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뒷풀이? 그들은 건강하다 라는 글을 보고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다시 몇자 적어보기로 했다.
한국사회가 지금 알몸졸업식 뒷풀이를 한 학생들에게 비판을 가하는 이유가 도덕적 엄숙주의가 너무나 강고하기 때문인가...
정말 혹자의 주장대로 한국사회의 학생들에게 요구되던 "정숙함"이라는 표준가치...다시 말해 학생이 학생다워야 한다는 기준이 깨져서 지금 사람들이 그들을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것일까...
오히려 옷을 벗는다는 행위가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요구되던 도덕과 사회적 규칙을 침해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가.
우리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의복을 단정히 하고 학교에 등교하거나 외출, 모임에도 격식을 차려 옷을 입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자라왔다.
흔히 의식주라는 말로 대변되듯이 의복을 입고 걸치는 것은 인간 생활의 기본적 조건중 하나이며 모두에게 요구되던 사회적 도덕률인데 마치 학생들에게만 그런 기준을 들이대고 도덕적으로 비판한다고 항변하는 사람은 또 무엇인가...
사회내 많은 이들이 알몸졸업식 뒷풀이에 혐오감을 드러내고 학생들의 도덕적 불감증을 걱정하는 이유는 우리네 사회에서 모두가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따르고 있던 기본적인 사회 규칙을 깨버리는 것이기에...그것도 단순히 졸업식에서의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서 그랬다고 보기엔 정도가 너무나도 지나치고 다른 이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고가 밑바탕에 있다고 보기에 우려를 하는 것인데도 별일이 아니라고 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들의 행위를 별일 아니라고 하고 우리 사회의 교육시스템이나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하면 해묵은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는가.
마치 열린 사고(?)로 그들을 이해하고 대변하는 듯한 주장을 하시는 분들의 주장을 가만히 보면 누구도 도덕적으로 학생들을 비판할 수 없다거나 그만큼 우리 나라의 교육상황이 너무나 열악한 반증이라거나 교사나 학교의 폭력적 억압이 심했다는 말을 주로 한다.
심지어 이들처럼 알몸 뒷풀이를 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고 조용히 졸업을 한 학생들보다 모순된 우리네 사회에 대한 저항적 의식면에서 건강하다는(?) 궤변까지 늘어놓는 지경에 이르면 정말로 어이가 없어지는 것이다.
학생들이 많은 중압감을 받았고 졸업식에서 해방감을 맛보고자 하는 심정을 이해못하는 사람은 이 땅에 없으리라고 난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학입시와 기타 교육문제는 이미 수십년간 한국사회에 있었던 커다란 모순중에 하나였고 모두가 문제를 인정하지만 해결을 못하고 있는 사회적 난제에 속하는 문제이기에 때마다 터지는 학내폭력과 체벌에 대한 논쟁,두발 규제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통해서 사회 구성원 누구나 학생들의 입장을 공감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알몸졸업식 뒷풀이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면서까지 자신들의 불만을 해소하거나 해방감을 맛보았다면 아무도 선뜻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거나 단정할 수 없고 이게 모두 사회 탓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의 심리는 전혀 건강하지 않고(!) 대단히 패배주의적이며 다분히 변명에 불과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숭례문 방화범이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사회탓 ,정부탓을 했을 때 과연 깊이 공감이 가시던가...
분명히 그의 범행동기는 이해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가...
만약 그가 우리 사회내 다른 이들을 조금만 더 생각했거나 문화재의 공공성을...다시 말해 함께 공유하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을 조금만 했다면 그런 엄청난 일을 벌였겠는가..
위에 경우와 학생들의 알몸졸업식 뒷풀이도 본질적으로는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학생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며 단지 자신들은 즐기기만 했는데 왜 이리 난리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이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고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정해놓은 사회내 도덕적 규칙조차도 우습게 보는 오만함이 배어있기에 그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겠는가...
이들이 이런 식으로 사회에 진출하면 언젠가 더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사회 탓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는가 말이다...
그런 면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는 불만이나 해방감을...혹은 한때의 추억을 이런 식으로 풀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고 지극히 건강하지 못한(!) 이기적인 사고이다. 그리고 더더욱 문제는 거기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 단골처럼 나오는 사회탓,남탓을 하는 비겁함은 전혀 젊은이답지도 않고 나약한 패배주의적 사고를 가진 숭례문 방화범행을 저지른 어느 노인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 해서 가슴 한켠이 답답하고 안타까와지는 것이다...
후기
청소년들이 그 나이 또래에서 느낄법한 억압과 졸업식에서의 해방감을 이해못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번 알몸졸업식 뒷풀이는 나도 모르게 눈쌀이 찌푸려진다.
내가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는 진보나 보수라는 관점도 도덕적 엄숙주의라는 관점도 아닌 과거 똑같은 고충을 가지고 학창시절을 보냈던 선배의 한 사람으로써 볼때 그들이 너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자신들의 즐거움과 해방감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들이라는 사실에 깊은 우려와 함께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것뿐이지 해당 청소년들을 마녀사냥하듯 도덕이라는 잣대까지 끌어다가 비난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해당학생들이나 그들을 옹호한답시고 사회 시스템 문제까지 언급하시는 분들에게 똑똑하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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