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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과학 & 상식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은 노래를 못한다?

by 네 오 2008. 4. 13.

한국인은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자신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것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시내 어디를 가더라도 노래방 한 두 곳쯤은 있는 듯 보이고 어쩌다가 주말에 TV를 켜보면 이른 아침부터 일군의 연예인들이 모여서 노래 한마당을 연출하고 다시 오후가 되면 방송사마다 가요 프로그램이 글쓴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곤 합니다...

 

그런데 글쓴이의 개인적인 견해인지는 몰라도 요즘 TV에 등장하는 새파랗게 젊은 남녀가수들은 대부분 키도 크고 몸매도 하나같이 늘씬하며 얼굴도 확실히 예뻐지긴 했는데 그들의 노래를 가만히 들어보면 가창력은 과거 글쓴이가 1970~80년대 청소년 시절에 접했었던 가수들보다 오히려 퇴보한 듯 느껴집니다.

 

글쓴이가 청소년 시절이었던 80년대 중후반을 주름잡았던 가수 이선희...그토록 작은 키에서 어떻게 그런 폭발적인 가창력과 고음이 나오는지 당시엔 참으로 궁금했었다...

 

 

실제로 연예기사란을 종종 장식하는 모 가수의 립싱크 파문이라든가 조금 높은 고음의 가사부분에서 소위 삑사리를 내어 무슨무슨 가수의 라이브 도중 굴욕이라는 등의 가쉽성 기사가 나오기도 하고 도대체 이게 백댄서인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인지 분간이 어렵다는 비판을 하는 이들이 꽤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결코 위에 문제제기가 글쓴이의 개인적인 느낌만은 아니라는 말일텐데 왜 요즘 십대 위주의 어린 가수들은 과거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선배가수들에 비해서 가창력이 그토록 떨어지는 것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해서 몸매,얼굴같은 외모와 화려한 춤과 현란한 무대매너 같은 비주얼적인 측면에만 너무 몰두해서 노래 연습은 게을렀기 때문일까요..

이 부분에서 글쓴이는 물리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이들이 노래를 못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서 오늘은 그 얘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동물들의 음성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사실

195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동물들도 인간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어떤 의사소통체계나 신호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 동물들의 소리를 연구해 왔습니다.

무릇 동물의 소리란 동료에게 위험을 알리거나 사랑이나 구애같은 기타 감정을 전하는 주요한 의사소통의 도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소리를 물리학적으로 정의해보면 일정한 주기를 가진 진동이나 주파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동물들의 소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과거엔 코끼리나 흰수염고래가 그다지 많은 음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서 그들을 저급하게 취급하다가 물리학적인 주파수의 개념으로 그들의 음성을 분석한 결과 고래나 코끼리는 인간의 귀로는 감지할 수 없는 낮은 주파수의 음성을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끼리와 흰수염 고래의 모습ⓒ다음 이미지

  

그리고 여러 동물들을 연구하면서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주파수가 낮고 깊은 음역대의 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흰수염 고래는 몸체의 길이만 30M정도는 되는데 이 몸체에서 뿜어내는 소리는 얼마나 낮은 음역대에 속할까...ⓒ다음 이미지

 

이 연구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해보면 일반적으로(인간의 신체는 워낙 오묘해서 항시 예외가 있지만!) 키가 크고 몸이 뚱뚱한 이들은 고음보다는 저음에 강하며 키가 작고 마른 이들보다 휠씬 굵고 깊은 목소리를 낸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혹자는 위에 동물들의 음성 연구결과를 바로 인간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리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실제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바소 프로폰도(basso profondo)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바소 프로폰도(basso profondo)란 러시아 합창단에서만 볼수 있는 베이스로써 일반 베이스보다 한 옥타브 더 내려가는 저음역을 소화하고 노래하는 합창단원을 말합니다.

 

 합창단의 모습...사진 오른편에 다른 이보다 머리 하나가 큰 사람이 바소 프로폰도이다...ⓒ구글 이미지

 

그런데 이들 바소 프로폰도(basso profondo)는 고음을 내는 테너보다 키가 크고 훨씬 덩치가 좋았습니다.

또한 여러분도 느끼시겠지만 대부분의 유명한 성악가들은 크지 않은 키에 몸매가 뚱뚱한 분들이 상당수 보이시는데 그 이유도 바로 고음처리에 보다 강하고 상대적으로 깊은 소리를 소화하기 위한 신체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며 이는 바로 위에서 흰수염고래나 코끼리같은 몸집이 거대한 동물들이 저음에 깊은 음역대(다른 말로 표현력이 좋다고 말할수도 있겠다...고래의 음성을 증폭해보면 인간이 들어보아도 대단히 호소력있는 음색이 여럿 있다고 한다...그래서 일군의 과학자들은 먼 미래에는 고래가 가수로 등장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의 소리를 내는 이치와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대의 길이와 소리의 상관관계

위의 사실에 덧붙여서 소리의 고저...다시 말해서 주파수의 고저는 성대의 길이가 결정합니다. 

성대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다면 목소리가 굵고 저음의 주파수를 갖게 됩니다.

 

다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현의 길이가 길어서 러시아 합창단의 바소 프로폰도처럼 아주 낮은 소리를 내는 첼로라는 악기와 상대적으로 현의 길이가 훨씬 짧은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구현하는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연상해보시면 바로 글쓴이가 설명하는 성대의 길이와 관련된 물리적 이치를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몸체가 크고 현이 기다란 첼로와 상대적으로 몸체가 작고 현이 짧은 바이올린의 소리를 연상해보시길...ⓒ구글 이미지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목소리가 굵고 저음인 이유도 바로 성대 길이의 차이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트랜스젠더중에 남성이었다가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하시는 분들중에 남성적인 목소리가 맘에 안들어서 목소리까지 바꾸길 원하는 경우 바로 성대축소수술을 시도해서 목소리를 보다 여성스럽게 만드는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도 성대의 길이가 길면 그만큼 목소리는 둔탁하고 굵어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결론

사실 위에서 꺼낸 얘기들은 글쓴이가 과학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직감적으로 느끼는 부분들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일상생활속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모습을 눈으로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어보아도 대충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을지...

그리고 체격이나 키는 대략 어느 정도일지 감이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 이유는 글쓴이가 위에서 설명하는 소리와 성대와 체격간의 상관관계를 무의식중에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측면에서 지금 가요계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어린 가수들이 과거 선배가수들보다는 키가 크고 몸매도 더 날씬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가수는 실제로 보면 날씬함을 넘어서 깡마름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느낌도 든다!) 가창력에 있어서는...

다시 말해 소리에 관한 부분에서 살펴본다면 고음역대의 소리는 과거 선배들보다 상대적으로 처리하기가 버거울 것이며 몸매의 날씬함을 추구하는 사회풍토를 따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색의 깊이와 표현력이 떨어지면서 눈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즐거우나 귀로 듣기에는 몹시 괴로운 가수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필연인 것입니다...

 

따라서 키가 작으면서 몸이 뚱뚱하고 얼굴은 평범한데 노래는 아주 잘하는 가수들(특히나 고음처리에서!)을 보며 그전에는 그나마 노래라도 잘하니까 천만다행이라고 여기거나 말을 하셨던 분들은 오늘의 포스팅을 기억하시고 소리와 키와 체격과의 관계를 잘 파악하셔서 눈의 즐거움을 택하시든지 아니면 귀의 안락함을 택하시든지 양단간에 어느 한쪽으로 확실하게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 이유는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고음역대를 포함한 폭넓은 옥타브의 노래까지 특출나게 잘하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겸비하기에는 우리 인간의 신체적 제약이 너무나 크다는 사실이며 소수의 사람만이 이 글에서 지적하는 사항의 예외적인 범주에 들기 때문인 것입니다...^^*

 

 

 

 

★보너스 지식★

1. 노래 가사중에 고음 부분의 목소리 편집이 의심되는 경우

요즘 잘 나간다는 가수들의 CD나 음반을 들었다가 라이브 무대에서의 노래를 듣다보면 가끔 크게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고음역대의 가사부분에서 예외없이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음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글쓴이는 쓴웃음을 짓곤 하는데 여기에도 소리에 관한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라이브 공연때마다 불안한 음색을 보이는 가수라면 분명 노래를 편곡하고 녹음하는 과정에서 뭔가 인위적인 조작을 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위에서 밝혔던 소리의 물리학적 정의...

다시 말하지만 일정한 주기를 갖는 진동이나 주파수라는 정의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일정한 주기란 결국 시간의 문제입니다.

만약 일정한 주기를 갖는 진동이나 주파수를 좀더 압축한다면...다시 말해 시간을 단축한다면 저음의 소리를 고음으로 전환할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리는 일정한 주기를 갖는 주파수이므로 저음의 진동을 고음으로 전환하려면 압축을 시키면 된다...화면은 주파수의 고저와 시간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이런 원리로 고래의 음성을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역대로 변환하는 것이며 사람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일정시간을 들여서 저음의 목소리를 녹음한 뒤 녹음 테이프를 조금 빨리 틀어보면 저음의 목소리가 금방 고음으로 바뀝니다. 

이것도 소리가 일정한 주기의 진동을 갖는 주파수이기 때문이며 이런 물리적 법칙을 이용해서 가수들이(정확히는 소속사!) 자신이 평소 부르지 못하는 고음역대의 가사 부분을 기계적으로 커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인간의 성대는 그런 압축과 고속진행 기능이 없기에 자신의 형편없는 노래실력의 본바탕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랍니다...^^*

 

2. 헬륨가스를 마시면 왜 목소리가 고음으로 변할까 

 

 헬륨 가스통의 모습ⓒ구글 이미지


 

흔히 헬륨 ‘도날드 덕’효과라 불리는 이 현상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목소리의 발생과정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습니다.
목소리는 폐에서 나오는 공기가 목 아랫부분에 있는 성대 중앙을 통과한 다음 발성 통로를 지나 밖으로 나오면서 만들어집니다.
성대의 긴장으로 인해서(성대의 길이를 염두에 두시길 바란다!) 공기압력이 변화되고 성대와 그 사이의 공기가 진동해서 소리가 다양하게 만들어집니다.
이때 소리의 진동수가 목소리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사람마다 각기 다른 목소리를 갖게 됩니다.

평균 성인의 목소리는 남자의 경우 1백30Hz, 여자의 경우 2백5Hz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대의 길이를 제외하고 목소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은 입안에 있는 공기의 종류입니다.

사람이 말을 하게 되면 폐에서 나온 공기가 발성통로를 지나면서 발생되는 소리는 입안에서 공명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입안에서 울리는 소리의 속도는 입안에 있는 공기의 밀도에 따라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소리가 다른 진동수를 갖게 돼 목소리가 변하는 것입니다.

보통 공기의 경우 약 29g/㎤의 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때 이 공기를 통과하는 소리의 속도는 0℃에서 약 3백31m/초입니다.
동일한 온도에서 헬륨의 밀도는 4g/㎤으로 밀도가 공기보다 낮기 때문에 헬륨을 통과하는 소리의 속도는 음속의 3배 정도인 8백91m/초가 됩니다.

(공기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헬륨 가스를 채운 풍선이나 기구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입니다...)

 

헬륨가스를 흡입했을 때 고음이 나는 이유도 결국 위에서 말한 주파수의 압축과 동일한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헬륨 가스를 채운 열기구의 모습ⓒ구글 이미지



그러므로 입안에 헬륨이 있는 상태에서 말을 하게 되는 경우 이 소리의 주파수는 보통 공기의 경우보다 2.7배정도 높아져서 이 때의 목소리는 평상시보다 2.7 옥타브 높게 되고 마치 도날드덕의 목소리처럼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목소리는 헬륨외에 다른 가스에도 변합니다.

예를 들면 수소가스를 사용하면 헬륨처럼 높은 소리가 나옵니다.  수소가스도 공기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밀도가 높은 가스를 사용한다면 낮은 목소리가 나올 것이란 사실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헬륨가스가 목소리를 바꾸는 데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헬륨가스는 화학적으로 다른 물질과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 안정된 기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량을 흡입하는 정도로는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풍선이나 기구에 수소가스를 사용했습니다.  그 이유는 수소가스가 헬륨보다 만들기 쉽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소가스를 채운 풍선이나 기구는 담배나, 불,열에 닿으면 바로 폭발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현재에는 수소 가스는 사용이 금지되었고 헬륨가스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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