큰 역할을 했지만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구 보수 세력의 준동이다. 예전부터 봐왔지만 이들은 심상정, 노회찬등을 비롯해 노동운동내 좌파그룹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협이 안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 세력이 좀 더 커서 자주파 진영과 갈등과 대립이 더 격화되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보수세력과 정권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자주파의 정치적 진출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국회등에 떼거지로 몰려오는 상황이라면... 이들에겐 악몽같은 일일 것이다.

국가보안법,  6.15 선언, 평화협정, 미군철수, 한미FTA등 하나같이 수구 보수세력의 존립근거와 관련된 문제들을 국회라는 헌법기관, 정치무대에서 제기하고 싸우려 들 터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좌파들은 하지 못하지만 자주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야권연대다. 굳이 자주파의 통일전선 이론을 말하지 않더라도 진보당 내에서 민주당과의 야권연대를 유시민이 할 수 있나? 심상정이 , 노회찬이 할 수 있나? 야권연대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있었지만 어째든 야권연대의 주역은 당내 자주파였다.

이정희 대표가 자주파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거나 그들의 아바타라는 말은 듣기에도 좀 졸렬하고 유치한 공격이지만 이정희 대표가 당내 자주파와 같은 노선을 걸어왔던 것 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자주파와 같은 노선을 가지고 이정희 대표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총선까지 자신에게 맡겨진 역사적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냈다. 야권연대를 비롯해 진보 통합에 이르기까지 진보정당 앞에 놓인 역사적 대업을 다 이루어 놓고도 이렇게 어이없게 퇴장을 당하는 것을 보며 그를 지지하는 한 개인으로서 가슴이 미어진다.

야권연대의 주역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진보당내 구 당권파이고 자주파였다. 그래서 수구 보수세력 입장에서는 이들을 박살내면 야권연대 자체도 파괴할 수 있고, 야권연대를 파괴하면 정권 재창출의 8부능선은 넘는 것이니 신당권파들의 분탕질이 눈물 나도록 고마웠던 것이다. 지난 10여 년 간 자신들과 경찰, 검찰, 국정원이 못하던 일을 신당권파가 해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수구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이 모든 과녁을 당권파-자주파에 집중하고 공격을 퍼부어 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준호 말대로 총체적 부실, 부정이면 다 같이 부실, 부정 했다는 것인데, 조중동이 단 한번이라도 이석기-김재연 말고 타 당선자나 후보를 공격하는 것을 본적이 있나?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조중동과 이에 부화뇌동한 기타 언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신당권파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당권파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골라 하나씩 터뜨려 주며, 당권파-자주파가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것을 표정관리 해가며 즐기고 있었다고 봐야한다. 
 
사실 이번 선거 문제는 어느 당에서나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인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이런 숨겨진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접근하지 않고서는 절대 진실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글에서는 진상조사 보고서의 내용에 대한 반박은 생략할 생각이다. 이미 이정희 대표가 공청회를 통해 조목 조목 반박했기 때문에 구태여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본인이 당 내외의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과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을 분석하여 이사태의 원인과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도움을 주고자 할 뿐이다.

참고로 언론에서 말하는 구 당권파니 신 당권파하는 구분은 그 기준이 모호하다. 당 대표단, 운영위, 중앙위등 당의 각종 의결기구를 장악하고 있는 쪽이 당권파인데도 언론은 이를 거꾸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경기동부, 울산, 인천등의 표현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해산된 조직의 이름을 통해 사람을 규정짓는 것은 해당 조직에서 활동한 적도 없는 사람들에겐 실례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선에서 달리 쓸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해 실례를 무릅쓰고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표현을 그대로 쓰고자 한다.  


1. 무력화된 중앙 선관위

돌이켜 보면 당 선관위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큰 잡음 없이 선거를 치러냈다. 조준호가 의도적인 부풀리기를 해서 그렇지 실제 문제가 된 투표소는 전국 218개 투표소중 채 10개도 되지 않았다. 진상조사 보고서에서 숫자놀음을 통해 엄청난 뻥튀기를 해서 그렇지 부정사례도 전체로 보자면 채 2%도 되지 않는 정도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비례 선거는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지역위원회가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상근자 한명이 총선도 치루고, 정당 선거사무소 일도 하고, 비례 선거관리 업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역위원회 선관위가 없는 곳도 태반이었고, 있다 해도 상근직이 아닌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서 부실, 부정 사례가 있었지만 비교적 큰 잡음 없이 선거를 치러낸 것이다.

그런데 조준호의 기자회견 후 선관위의 무능을 질타하는 비난이 쏟아졌다. 각 후보 진영조차도 지역위 투표구에 투,개표 참관인을 파견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선관위가 무슨 용쓰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역위원회 상근자들이 선거를 담당하지 않고서는 선거진행 자체가 불가능했다. 워낙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선관위는 선거과정에서 문제가 된 투표함은 대부분 무효처리를 시켰다. 진상조사 보고서에 부정선거 사례라고 나오는 문제의 투표함이나 표들은 이미 무효처리가 된 것들이었다.

당시 당의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 당 선관위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식의 공격이다. 당 선관위가 무능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당 선관위를 쥐고 흔들며 이를 무력화 시킨 조준호, 유시민이 문제였다.

당시 현장투표에서 가장 부정표가 많았던 것은 윤금순 후보측이었다. 예를 들어 경북 어디에서는 유권자 176(?)명에 윤금순 176표가 나왔다. 그런데 선거사무원 서명과 투표자 서명이 전체로 똑같은, 한마디로 선거사무원이 자기 혼자서 유권자, 선관위 싸인 다 하고 표를 투표함에 집어넣은 것이다. 북치고 장구치고 창까지 혼자 다 한 것이다. 

오옥만 측에서 온라인에서 이기고도 현장투표에서 져서 순위가 9번으로 밀려나게 되자 문제제기를 했는데, 이때 이영희측과 노항래측간에 거제 투표함을 두고도 문제가 발생했다. 선관위는 문제의 투표함 전체를 원칙대로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조준호가 나서서 자신이 유시민과 만나 정리할 테니 이정희 대표는 빠져있으라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된 것이 이영희 8번, 노항래 10번이었으며, 무효처리기준 완화를 통한 윤금순 1번 확정이었던 것이다. 물론 과정에서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을 위시한 민주노총 인사들의 당에 대한 협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박상철과 이영희는 현대자동차 실노회 시절부터 같은 조직에서 활동해온 사이다. 결과적으로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조준호 유시민이 나서서 월권행위를 통해 결과를 뒤엎은 것인데, 당시까지만 해도 이것이 오늘의 이 사태를 잉태할 것으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관위가 독립기관으로서 자신의 원칙을 끝까지 굽히지 말았어야 했는데, 대표단의 의견 앞에 굴복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원래 참여당 쪽은 선거판세상 오옥만, 노항래 둘 다 당선시키기 만만찮은 상황에서 선거막판 그래도 당선가능성이 높은 오옥만 쪽에 힘을 집중했었다. 그런데 까고보니 노항래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1,000표 가까이 더 나왔고, 현장투표에서 밀린 오옥만은 9번으로 미끄러진 것이다. 유시민, 권태홍등 참여당 지도급 인사들의 당원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노항래는 대세에는 따라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도 이번 선거가 총체적 부실, 부정 선거였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당시 유시민은 선관위를 무시하면서까지 왜 이런 황당한 판단을 했을까? 참여당쪽 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당시 유시민은 실제 비례10번까지는 당선될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어차피 당선될 텐데 순위변경을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며, 오옥만측의 요구대로 진상조사를 하더라도 당선 될 마당에 충분히 무마가 가능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꼬였다. 바로 은평을 천호선, 안산 단원갑 조성찬의 낙선이었다. 자기들이 지원한 비례도 모조리 낙선하고, 지역에서 당선될 것으로 기대했던 인사들마저 모조리 낙선한 상황에서(전북 남원의 강동원은 당선될 것으로 기대도 하지 않았으며, 참여당 보다는 오히려 민주당쪽에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이 참여당쪽 인사들의 전언이다) 유시민을 비롯한 참여당쪽 인사들의 박탈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들의 박탈감은 총선이후 당 게시판에서부터 ‘경기동부’척결이라는 것으로 해소의 출구를 찾기 시작했고, 급기야 비례선거 진상조사과정에서 비례선거 전체를 부정으로 몰아 구 당권파를 제거하고 당권을 장악하자는 악마의 유혹앞에 자기영혼을 파는데 까지 나아간 것이다.


2. 교활한 언론 플레이어 이청호

당내 선거문제가 한국 정치전반을 뒤흔들 정도의 사안으로 확장된 데는 누가 뭐래도 이청호의 역할이 컸다. 이청호는 정확히 보자면 유시민의 대변인 역할 뿐만 아니라 언론플레이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냈다. 시의원이라는 직위를 이용한 이청호의 폭로(?)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과 자주파에 히스테리적 반감을 가지고 있는 옛 좌파 출신의 진보언론 기자들(프레시안의 여정민이 대표적인 경우), 진중권류의 인간들에게는 경기동부 척결이라는 게거품을 물게 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이청호가 유시민등 참여당쪽 지도부와 아무런 교감 없이 활동했다고 생각하면 그것같이 바보스러운 것이 없을 것이다.

이청호의 언론플레이의 압권은 이정희 대표 공청회이후 더 어마어마한 부정사례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하이에나로 변한 언론의 관심을 묶어 두려는 언론 플레이와, CNP금영재 대표와의 의도적인 전화통화와 이에 대한 언론 공개였다. 전자는 그렇다 쳐도 후자의 경우는 정말 교묘하다 못해 교활하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당권파=종북=부정선거 주범=실세 이석기라는 등식이 만들어지고 있던 무렵, 이에 대한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기 위해 이석기가 당신들에겐 어떤 존재냐 하는 질문을 통해 ‘이석기 당선자는 참여당으로 치면 유시민같은 존재’라는 답변을 이끌어 내고 이를 기민하게 언론에 유포한 것이다.

필자가 들은 바로는 CNP직원들은 자기회사의 창립자인 이석기 당선자를 실제 존경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청호는 이를 교묘히 바꿔 CNP가 아닌 구 당권파의 숨은 실세로 이석기 당선자를 내세운 것이다. 이석기 당선자가 CNP를 창립하고 각종 선거 컨설팅을 하며 참여당과의 통합이나 야권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조언을 해 온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석기 당선자는 이청호와 보수, 진보 언론에 의해 구 당권파의 숨은 실세로 격상된 것이다. 이는 당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 ‘경기동부’논란이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게 되자 ‘민혁당 잔존세력’이 당을 실제 장악하고 있다는 인식을 대중적으로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렇게 미끼를 던져 놓으면 보수언론이 알아서 파헤쳐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당권파=부정선거주범=종북파=이석기 실세라는 등식을 만들 수 있고, 고로 당 혁신을 위해서는 이석기 사퇴와 종북파인 당권파 제거라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청호의 언론플레이는 주효했다. 아니 주효했다기 보다는 보수세력, 조중동과의 이해관계가 완벽히 일치했다. 신 당권파들이 이석기 당선자를 잘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무슨 개인적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정치적 제거를 위해 이토록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이석기 당선자를 놔두고서는 구 당권파제거의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3. 당권에 눈이 뒤집힌 조준호  

조준호가 그동안 얼마나 당내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우기 위한 신념과 열망으로 살아왔는지는 몰라도 5월2일 기자회견부터 시작해 이후 그가 보여 온 행동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일관해 왔다. 공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정확히 확인도 안 된 내용을 가지고 우리 당은 부정과 패권으로 얼룩진 당이었다는 것을 폭로하기위해 기를 쓰고 달려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발표한 거의 대부분의 내용은 일관되게 구 당권파를 공격하기 위한데 집중되었다. 문제는 그가 벌인 행동이 구 당권파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넘어서서 이제는 수습하기조차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당을 완전 궤멸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는데 있다. 어떤 것에 눈이 뒤집혀 사리분별을 상실하지 않고서야 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당을 궤멸시키는 짓을 서슴없이 벌일 수는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신 당권파측에서 말하는 대로 조준호가 저지른 이 어마어마한 행동이 정말 당내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우기 위한 신념 때문이었을까? 미안한 말이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조준호는 그런 정도의 사람이 아니다. 조준호의 이런 상식이하의 행동은 그에게 얽혀있는 이해관계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 이해관계에 조준호의 눈이 뒤집혀 당이 궤멸되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그처럼 무모한 행동을 벌인 것이다. 그럼 그 이해관계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그가 평소에 그처럼 원하던 '당권' 즉 당대표 자리였다.

원래 조준호를 스카우트 한 것은 이정희 대표였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총을 고려한 처사였다. 조준호는 당대표를 시켜만 주면 일만 열심히 할 것이라며 충실히 복무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대표에 오르자마자 마음속 깊이 자리하던 당권장악 욕심이 발동한 것이다. 당 공동대표에 오르고 난 뒤 공공연히 차기 당대표를 하고 싶다는 욕구를 드러내며 돌아다녔다고 한다.

진상조사 결과 발표이후에는 문경식 후보에게 최고위원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능력은 없어도 야심만큼은 대단한 조준호 였다. 지금 조준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또 다른 야심가가 나서고 있다. 현장 한 번도 가보지 않고 명령만 내리면 80만 조합원이 파업에 나설 거라 착각하고 있는 분, 위원장이라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당직, 공직 진출의 꿈을 키우고 계신 분, 자기가 지침만 내리면 민주노총 출신 당원들이 우르르 탈당하여 새 당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민주노총 위원장이다.

조준호는 당대표단 회의에서 진상조사위를 자신이 맡고 싶다, 다만 전권을 달라 주장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정희 대표는 조준호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지 조준호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었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조준호의 야심을 알아채고 조준호에게 사탕발림을 통해 쿠데타 모의에 동참하도록 유도한 쿠데타 주도세력의 작전이었던 것이다. 

신 당권파들의 쿠데타 모의는 총선 이후 교감을 거쳐 진상조사 기간 동안에 본격화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조준호의 바램대로 그에게 차기 당권을 약속하는 대신 조준호로 하여금 부정선거 폭로(?)의 총대를 메게 하였다. 그래서 조준호가 차기대표 약속을 받아내고 첫 번째 한 일이 바로 진상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이었다.

4월29일 부산에서 급거 상경한 이정희 대표는 대표단 회의에서 조준호의 구두보고를 통해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을 깨달은 뒤 사전에 구체적 근거 자료를 제출하고 대표단 토론을 거쳐 5월4일 경 발표 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자 마음이 급해진 조준호는 이정희 대표의 주장을 물리치고 5월2일 일방적으로 부랴부랴 구체적 자료도 없이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만다. 기자들 앞에 나가 한 껏 멋을 부리며 전략기획실 쿠데타 주모자들이 짜준 각본대로 발표를 했지만 자료를 기자회견 내용에 짜 맞추는 결정적 실수를 범한 것이다.

5월2일 기자회견 이후 당 전략 기획실 모임에서 조준호를 차기 관리형 당대표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정성희가 발의하고 권태홍이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당 전략 기획실 내 신 당권파 모임이 바로 이번 쿠데타의 총 본산이었다. 여기까지는 조준호의 바램대로 되어가는 듯 싶었다. 그런데 조준호의 용꿈은 그 뒤부터 깨지게 된다.

조준호는 폭로기자회견을 통해 신 당권파측으로부터 일약 당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우뚝 섰지만, 제대로 준비 안 된 그는 공청회를 통한 이정희 대표의 날카로운 반격과 구 당권파 측의 격한 반발 속에 휘청대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 당권파 측에서는 기왕 조준호가 총대를 맨 거 모든 악역을 조준호에게 맞기고 나중에 버리는 카드를 선택하게 된다.

조준호는 5월2일 기자회견 이후에도 소스코드문제, 중복 아이피문제, 유령당원 문제등 전략기획실 쿠데타 주모자들과 진상조사위에서 주문하는 대로 구 당권파를 타격하는데 선봉에 선다. 심지어 중앙위에서 멱살 잡히는 개고생까지 하며 시키는 대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다. 조준호 입장에서는 이런 자신의 희생을 통해 인천, 울산, 참여당, 노회찬-심상정파가 자신을 밀어주면 충분히 구 당권파측 후보를 누르고 차기 당대표가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머리가 없는 조준호는 돌격대 역할에 부상까지 당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일이 끝나면 팽 다할 운명이란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결국 개고생은 혼자 다했는데 밥상은 인천연합이 내세운 강기갑에게 돌아가 버린 것이다. 이미 신 당권파 측에서는 차기 당대표로 강기갑 내지는 심상정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신 당권파 입장에서도 당원 숫자에서 구 당권파를 압도하지 못하는데다 모든 논란의 중심이자, 원한을 사고 있는 조준호를 차기 당대표로 민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팽을 당하고도 자신이 팽 당한줄도 모르는 조준호의 머리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4. 언론플레이의 달인 유시민

총선 결과 천호선, 조성찬 낙선과 참여계 비례후보 전원 낙선으로 흥분한 유시민은 쿠데타 주모자들과의 모의 속에 진상조사보고 기자회견이 있기 얼마 전부터 당 게시판, 언론 등에 언론플레이를 하였다. 앞으로 진상조사 보고에 대해 경악할 만한 내용을 보게 될 것이라는 식으로… 사실 유시민은 자신이 파견한 박무를 통해 모든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 물론 진상조사 과정에서 일부 현장투표 말고는 심각한 내용이 없었던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뻥튀기를 해서 '총체적인 부실, 부정선거'로 몰아야 했고 여기에 동원 된 논리가 바로 소스코드 조작설, 중복아이피설, 유령당원설 등등이었다. 이시기에 각 정파의 우두머리 격이 모인 전략기획실 쿠데타 모의자들 사이에 이왕 판을 만든거 전체적인 부정선거로 몰아 이석기, 김재연을 쳐내고 이 여세를 몰아 당권파를 제거하여 당권을 장악하자는 합의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석기 당선자를 과녁으로 삼은 진상 조사 보고서는 그렇게 탄생된 것이다.

유시민이 애국가 논란을 일으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언론의 동향을 보면 이정희 대표가 공청회를 하면서 언론이 한발을 빼는 모양새였다. 왜냐면 너무도 사실적으로 조목조목 반박을 하다보니 언론들도 이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며, 문제가 진실공방으로 흐르면서 혹시나 자신들이 했던 말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시민의 애국가 논쟁이 등장한 것이다.

자유주의자 유시민이 언제부터 국가주의적 냄새가 나는 애국가를 사랑했단 말인가? 유시민이 애국가 논쟁을 일으킨 것은 조중동의 손을 빌려서라도 당권파=경기동부=종북세력=이석기,김재연으로 몰아가고 싶었던 열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종북의 피 냄새를 맡은 보수세력과 조중동을 비롯한 하이에나 보수언론들에게 유시민의 애국가 논쟁은 더 강력한 유인제로 작용하였다. 유시민의 애국가 논쟁에 가장 먼저 화답한 것이 새누리당이었다.

이런 걸 두고 이이제이라고 그러나? 유시민의 이러한 행동은 이미 이념적으로 변질된 인천연합이야 신경쓸 것이 없고, 그나마 이념적 지향이 있는 울산연합의 경우에 약간의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한 배를 탄 마당에 그들이 이 문제로 이탈 할 수는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언론플레이의 압권은 이석기 당선자와의 면담 건이었다. 면담을 요청한 것은 유시민이었다. 그런데 면담이후 언론에 대고 구 당권파 측에서 자신에게 당권을 줄테니 지분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자신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언론에서 이석기 당선자가 당권-지분 거래를 제안했냐?고 하니 그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데 당시 어떤 언론이 이석기 당선자와 구 당권파를 구분해서 보고 있었던가? 이석기 하면 구 당권파의 실세라고 단정 짓는 것이 일반적인 보도였다. 그래서 언론은 유시민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권파=이석기=당권,지분 거래제안 이런식으로 썼던 것이다.

참으로 교묘한 언론플레이다. 어쩌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명이었던 유시민이 이리도 조잡하고 허접하며 교활한 정치인으로 굴러떨어졌는지 정말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유시민이 말했던가? 진보의 영혼은 팩트에 있다고… 그가 영혼을 판 이상 이제 그에게 팩트건 나발이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직 나에게 무엇이 이익인가? 하는 것만 남은 것이다. 이 시점에서 강금원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유시민은 우리와 그 무엇도 상의한 적이 없고, 자기 마음대로 갔다. (노무현)대통령도 그런 면을 싫어했다. 남을 위해 정치를 해야지 나를 위한 정치는 곤란하다"

유시민의 언론플레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선관위에서 각 시도별 득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떠들어 댔다. 무엇이 두려워서 선거결과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구 당권파와 한통속인 선관위원장이 이미 이정희 대표를 위시한 구 당권파측에 구체적 선거결과를 보고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던 모양인데, 구 당권파 측에서 선거결과가 공개되면 뭔가 크게 두려운 것이 있는가보다 하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선관위원장은 이미 자료를 진상조사위에 다 넘겨서 구체적 선거 결과를 알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정희 대표를 위시한 누구도 선거결과를 알 지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오직 자신만 구체적인 선거결과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유시민과 조준호가 강하게 압박해서 온라인 선거를 담당했던 업체 사장이 시도별 득표현황은 물론 개개인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까지 열어서 유시민에게 보내준 것이다.

물론 그전에 박무가 데이터 원본은 시디로 가져갔다. 사장이 당에 보낸 공문에 이 사실이 적혀 있더라나… 그런데 문제는 업체사장이 이 자료를 메일로 보냈다는데 있고 이것이 이미 검찰 손에 넘어갔다고 보는 것이 정답일 것이라는데 있다. 보수단체에서 검찰에 이번 부정선거 시비 관련해서 고발했는데 당연히 검찰이 업체사장 메일을 압수수색 하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이번 비례선거에 참여했던 4만5천여 당원의 투표정보가 유시민과 진상조사위원은 물론 이미 검찰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이게 그들이 그토록 말하는 민주주의와 상식에 맞는 행위일까? 사실적으로 말해 유시민, 박무, 조준호는 형사법으로 처벌을 당해도 아무 할 말 없는 사람들이다. 조준호가 투표 데이터를 다 까서 자신에게 달라며 선거시스템 업체 사장에게 했다는 말이 가관이다. 일기 쓴 사람이 일기장 달라는데 뭐가 문제냐? 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상식이하 정도가 아니라 무뇌아 수준이다. 조준호에게 묻고 싶다. 4만5천여명의 일기를 네가 다 썼냐?   
     

5. 기회주의의 대명사 인천 신당권파

윤금순 후보는 자신이 정파의 후보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 전국여성농민회 후보라는 타이틀을 동원했다. 그런데 좀 유치한 느낌이 들었다. 전국 당원들 중 전여농 당원들이 몇이나 되나? 대략 500명도 안될 것으로 추산된다. 윤금순 후보는 전여농 후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뿐, 실은 인천쪽 신 당권파의 후보였다. 원래 인천쪽 신당권파 상층에서 이정미도 비례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터라 윤금순과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인천 신당권파측은 정치노선상으로 보자면 범 자주파의 정치 노선인 자주민주통일 노선을 이미 오래 전에 폐기했다. 기층 현장단위에서야 뭐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지만 상층부가 이미 자주민주통일 노선을 폐기한 것만은 사실이다. 정치노선과 이념이 폐기된 자리에 남는 것은 오직 권력욕밖에 없다. 그러나 그동안 인천쪽은 당내에서 구 당권파에 밀려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그래서 주도권을 찾고 당권을 쥐는 일이라면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가 되는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통합당시에는 좌파와 손잡고 구 당권파와 구 참여계를 치다가 통합이후에는 구 참여계, 좌파와 손잡고 구 당권파를 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인천 신 당권파 상층에서는 윤금순을 사퇴시킬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이들의 좌장격인 김성진도 낙선한 마당에 윤금순 까지 물러나면 인천입장에서는 국회의원 한명도 없고 당권도 쥐지 못하는 빈껍데기에 불과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조준호의 오버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파급력을 낳았다. 그들 스스로도 감당이 안될 만큼… 어느쪽에 붙어야 유리한가 하는 후각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들은 재빠르게 윤금순 사퇴카드를 내고 쿠데타 세력으로의 합류를 선택한 것이다. 이것이 그토록 갈망하던 당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이후 만약 야권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라도 실현되는 날이면 공동정부에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윤금순 사퇴는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던 세력이 어느 날 갑자기 정의의 사도로, 당 혁신의 기수로 탈바꿈하는 기막힌 반전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현장투표함 부정선거 시비에 따른 무효표의 대다수는 윤금순 후보 표였다.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 졌더라면 윤금순 후보는 사퇴를 했어도 열 번은 했어야할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가관인 것은 윤금순 후보가 사퇴하면서 낸 성명서였다. ‘일말의 부정도 없었지만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사퇴한다’

정말 어쩌면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전여농과 함께 농민운동을 하고 있는 전농 분들이 하는 말이었다.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이정미가 구 당권파를 찾아와 1,2,3번 사퇴하자고 제안했지만 구 당권파측에서 당연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들의 표현대로 인천쪽 후보도 사퇴하니 경기동부쪽 후보도 사퇴하라는 식이었다. 눈에 흙이 들어갈 지언정 소위 구 당권파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사람들의 심금을 자아내던 윤금순의 연극무대도 이정도면 블록버스터 급이다.


6. 울산 신당권파 상층은 왜 쿠데타에 가담했나?

울산 신 당권파의 좌장격인 정대연이 총선 전에 전략기획실에서 쿠데타 주모자들과 어떤 논의를 했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5월2일 이후 중앙위 사태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보인 행동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울산, 부산, 경남을 아우르고 있는 울산 신당권파의 영향 하에 있는 당원들만 10,000명 가까이 된다. 더군다나 한국 노동운동의 큰 축이며 노동운동의 메카라고 하는 울산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 울산이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은 심상정과 권태홍, 유시민의 시다바리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너네도 당권파로 몰려 뒤질래? 그게 싫으면 닥치고 따라와! 동네 양아치들의 이 말 한마디에 주눅든 겁 많은 거구의 유도선수가 고개 푹 숙이고 뒤따라가는 꼴이라고나 할까? 지금 한국 민중운동의 주요한 담당자였던 범 울산(부산, 울산, 경남)의 실질적 리더는 구 참여당의 권태홍과 그 위에 있는 유시민, 그리고 심상정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위때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간에 1,2번 안건은 처리하되 3번 안건(비례대표 사퇴내용을 포한함 혁신안)은 추후 전국운영위 등에서 재논의 하자는데 까지 합의가 됐었으나, 권태홍이 반대하고 심상정이 무시했다고 한다. 이들이 반대하니 울산 신당권파 상층은 말 한마디 못하고 이들 입장에 동조한 것이다. 그러니 부산, 울산, 경남의 진짜 실세이자 지도부가 권태홍-유시민-심상정이라는 것이 과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인천쪽 상층부야 그 기회주의 속성이 오래전부터 보여 왔던 자들이라 충격적이지 않았지만 울산 상층부가 결정적인 순간에 등에 비수를 꽂고 쿠데타 세력의 품에 안긴 것은 구 당권파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현재 울산 신 당권파 내에서도 이 문제로 인해 내분이 있다고 하는데 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 상층부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울산 북구 선거 패배와 창원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피해보고 싶은 생각과 이 기회에 구 당권파를 몰아내고 당의 주도권을 쥐고 싶은 생각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권파로 몰리기 싫은 비겁함도 있었다고 본다.

진보당에게 있어서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충격은 관악을 사건이나 원내교섭단체 진입 실패가 아니라 울산, 창원등 노동자 밀집지역인 영남 전패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측 후보가 그렇게 중량감 있고 쎈 후보도 아닌 조건에서 전패했다는 것은 울산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구 당권파측은 어쨋든 자신들이 낸 후보는 다 당선 시켰다. 그런데 울산은 자체적으로 야권연대 어쩌고 하면서 있는 폼은 다 잡았지만 결과는 전패하고 만 것이다.

총선 시작 때 부터 경기동부 논란을 시작으로 참여당계에 의해 김창현도 손석형도 경기동부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또 선거이후 울산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상황에서 조준호가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하자마자 이들은 ‘우리는 구 당권파도 경기동부도 아니다’를 해명하는데 급급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선거패배의 책임과 함께 당권파-경기동부로 몰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건의 진상을 잘 알면서도 국민여론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식으로 비겁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옛 말에 하늘에 지은 죄는 사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근안 같이 구천에 사무칠 죄를 지은 놈들은 하느님 할아버지가 와도 용서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놈들이 목사 행세를 하고 있느니 이 나라야 말로 미쳐 돌아가는 나라인 것이다. 오늘 울산 상층부가 하는 행동도 하늘에 지은 죄와 진배없다고 할 것이다. 당권 욕심에 사로잡혀 허위사실로 동지를 모함하는데 동조한 행위가 결국은 정권과 수구 보수세력의 당 파괴 책동에 대문과 안방 열쇠까지 내준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울산 상층부는 이 역사적 대죄를 누구에게 기도해 사함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7. 구 당권파의 정공법 대응

구 당권파는 진상조사보고서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을 이번 사태 해결의 핵심적 사안으로 보고 있었다. 진상조사보고서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을 핵심으로 본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이의 허위성, 악의성, 조작성을 폭로하면 당연히 그에 기반하고 있는 비례후보 사퇴요구, 비대위 구성건도 설자리를 잃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정희 대표가 진조위의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집을 들고 직접 공청회를 열었던 것이다. 이대표의 공청회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동안 이정희 대표를 심정적으로 아끼고 있었던 사람들의 반향이었지, 신당권파가 장악하고 있는 당원들까지는 아니었다.

원래 진실공방이란 것이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공격하는 측이 유리하지 해명하는 측이 유리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당시의 언론 환경은 그야말로 어떤 언론사도 구 당권파의 주장을 비중 있게 보도해 주지 않는 원사이드 게임이었다. 논리는 만들어 내기 나름이며, 더군다나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측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는 제거하고 유리하다 싶은 정보만 언론을 통해 흘리는 조건에서 구 당권파의 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한 허위, 조작 폭로는 처음부터 국면을 뒤집을 정도의 폭발력은 가지기가 어려웠다.

구 당권파 측에서 방심했던 측면도 있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 진상조사의 핵심의제가 1번 윤금순과 9번 오옥만 사의에 벌어진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었으므로 진상조사과정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이지 무슨 문제가 있겠냐 하는 식으로 크게 관심을 돌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진상조사단이 꾸려지고 당내 전략기획실의 쿠데타 주모자들이 흉계를 꾸미고 있던 시점에서도 이정희 대표는 부산에 내려가 현장 노동자들과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사무총장을 비롯한 대다수의 구 당권파들도 각 지역에 내려가 총선에 출마하고 난 뒤 뒷정리를 해야 할 시점에서 진조위에 크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진조위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이청호가 소스코드 조작이니 어쩌니 떠들어 대고 유시민은 여기에 더해 경악할 만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등 언론플레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진조위 구성 자체도 편파적으로 구성하면서 진상조사 보다는 일방을 공격하고 제거하기 도구로 사용한데다 이 대표를 비롯한 구 당권파 누구에게도 진조위원이 누군지, 어떻게 조사가 진행되는지 일체 알려주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진상조사 과정에서 이미 무효화된 현장투표 말고는 특별한 내용이 발견된 것이 없었다. 그동안 IT업계에 종사하며 온라인 투표 진상조사를 담당했던 박무도 나중에 소스코드를 몇 번 손 본적은 있지만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실제도 그랬다.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써 온라인 투표를 담당했던 업체정도 규모의 회사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이것은 박무가 더 잘 알고 있는 사항이었다. 구 당권파 입장에서도 온라인 조작이나 현장 부정투표가 아니라 정상적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1등을 만들 수 있는데 구태여 부정한 방법을 쓸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만일 온라인 부정투표가 있었다면 그 혐의는 오옥만 측이 가장 유력하다 할 것이다. 

다 알려진 사실처럼 오옥만은 제주도에서 1,400여표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했다. 물론 자기 종친사람 1,500여명을 집단입당 시킨 결과이기도 했으나 노동자들같이 현장이 아니라 한 가정집 또는 사무실에서 몇 백명씩 투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종친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연세가 드신 분들일 텐데 그런 분들이 한 대의 컴퓨터에서 몇 백명씩 찾아와 투표하려면 줄서서 기다리면서 투표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광경은 목격된 적이 없다. 오옥만후보는 제주에 콜센터 3개를 운영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중복 아이피 투표도 오목만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상황을 종합 해 보면 이번 사태는 확실히 기획된 흔적이 보인다. 진상조사보고 기자회견 며칠 전에도 조준호는 구 당권파 당직자들에게 진상조사 해 봤는데 별문제가 없더라고 이들을 안심시키는 설레발을 치는 노련함(?)을 보여 주었고, 상황이 심각함을 알고 급거 상경한 이정희 대표가 주재한 대표단 회의에서도 문서공개가 아닌 구두공개만 함으로써 구 당권파가 대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게 조준호 머리에서 나왔을까? 조준호는 그정도로 치밀한 사람이 아니다는 것이 그동안 조준호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공통적 주장이다. 사실 조사결과 발표 당일날 까지도 조사보고서는 없었다. 만드는 중이었던 것이다. 대표단 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지면서 시급하게 발표해야 했기에 조사보고서 조차도 없는 언론플레이용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것이다.

구 당권파를 찍어내기 위해 이석기 후보와 관련한 자료만을 골라 집중적으로 조사했던 진상조사위와 이들의 지휘기관인 전략기획실 쿠데타 주모자들은 이때 상상을 불허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그것이 바로 ‘총체적인 부정과 부실로 몰아가자, 그래서 모든 후보를 사퇴 시키고 당 내에서는 비대위를 만들자, 아마 이러면 구 당권파는 반드시 반발할 것이다. 구 당권파가 반발하고 버티면 모든 부정의 주범으로 구 당권파를 몰고 이들을 고립시킬 수 있다. 언론과 여론은 우리편이다. 이후 우리가 다수 이므로 충분히 당권을 잡을 수 있다. 우선 비례 1,2,3번 사퇴의 여론을 만들어가자’ 이런 술수를 꾸민 것이다. 여기서 당권을 매개로 윤금순 사퇴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인천을 달랜 것이다. 방심하던 구 당권파가 권모술수와 흉계에 이골이 난 신 당권파들에게 치명적인 카운터펀치를 맞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만약 구 당권파가 이번 사태에 대해 처음부터 조중동과 합세한 신당권파의 당권 찬탈음모, 자해공갈단식 누명씌우기 분쇄로 전선을 쳤더라면 양상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구 당권파가 이것을 모를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신 당권파 측에서 이런식으로 까지 눈이 뒤집혀서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전 민중운동시절부터 민주노동당에 이르기까지 대립과 갈등이라 할지라도 양쪽모두 어느 정도의 사실에 기초한 대립과 갈등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사실여부를 떠나 보수언론과 사이비 진보 언론들을 등에 업은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이었다. 구 당권파는 마지막 선은 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즉, 이 전선을 치게되면 어느 쪽이 나가든 당이 쪼개지는 것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눈이 돌아가 이성을 잃은 자들은 금도고 뭐고 없었다. 구 당권파는 고지식 하리만치 반격을 하더라도 사실에 입각한 반격을 하고 싶어 했다. 신 당권파와 같은 방식의 반격은 그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된다는 생각이었으며, 정치가이기 전에 운동가로서 소유한 사상과 신념이 이를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8. 법조인 이정희의 중대결단

변희재, 진중권류의 인간들이 이정희 대표가 구 당권파의 아바타라고 말하는 것은 구태여 대꾸할 필요가 없는 실성한 소리 정도로 들으면 맞을 것이다. 이정희 대표가 전국운영위 때나 공청회, 그 이후 유령 주민번호문제까지 언론과 신 당권파의 무차별 공세 앞에 자신의 정치인생을 걸고 잘못을 바로잡으려 나선 것은 누구의 조종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쿠데타 주모자들의 모함 속에 죄 없는 당원들과 동료들이 부정선거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대표로서 이들의 누명을 벗겨줘야 한다는 책임감, 변론의 기회도 주지 않고 언론재판을 통해 인격살인을 저지르는 행위에 대한 견딜 수 없는 법조인으로서의 양심 때문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중앙위 안건확정을 위한 전국운영위 때부터는 구 당권파 누구도 이정희 대표를 막지 못했다고 한다. 전국운영위 사회를 자신이 다시 맡겠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은 평소 그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이정희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면 되는 위치였지, 언론의 포화를 맞아가며 자신이 직접 나서서 유령주민번호, 유령 당원명부등의 문제에 대해 일일이 해명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구 당권파들도 그녀를 정치적으로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이정희 대표가 직접 쿠데타 주모자들의 행위를 폭로하는 투쟁에 나서겠다는 중대결단을 한 이후 그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 장면에서 권모술수와 패거리 정치, 세 치 혀로 사람의 귀를 농락하려는 정치인 유시민과 어떠한 인격적 모욕과 정치적 타격을 받더라도, 심지어 전도 앙양한 촉망받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치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결코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진실 앞에 당당한 모습을 보인 이정희 대표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랬다. 유시민은 이미 그렇고 그런 일부 패거리 정치집단의 우두머리 정도로, 잔챙이 정치인 정도로 굴러 떨어졌다. 소탐대실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강심장을 가진 그 누구라도 이정희 대표의 자리에 있었다면 그녀처럼 행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 조준호 기자회견 후 민주노총 산별 대표자들이 이정희 대표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금속노조 박상철과 화섬연맹 이상진이 이정희 대표 면전에 욕설과 함께 ‘인간의 탈을 쓰고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패악질을 한 것이다. 아무리 인간 말종들이라지만 공당의 대표에게 그것도 여성에게 함부로 이런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미 그들은 노동자의 대표가 아니라 쓰레기이자 패륜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백 번 양보해서 이정희 대표가 구 당권파의 아바타였다 할지라도 그처럼 견디기 어려운 모욕과 압박, 정치적 몰락을 감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이정희 대표가 당장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과 인격적 모독을 당했지만, 이 사건을 통해 그녀는 세상 그 어떤 정치인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것을 얻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정희 대표 자신도 여리고 똑똑한 정치신인에서 어떤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는 철의 심장을 가진 정치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을 텐데 이것이 그녀가 얻은 첫 번째 귀중한 자산일 것이다. 

그리고 멀지 않은 장래에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날, 억울함과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한생을 두고도 겪기 어려운 온갖 모욕을 다 견디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이정희대표는 자신이 구하고자 했던 당원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동지가 될 것이다. 비가 올때 우산 씌워주는 사람보다는 같이 비를 맞아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했다. 자신이 진창길에 나뒹굴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같이 비를 맞기 위해 나선 진정한 친구를 위해 이들은 목숨 걸고 지지하고 도와 나설 것이다.

이정희 대표에게 이것보다 더 큰 정치적 자산이 있을까? 우리는 확신한다. 앞으로 당이 더 많은 시련의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하겠지만 당의 앞날은 창창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머지않아 김대중, 노무현 이후 한국 정치사를 뒤흔들 위대한 여성 정치가, 진보당이 낳은 불세출의 여성정치인 이정희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9. 비례 1,2,3번 사퇴에서 정치적 희생양론 까지

진조위 진상보고 기자회견 직후부터 1,2,3번 사퇴 얘기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미 전략기획실 쿠데타 주모자들에 의해 1,2,3번 사퇴만이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당 게시판에서는 이청호가 1,2,3번 사퇴 나팔을 불고, 이에 조중동과 한겨레, 프레시안, 경향, 공중파가 화력을 집중해 맞장구를 치며 언론을 도배하며 어느날 갑자기 듣보잡 조준호는 양심을 가진 영웅으로 되었고, 사퇴를 거부한 이석기, 김재연은 혁신을 거부하는 역적이 된 것이다. 1,2,3번 사퇴를 주장한 것은 전략기획실 정성희가 처음으로 주장했고 권태홍이 이에 장단을 맞췄다.

그런데 여기서 신 당권파들의 논리적 모순과 악의성이 드러난다. 애초 이들은 소스코드 조작 및 중복아이피 문제를 제기하며 비례당선자의 사퇴를 주장했는데, 그 시스템으로 선거를 치룬 모든 비례후보 사퇴를 주장하고 6석의 비례의원을 반납한다고 해야 논리적으로 맞을 텐데 경쟁부문만 사퇴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김재연 당선자까지 도매금으로 넘겨 사퇴시키고자 한 것도 그렇다. 청년비례 문제는 이미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난 상태에서 조차 나중에 진조위 발표 때 함께 발표한다며 결과 발표를 뭉갰다.

그런데 진조위는 청년비례에 대한 조사를 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조위 보고서 어디에도 청년비례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총체적 부실, 부정이라며 1,2,3번 사퇴라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 타 전략명부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찬반투표로 진행된 청년비례까지 도매금으로 넘기려고 한 것이다. 언론이 이를 모를 리 없었으나 눈앞의 좋은 먹이감 앞에서 이들은 이성을 잃었던 것이다.

1,2,3번 사퇴입장에서 정치적 희생양론으로 전이된 것은 이정희 대표의 공청회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정희 대표가 공청회를 통해 누가 어떤 부정을 얼마만큼 저질렀는지 대라, 왜 정작 하라는 조사는 안하고 이석기 당선자에 대해서만 집요한 표적 조사를 했는지 이유를 밝히라며 주어가 없는 조준호의 진상보고서를 조목조목 반박하자 급기야 나온 것이 희생양론이었다.

쉽게 말해 '너희가 부정선거의 주범이라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서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으니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선당 후사의 정신으로 사퇴하라는 거다, 억울하더라도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솔깃한 말이나 그 이면에 가려진 본질과 의도를 파악하면 이것이 얼마나 간교한 술수인지 알게 된다.

언론의 보도 프레임이 이미 이석기, 김재연+당권파=종북파=부정선거 주범으로 가 있는 상황에서 희생양론에 의한 사퇴는 결국 부정선거 인정으로 되며, 이에 따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의 혁신과 이의 담당자로서 비대위는 부정선거의 주범들인 구 당권파를 배제, 제거하는 비대위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된다. 결국 정치적 희생양론 또한 진짜 목적은 소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아니라 구 당권파 제거와 당권 찬탈에 있는 정치적 술수에 불과한 것이다.  


10. 심상정의 노련한 중앙위 폭력유도

사실, 중앙위원 명단 문제는 구 당권파나 신 당권파나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일 들은 내용이지만 구 당권파측에서는 중앙위원 숫자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강령, 규약은 통과시켜 주더라도 비대위나 비례후보 사퇴 안건을 어떻게 철회시킬지에 대해 고심했다고 한다. 구 참여당측 인사들의 말을 들어봐도 중앙위원 명단 변경문제에 대해 자신들에게 배정된 숫자로 만 바라봤기 때문에 명단 변경이 문제가 될 것으로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신 당권파 측에서는 그동안 유령당원, 중복 주민번호 어쩌고 하면서 구 당권파 측에 공격을 퍼부어 댔는데 자신들이야 말로 유령 중앙위원을 만들어 냈으니 구 당권파 측의 공세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구 참여당측 입장에서 봤을 때 중앙위원 명단 변경은 한마디로 표를 조직한 것이다. 중앙위 자리에서 표 대결을 해야 하는데 약간 애매해 보이거나, 참석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중앙위원들을 충성파들로 임의적으로 교체한 것이다. 여기서 ‘숫자만 배정한거 아니냐? 명단은 전날까지만 확정하면 되는 사안이었다’고 하는 신 당권파측의 주장은 언뜻 보면 타당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각한 오류가 있다. 

통합당시 각 통합주체에게 중앙위원 숫자를 배정했지만, 이 숫자배정에 의해 확정된 중앙위원은 이미 사라진 참여당 또는 민주노동당, 통합연대의 중앙위원이 아니라 현존하는 통합 진보당의 중앙위원으로서 그 명단을 변경 할 시에는 통합진보당의 정상적인 의결 과정을 거쳐 변경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왜냐하면 숫자배정이 아무 원칙 없이 이루어 진게 아니라 기존 각 통합 주체의 기존 중앙위원을 그대로 유임한다는 원칙에 근거한 배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통합 진보당의 중앙위원은 ‘기존 양당의 중앙위원’이라는 명단이 확정된 중앙위원인 것이다. 또한 비율상 참여당의 기존 중앙위원에 비해 민주노동당의 중앙위원 숫자를 늘려야 했는데 이 때도 각 시,도당 위원장및 사무처(국)장에게 배정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 원칙에 따르면 통합진보당의 중앙위원은 명단이 없는 채로 중앙위 전날까지만 확정하면 되는 가상 중앙위원이 아니라 기 확정된 명단이 있는 중앙위원이었던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신 당권파 측에서는 자신들이 그토록 말하던 민주주의와 상식이라는 기준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중앙위 표결을 위해 표 조직 차원에서 임의적으로 교체한 것이다. 또 이에 대해 구 당권파측 중앙위원들이 문제지적을 하자 숫자만 배정했다는 식으로 동문서답식의 억지주장을 반복했을 뿐이다. 구 당권파에 대해 패권파 운운하며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워야한다는 논리로 공격하던 신 당권파 측의 이중적인 태도 즉,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민낯이 낱낱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서울 중앙위원이 제주도 중앙위원으로 등록돼 있는 식이었고, 아예 지역위원회 당직자가 본인에게 통보도 없이 임의로 명단을 통째로 변경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확인된 것만 50여명이 넘었다. 950명 중앙위원을 전수 조사하는데 주민등록증 대조하면 1시간이면 되는데 이것을 거부하고 무작정 밀어부치기 식으로 표결을 강행한 것이다. 숫자상 압도적으로 많으니 밀어부쳐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심상정의 교활함이 빛을 발했다. 심상정의 민주노총 경력이 몇 년 인가?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 폭력사태등을 직접 경험했던 심상정, 또 분당, 통합과정에서 보여준 그녀의 모습은 권모술수의 달인의 경지에 오른 모습이었다. 민주노총내 자주파가 세운 김영훈을 좌파인 심상정이 애들 데리고 노는 듯한 정도였으며, 종놈 부리듯이 할 정도였다.

구 당권파측 중앙위원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참관인들이 불법 중앙위 해산을 주장하자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진을 빼놓을 작정을 하더니 그게 여의치 않자 1번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하여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노동조합을 해본 사람이라면 당시 모두가 흥분된 상태에서 심상정의 이런 오버에 대해 참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100명 가까운 중앙위원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이의 없으니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겠다고 선언 한 것이다.

결국 이것은 뜻하지 않은 유령 중앙위원 문제로 신당권파의 의도가 암초에 부딪치자 무리수를 둬서 기자들이 대거 취재하는 앞에서 몸싸움을 유도한 다음, 폭력세력으로 구 당권파를 매도하고 전국운영위 때처럼 전자투표로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심상정을 비롯한 쿠데타 모의세력의 계산된 행동이었던 것이다. 당일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 사이에 합의되었던 3번안 추후논의, 1,2번안 통과 합의를 권태홍, 심상정이 파기한 것도 당권파측을 자극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중앙위는 그들의 의도대로 진행되었다.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언론은 마치 이런 사태가 일어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미친 듯이 신문지상과 공중파에 대고 구 당권파에게 맹폭을 가했다. 사실 지난 얘기지만 구 당권파 측에서도 이런 사태를 우려 했었다고 한다. 몸싸움이 일어나서 누구에게 유리할 지는 물어보는 것이 바보 아닐까? 유시민이 언론에 대고 잘 기획된 폭력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는데 오히려 당일 상황을 지켜보면 신 당권파 측의 기획된 폭력유도가 정확히 맞는 말이다.

조직적인 통제도 오히려 신당권파 측에서 더 치밀하게 진행했다. 숱한 정회를 반복하면서도 그 많은 중앙위원들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를 반복했고, 단상점거사태 이후 웬만하면 파장분위기라 집에 돌아갈 법도 한데 거의 한사람도 빠짐없이 다시 자리를 채우면서 기어코 이번 중앙위에서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한마디로 일사분란하게 지휘,통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11. 구 당권파는 왜 당원총투표를 제안했나?

구 당권파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넘어 분노가 끓어올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조작에 의해 형성된 여론이라 해도 여론은 여론이었다. 그래서 고심끝에 신당권파의 요구대로 퇴각을 고민했던 것이다. 다만, 모든 부정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부정선거 주범으로 몰려 사형선고 받듯이 물러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번 사태가 단순히 당내 당권찬탈 음모속에 벌어진 부정선거 뒤집어씌우기 정도가 아니라 그동안 진보세력을 끊임없이 괴롭혀 온 정권과 조중동의 친북, 종북 공세와 버무려져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 공세 앞에 허무하게 무너진다면 진보세력은 반공 보수세력과 조중동이 옭아맨 이 사슬을 영원히 벗을 수 없다 판단한 것이다. 조중동에서 일관되게 당권파=경기동부=패권=종북=부정선거의 논리로 공격해 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진보라 자칭하는 일부 지식인들과 진보언론도 이성을 잃고 달라 들었다. 원래 노동조합에서도 집행부가 문제가 있으면 현장의 각 조직들이나 조합원들이 내려오라고 주장하며, 이런 경우 중도에서 사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이번 문제는 당 내부의 거짓 폭로와 이에 기반한 외부의 무차별적인 확대 가공보도가 거대한 파도를 일으킨 것이다. 2008년 분당 때 심상정, 노회찬도 종북, 친북 논란이 자주파의 약점이라고 생각하여 이를 뒤집어씌우며 분당을 결행 한 적이 있다. 그들이 종북, 친북 논란을 일으켰으나 그것이 주목적이 아님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총선 전부터 시작해서 진상조사 기자회견 이후 오늘 시점까지 당 게시판에서 일관되게 올라오는 글들이 바로 친북, 종북=당권파=부정선거였다.

당권 찬탈 모의자들은 조중동과 보수세력이 사상 유례없이 자기들과 한목소리를 내는데 대해 썩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왜냐면 구 당권파를 몰아내는데 눈이 뒤집히다 보니 조중동, 보수세력과 일시적 동맹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었으며, 오히려 이들이 더 큰 나발을 불어주니 구 당권파를 완전히 고립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도 생겼을 것이고 또 은근히 즐기기도 하였다.

이들이 조중동, 보수세력과 조직적 동맹을 맺지는 않았겠지만, 심정적 동맹을 맺은 것은 부정할래야 부정 할 수 없다. 오히려 조중동 보수세력을 이용하려 한 면도 엿보인다. 조준호 기자회견이후 단 한번이라도 신 당권파에서 조중동과 보수세력을 비판한 것을 본적이 있는가? 원래 한번 사욕에 눈이 멀면 적과아를 구분하는 신경이 무뎌진다. 오히려 적의 적은 동지라는 인식이 생기게 마련이다.

구 당권파가 당원 총투표를 제안한 것은 이 때문이다. 다시 말해 조중동과 보수세력의 집중포화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의 의사에 의해 퇴각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리 구 당권파가 장악하고 있는 당원들이 상당수라고 해도 당내는 물론 모든 언론과 신문지상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어 대는데 정상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아마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사퇴반대에 뜻을 함께 해줄 당원은 20%도 안 될 것이다.

구 당권파도 이점을 잘알고 있었다. 구 당권파는 당원의 뜻에 따라 물러 날 수는 있어도 조중동앞에 굴복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퇴각을 하되 이런 당원의 요구로 물러나는 퇴각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신 당권파는 이를 개 무시해 버린다. 조직표를 동원해서 비례사퇴를 뒤집으려 한다거나, 투표를 무산시켜 사퇴여론을 무력화 하려 한다는 정말 옹졸하고 치졸한 생각을 한 것이다.

이들이 이정도로 자기당원들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본심이 당내 민주주의 정착이 아니라 바로 당권찬탈이라는 사욕에 눈이 멀어 있음을 정확하게 말해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신 당권파의 당권찬탈이라는 목적만으로 사태를 설명하기에는  뭔가 인과관계가 성립되기에 부족한 석연찮은 점이 있다. 조준호의 기자회견부터 중앙위 사태, 그리고 강기갑 비대위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그들이 보여 왔던 리버럴한 모습과는 전혀 낯선 너무도 세련되고 일사분란하며 잘 기획된 모습이 그것이다. 사리사욕에 눈이 멀면 원래 실수가 많은 법인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이 미스테리는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이후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6월 등원시각이 다가오면서 초조해진 새누리당과 보수세력, 조중동은 종북파 의원인 이석기, 김재연의 등원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들 신문지상에서 강기갑 비대위나 당원 비대위 따위는 이제 관심사항이 아니다. 종북, 친북세력 국회등원 저지, 이것이다. 이 공세를 통해 민주당의 약점을 건드리고 향후 민주당으로 하여금 야권연대 파기선언을 강요하여 정권 재창출의 유리한 국면을 만듦과 동시에, 19대 국화 정권교체를 전후로 해 진보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공론화 될 것으로 보이는 민족문제, 통일문제등에 대해 사전 색깔 칠하기로 선제공격을 가하고자 하는 의도인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당한 당을 중심으로 한 공안탄압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원의 뜻에 의해 퇴각하고자 했던 바램이 무너진 이상, 지금 사퇴하는 것은 조중동 및 수구 보수세력앞에 굴복하게 되는 것으로써 당이 이들에 의해 완전 무방비 상태에서 해부당하는 것을 초래하게 된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하면 조중동과 수구 보수세력이 공세를 중단할까? 오히려 그 반대로 보여진다.  당의 밑둥까지 다 들어내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사퇴여부는 이제 개인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10년 공들인 당의 존망과도 관계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자기 동료를 발가벗겨 적들에게 내주고 있는 꼴이 오늘 신 당권파들과 강기갑 비대위, 그리고 일부 진보언론과 진보지식인들이 하고 있는 짓인데, 참으로 이 조그마한 당에서도 이럴진대 정권이라도 잡은 상태라면 칼부림 안 난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동지, 의리, 믿음, 신뢰등 이 모든 인간적인 것들 마저 다 내던지고 악어의 눈물까지도 서슴지 않는 그들은 보수 꼴통들과 0.1mm의 차이도 없을 만큼 유사하다 생각된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그동안 진보지식인, 진보언론이네 하며 갖은 폼을 잡아왔던 소위 진보인텔리들이 인기와 언론공세 앞에 얼마나 비굴하고 나약한지 그 속물근성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오히려 아무 말 없이 걱정어린 눈빛으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있는 현장의 노동자들(민주노총의 노동관료들은 제외하고)과 농민들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진다. 당이 잘 나갈 때나 시련을 겪을 때나 언제나 우직하게 자기자리 지키고 있는 그들, 이래서 우리당이 언제나 이들을 주인으로 섬기고 이들에게 의지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또 해본다.


12. 유령당원은 정말 있나?
 
선거인명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주민번호가 틀린 경우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였다. 당 가입은 몇 가지 경로로 이루어 졌다. 당사자가 가입원서를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로 보내면 지역위원회에서 당원관리 프로그램에 입력하게 된다. 참여당의 경우 지역위원회에서 이러한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도당에서 입력하게 된다. 출금방식에서 휴대폰 인출의 경우 민노당 당원관리프로그램에는 이런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통합 당시에 휴대폰 납부자는 참여당 당원관리 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고 한다. 직접납부의 경우 본인 서명의 당가입원서와 입금확인증, 주민등록증 사본을 복사해서 팩스로 각 도당에 보낸 뒤 도당에서 참여당 또는 통합진보당 당원관리 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 

문제는 민주노동당 당원관리프로그램의 경우 신용정보기관과 연동이 안되었기 때문에 주민번호가 틀리더라도 입력이 되었다고 한다. 통합진보당 홈페이지를 통한 당원가입의 경우는 주민번호 앞자리만 입력해도 가입이 되었다. 다만, 계좌번호가 틀려서 당비 출금이 안될 경우 당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입력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실수나 오타, 오기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당권확보 마감 시한을 앞두고 서는 밀려드는 당가입원서 때문에 중앙당에서는 아르바이트생까지 써가며 몇 날 몇 일을 밤샘작업 해서 입력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민노당, 참여당 당원관리프로그램 및 홈페이지에 있는 당권자를 합쳐서 하나로 통합하여 선거인명부를 작성하다 보니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서울 당원이 전남당원으로 등록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했다. 사실 이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수정되지 못한 채 선거인명부가 작성되었다. 그 원인은 통합연대측을 배려한 원 포인트 당원, 당권자를 허용한 때문이다.

참여당은 6개월, 민노당은 3개월을 당비를 내야 당권이 생기나 통합연대는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한번만 당비를 내도 당권을 부여하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비례후보에 출마한 후보측에서 너도나도 원 포인트 당권자롤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오옥만 후보측이다. 제주도에서 본인 종친 1,500여명을 원 포인트 당권자로 가입시킨 것이다.

민주노동당, 참여당, 통합진보당 당원관리 프로그램상 유령당원인지 아닌지는 주민번호가 허위인지 아닌지로 판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계좌에서 당비가 출금이 되었는지 아니면 어떤 특정한 사람의 계좌에서 복수의 당비가 빠져나갔는지 확인해 보면 된다. 휴대폰 납부의 경우 본인 휴대폰이 아니면 납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납의 경우는 극히 불가능하다 할 것이다. 물론 가족당원의 경우는 한 계좌에서 몇 명의 당비가 빠져나가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전화 한통화면 확인이 가능하다. 직접납부의 경우는 입력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본인이 도당에 제출한 서류가 있기 때문에 이것과 당원관리 프로그램을 대조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당 가입을 하고도 당권이 주어지지 못한 사람도 많다. 예를 들어 당 가입원서에 따라 당원관리 프로그램에 입력할 시 계좌가 농협 중앙회인지 지역 농협인지 구분해서 입력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이를 구분하지 않고 당 가입원서를 제출하기 때문에 입력하다 보면 농협 중앙회인데 지역농협으로 입력하는 경우도 있고, 그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당연히 당권이 생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선거인 명부 보니까 당권이 없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우 일일이 수정해 주어야 한다. 기업은행 가입자의 경우는 자기 휴대폰번호로 계좌번호를 만든 사람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잘못 기입한 것으로 알고 빼 놓았다가 입력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신 당권파 측에서 중복 주민번호에 근거한 유령당원 문제를 제기 하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서 당 실무를 해본 사람이라면 황당한 이야기일 뿐이다. 당원명부상의 신고 계좌에서 정상적으로 당비가 빠져 나갔는지만 확인하면 되는데 중복 주민번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대단히 의도적이고 정치적인 선전인 것이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잘못 입력할 수도 있도, 오타도 있을 수 있다. 당 당원관리 시스템이 신용평가 인증 기관과 연계돼 주민번호를 잘못 입력하면 가입이 안 되는 시스템이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신당권파측이 제기한 바, 유령당원 존재 여부를 가장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는 정상적 계좌 인출 여부를 놔두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실수를 언론의 입맛에 맞게 마치 거대한 부정행위가 있는 듯이 떠들어 대는 것은 전형적인 기만적 선동구호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제 주민번호 숫자가 똑같은 경우도 있었다.

그럼 이들이 왜, 누가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기를 쓰고 자신의 당이 거대한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처럼 문제를 끄집어내고 조중동앞에 고해성사 못해 안달이 났을까?

신 당권파 측에게 물어봤다. ‘중복 주민번호도 그렇고, 중복아이피도 그렇고, 다 이석기, 김재연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구 당권파 측에서 부정행위를 조작했다는 건가?’ 이들은 이에 대해 ‘그건 아니다. 특정 후보측이나 세력이 했다는게 아니고 이번 선거가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그런 거고 당내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우기 위한 거다’라고 대답한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대답이었다.

아니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운다는 사람들이 ARS투표까지 하나? 이 세상에 투표형태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론조사도 아니고 당의 진로를 믿는 중대한 의결과정에 구 참여당 처럼 ARS로 투표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정말 기상천외한 발상이라고 할 것이다. 한 가지만 더 말하자. 당내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우겠다고 나선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되나? 본인이 떼먹은 특별당비는 그렇다고 쳐도 보좌관들이 낸 당비까지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데 이거야 말로 명백한 공금횡령 아닌가?

신 당권파 측에서 특정후보와 특정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본인들의 속이 빤히 보이는 궤변에 가까운 변명일 뿐, 본인들과 철저히 암묵적(?)으로 동맹을 맺고 있는 언론은 이 모든 부정의 주범으로 구 당권파와 이석기, 김재연 후보를 지목하고 있는 중이었다. 언론이 만약 균형 잡힌 시각으로 오옥만 후보나 윤금순 후보의 부정문제, 이영희와 노항래의의 순위 바꿔치기에 대한 유시민, 조준호의 부정행위를 조명했다면 신 당권파들이 앞다투어 이런 고해성사를 했을까싶다.

중복아이피 문제도 중복 주민번호 문제와 본질은 거의 비슷하다. 이들이 사실 부정인지, 과실인지, 실수인지도 명확히 규명 안 된 것을 가지고 막연히 총체적 부정, 부실의 근거인양  언론에 피를 토하듯이 토해내고 있는 것은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줄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배구로 치자면 신 당권파 세터가 아무데로나 토스를 해도 보수언론 공격수들이 A퀵, B퀵, 시간차, 백어텍을 구 당권파 진영에 자유자재로 날리며 서로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복아이피 문제, 유령 주민번호 문제가 시들해 지자 최근 박무는 그동안 차마 공개하지 않았던 문제라며 이번에 선거인 명부 상의 유령 전화번호를 공개 하였다. 필자가 궁금해서 구 참여당 쪽과 구 민주노동당 쪽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간혹 자기 전화번호를 010-0000-0000 이런식으로 적어 놓은 사람들이 실제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에 민감한 사람들이나 신용불량인 사람들이 그런 경우다. 당원 등록을 하려면 당원정보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데 당 가입자 본인이 전화번호 입력을 원치 않으니 당원 가입원서에 적힌 대로 그대로 입력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의 경우는 투표시 인증번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장투표 말고는 투표를 할 수 없다. 그러나 꼭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원정보 시스템에 따른 선거인명부 작성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전화번호가 바뀐 경우 본인이 당에 신고하지 않으면 이전 전화번호로 선거인명부가 작성된다. 또 신규 입당자들 중 010-0000-0000 이런 식으로 입력한 경우 그대로 선거인명부가 작성 되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 투표시 당에 신고하여 전화번호 변경을 요청하면 30분 정도 후에 투표가 가능하였다.

즉, 선거인명부상의 전화번호와 투표당시의 전화번호가 다를 수 있는 것이며, 이런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박무는 이 사실은 쏙 뺀 채 선거인명부 상의 010-0000-0000이런 전화번호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투표했는지 모르겠다며 교묘히 구 당권파가 유령 전화번호를 대량 등록한 거 아니냐? 하는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다. 박무가 이를 모를리 없으나 구 당권파를 공격하기위해 언론의 입맛에 맞는 별의별 궁리를 다 짜낸 것이다. 

통합한 뒤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 채 총선까지 겹친 상황에서 또, 양당의 당원정보가 완벽하게 통합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원 포인트 당권이 허용된 상황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마치 무슨 어마어마한 부정이나 있었다는 듯이 떠들어 대는 모습은 일부 광신도 집단의 부흥회 통성기도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당원정보관리 프로그램은 업데이트나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는 것으로 바라봐야지 이것이 바로 총체적 부실, 부정의 결정적 근거다라고 해버리면 답이 없다. 그런식으로 말한다면 몇 만명이 달라붙어서 만드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 운영체제는 왜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수천개의 업데이트를 만들고 서비스팩을 만들어 내나? 그리고 그걸 쓰고 있는 사람들은 또 뭔가?


13. 신 당권파들의 이석기-김재연 사퇴공세는 정당한가?

윤금순이 사퇴기자회견을 하면서 이석기 당선자와 김재연 당선자에게 모든 사퇴압력이 집중되고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윤금순 사퇴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끌어 내리기 위한 물귀신작전, 그리고 부정선거 시비에서 살짝 비켜나가는 동시에 혁신의 주체세력으로 극적 탈바꿈 하기위한 인천 신당권파의 노림수였다. 이들이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이번 비례선거가 총체적 부실, 부정 선거였다는 진조위의 조사결과에 기인한다.

그런데 여기서 황당한 것은 그들의 주장대로 총체적 부실, 부정 선거였다면 그 선거에 참여한 후보들과 당이 총체적으로 책임져야지 왜 특정인만 책임지라고 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1,2,3번 외에 전략명부로 당선된 김제남, 정진후, 박원석은 이번 선거 시스템과는 별도의 시스템으로 선거를 치러서 당선됐다는 것인가? 경쟁명부만 사퇴한다는 주장도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다. 청년비례가 경쟁명부인가?

청년명부는 자체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김재연 후보에 대해 이번 전략명부 후보들과 같이 찬반투표로 진행되었다. 자체 선거시 낙선한 일부후보들이 소스코드 문제를 제기했지만 조사결과 조작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고, 나아가 진조위 조사결과 보고서에도 청년비례와 관련된 사항은 한 줄도 언급된 적이 없다. 즉, 신 당권파가 자신의 주장의 정합성을 획득하려면 최소한 비례선거에 출마한 전원 사퇴를 주장했어야 한다.

이들이 자신들의 의도가 너무 빤히 드러날까봐 낙선한 신 당권파측 후보들을 사퇴시키면서 이석기-김재연 후보 사퇴를 압박했는데 이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그 사람들이야 사퇴를 하든 말든 이미 낙선한 사람들로서 아무런 의미 없는 행위일 뿐이다. 더군다나 서기호, 강종헌은 전략명부 후보이니 남겨놔야 한다? 억지를 부려도 정도껏 해야 하지 않을까?

이쯤 되니 신 당권파 측도 자신들의 주장이 궁색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건 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희생양론이다. 국민여론이 이러하니 누군가 희생양이 필요하고, 그중에서도 표를 많이 얻은 사람이 사퇴해야 맞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논리로만 보면 그럴싸한 주장이지만 이 또한 자세히 뜯어보면 야비한 주장이다. 총체적 부정선거라면서 실제로는 구 당권파와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에게 부정혐의를 덮어씌우는 언론플레이를 해놓고 이제 와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사퇴하라니… 너무도 야비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하면서도 당 혁신을 위해 출당조치, 국회제명까지 운운하며 기를 쓰고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제거하기 위해 난리를 피우는 목적은 사실 다른데 있다. 그것은 작게 보자면 노회찬 원내대표 만들기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의원구성으로는 구 당권파의 김선동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제남, 정진후 당선자가 무당파에 가깝고 이들이 부담 때문에 기권한다고 치면 이석기-김재연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노회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내대표가 왜 중요한가? 6월 국회가 개원되면 비대위 보다는 원내대표에게 당의 무게중심이 쏠릴 수 밖에 없으며, 언론의 노출빈도도 원내대표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당원들과 국민 여론도 점차 냉정을 찾고 누구 말이 옳고 그른지 사리분별을 하고자 할 것인데, 이렇게 되는 것은 신당권파에겐 너무도 두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 당권을 다시 구 당권파에게 넘겨주고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이 사태를 주모했던 자들은 물론 당원들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자들, 비대위 구성원 모두는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 상황이 와도 지금처럼 언론이 1면 톱으로 구 당권파를 쳐줄 것인지는 장담을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언론이 1년 내내 진보당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이런 측면도 있다. 그동안 자신들이 구 당권파와 이석기, 김재연 후보를 부정선거의 주범으로 몰아왔는데 이들을 제거해야만 총체적 부정선거로 드러난 구악(?)을 털고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기본 논리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당권파들의 이석기, 김재연 사퇴 공세야 말로 자신들의 야비함과 꼼수를 드러내는 결정적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신 당권파들은 이미 이석기, 김재연, 당권파 제거를 위한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좀비로 돌변했다. 이정미가 브리핑에서 부인했지만 민주당, 한나라당에 국회차원에서 이석기, 김재연을 제명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다. 당내 출당 처리가 절차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 6월 국회에 등원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기에 이제는 민주당, 한나라당에게까지 찾아가 국회2/3의 동의를 얻어 이들을 제명해 달라고 간청한 것이다. 이건 거의 실성한 인간들의 수준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사실은 민주당쪽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나온 증언이다.   


14. 점차 드러나고 있는 당 사태의 본질
 
신 당권파측에서 이 사태를 패권대 민주주의와 상식의 싸움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좀 낯간지러운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상식이라면 그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상식도 아닌 광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패권으로 말하자면 소위 신당권파야 말로 패권을 부리고 있다고 할 것이다. 대표단도 우세, 전국운영위도 우세, 중앙위도 우세등 모든 당의 의결기구에서 소위 신당권파가 다 우세인데 누가 당권파고 누가 비당권파인가? 당의 주요 의결단위인 위 세 기구의 5월2일 이후의 운영과정을 지켜보면 그야말로 누가 패권파고 누가 민주주의 파인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 강기갑 비대위에 4파가 합쳐져 있지만 이들 모두 동상이몽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자 당권에 눈이 멀어 있는데 구 당권파가 퇴장하고 나면 서로 사이좋게 당권을 나눠가질 것인가? 그건 볼 필요도 없이 자기들끼리 또 패싸움 하게되어있다. 한번 사욕에 눈이 뒤집히면 적과의 동맹도 주저하지 않게 된다. 5월2일 이후 소위 신당권파들이 조중동 비판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는 것을 보더라도 그렇고, 조중동이 종북좌파를 제거하고 진보당을 건전한 진보정당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훈수를 두는 것을 보더라도 이들의 이해관계는 확실히 동맹수준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중동 입장에서는 지금 구 당권파를 제거하는 것이야 말로 야권연대 파괴를 통한 박근혜 당선의 핵심적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최소 구 당권파를 제거하지 못해도 이들을 종북, 부정선거 주범, 폭력세력등의 틀에 가둬 놓을 수만 있다면 야권연대는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구 당권파 제거 이후 진보당은 신 당권파의 속성상 자체분열 할 수 밖에 없기에 신 당권파의 자뻑과 이에 근거한 구 당권파에 대한 파상공세는 일타 삼피의 입이 귀에 걸리는 패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사태는 결코, 절대 우연히 벌어진 사태가 아님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사태는 쿠데타 주모자들에 의해 치밀하게 조직된 당권찬탈 음모이기도 하지만 당권찬탈은 쿠데타 주모자들의 목적일 뿐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근본 목적은 당 해체와 정권 재창출에 있는 것이다.


15. 쿠데타의 숨겨진 주모자들과 당의 우경화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이번 사태의 정점에는 당내 각 정파의 핵심들이 모여 있는 전략 기획실이 있다. 전략기획실내 구 당권파를 제외한 신 당권파 우두머리들이 모여 이 모든 사태를 모의하고 흉계를 꾸몄다고 할 수 있다. 당 전략기획실 신당권파 모임이 바로 이번 쿠데타의 총본산인 것이다. 지금 강기갑 비대위의 면면을 봐도 이번 사태를 모의했던 전략기획실 인사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권태홍, 이정미, 이홍우… 정대연 대신 민병렬이 강기갑 비대위에 들어간 것은 울산 내부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정성희는 뒤로 빠져 실질적인 막후 조정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쿠데타의 주모자들은 앞으로 당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비대위내 쿠데타 주모자들은 앞으로 당의 노동중심성, 진보성을 제거하고 개혁성향의 자유주의적 정당으로 당을 개조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먼저, 강기갑 비대위는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과 활동을 뭉개고 가려 하고 있다. 진상조사 특별위훤회가 제대로 된 활동을 한다면 진실은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쿠데타 주모자들의 입장에서는 조사해 봐야 나올 것이 별로 없을 뿐더러 신당권파 후보들의 부정행위만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돼 자신들이 벌인 행위가 탄로 날 텐데 재차 진상조사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강기갑 비대위가 일차적으로 해야 할 일이 진상조사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인데도 그들은 지금 이와 관련한 어떠한 준비도, 입장도 없다. 

다음,  강기갑 비대위는 또한 6월 국회 개원 전 까지 신속하게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제명하고 나서 노회찬을 원내대표로 삼아 비대위-원내대표체제로 완전히 당을 장악하려 할 것이다. 당권을 잡기위해 없는 사실도 만들어서 폭로하며, 동료가 분신을 해도 털끝만큼의 양심의 가책도 없는 자들이 앞으로 뭔 짓은 못할까?

다음, 6월말 당직선거 또한 뭉개고 가려 할 것이다. 선거라는 것이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까봐야 아는 것이지 아무리 자기들끼리 연대를 했다 해도 섣불리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는 것이다. 신 당권파 입장에서 이길지 질지 확실치도 않은 당직 선거 보다는 당헌당규를 고쳐서라도 비대위 체제를 연말까지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신 당권파가 통과시킨 소위 당헙, 당규상으로는 6월이 되면 전국 운영위는 소멸되고 숫자상 압도적으로 유리한 중앙위, 당대표의 권한을 승계하는 비대위원장은 유지된다.

즉,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처럼 강기갑 비대위가 무소불위의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데 구태여 당직선거를 통해 당권을 내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려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6월 말 당직선거를 치르려면 그들이 주장한 대로 당 선거 시스템을 공정한(?)업체에 맡겨 새로 짜야하는데 프로그램 짜고 테스트 하는데만 두 달이상 걸린다.

그런데 이들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당원 전수조사를 통한 선거인명부도 작성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 유령당원 문제를 꺼내고 나서 이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선거를 치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그들은 이와 관련한 어떤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강기갑 비대위의 쿠데타 주모자들은 자신들이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비대위 체제를 이런 저런 핑계를 대가며 연말 대선까지 끌고 가려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강기갑 비대위 체제하에서 당의 우경화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언제부터 조중동과 언론이 진보정당에 그렇게 관심이 많고 진보정당을 아끼고 사랑해서 종북의 물을 빼고 건전한 진보정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느니 하는 애정어린 훈수를 한단 말인가? 강기갑에 대해 어젯날에는 공중부양신공, 벽타기 신공 한다며 비아냥대던 자들이 오늘에 와서는 강기갑이야 말로 진보와 양심의 정기차로 추앙(?)하고 있으니 이를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울산, 인천을 실질적으로 움직여 나가는 실세들인 유시민, 권태홍이 당권을 잡은 이상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건전한 진보정당이 되려면 일단 만악의 근원(?)인 구 당권파부터 제거하고, 구 당권파가 만들어 놓은 이념적 색채부터 지우는 한편, 노동 중심성을 약화시키고, 진보정당의 마지막 보루인 진성당원제부터 무너뜨리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할 수있다.

강기갑 비대위에서 심심찮게 앞으로 당직, 공직 선거는 당원투표 50%, 여론조사50%를 반영해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흘리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진성당원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구 당권파의 입장에서는 10년 공들인 진보정당 운동이 쿠데타 주모자들과 여기에 부화뇌동한 일부 기회주의자들에 의해 무너지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힐 것이다. 박영재 당원의 심정도 이랬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번 종파를 하고 한번 기회주의를 한 자들은 그 습성을 버리기 어려운가 보다. 자유주의자 유시민 가는 길에 깨지지 않은 당 있더냐? 하는 일부 네티즌의 자조 섞인 말에 공감이 간다. 급속한 우경화 바람속에 당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당이 아니라 실체도 불분명한 서구유럽식 자유주의적 시민정당으로 방향 전환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진보당과 민주당의 차별성은 사라지게 되며, 장기적으로 봐서 이전부터 유시민이 구상하던 진보-개혁 대통합 즉, 민주당으로의 흡수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 참여당쪽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애초 조준호 진상조사위 활동당시 유시민이 경기지사 출마 내지는 탈당 후 제3지대 가설정당(문성근이 주장했던 것과 같음) 건설을 고민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진상조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시 탈당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겁박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제3지대고 뭐고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당의 우경화의 종말은 결국 ‘진보정당의 소멸’또는 ‘민주당에로의 흡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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